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36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안돼.jpg

 

 

  코로나 19-바이러스가 덮치면서 우리 밀알선교단은 물론이요, 장애학교, 특수기관까지 문을 열지 못함으로 장애아동을 둔 가정은 날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복지관과 보호센터가 문을 닫은 몇 달간 발달장애인 돌봄 공백이 생기면서 가족들은 힘겨운 시간들을 감당하고 있다. 김현숙 씨의 딸은 자폐성 중증장애를 가지고 있다. 어느새 스무살이 넘어버린 딸 은주는 이제 엄마보다 키가 커져서 혼자 통제하기가 어렵다. 남편은 지방에서 일을 하고 위에 언니는 결혼을 하면서 이제 단둘이 지내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로 집에서만 지내는 딸은 하루종일 왔다갔다를 반복한다. 밖에 나가지 못하고 먹으면 잠만 자다보니 체중이 엄청나게 늘어나 버렸다. 지난 2월부터 어느새 7개월째다.

 

  20대 은주는 청년이라 에너지가 넘친다. 날마다 나가던 복지관의 문이 닫힌 후로 온종일 집에만 있다보니 너무도 답답 해 한다. 그나마 복지관에 가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여러 가지 취미 활동을 하면서 소일하던 삶이 멈춰버리자 은주는 퇴행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욕구 충족이 안되면 갑자기 화를 내기도 하고 짜증을 내는 퇴행을 반복하는 것이다. 급기야 밖으로 뛰쳐나가는 일이 시작되었다. “은주야! 안돼. 안돼. 들어와.” 갑자기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간 것이다. 엄마는 맨발로 달려나가 딸을 말려본다. “엄마 이것 봐, 엄마 맨발이야. 그렇지? 엄마 신발 신어야 하겠지?” 되돌아오는가 싶더니 갑자기 발길을 돌려 이제는 남의 집 문을 열려고 한다. “아니야, 아니야 남의 집 그러면 안 돼. 안돼. 안돼. 안돼.”

 

  집까지 되돌아왔다가 다시 뿌리치길 서너 차례. 간신히 신발을 챙겨신은 어머니가 딸과 산책길에 나선다. 딸이 향한 곳은 동네 마트였다. 여기저기 둘러보는가 싶더니 느닷없이 빵을 집어 먹는다. 놀란 엄마가 소리친다. “은주야! 너 이거 아까 먹었는데 만지면 안 돼. 알았어. 알았어. 우리 계산하고 먹자. 돈 내고.” 불쑥 다른 건물로 들어가 이곳저곳 문을 열고 들어가려 해 말리기 바쁘다. 어머니는 말한다. “예전에는 이러저러해서 이따가 나가자 그러면 말을 들었어요. 코로나 이후엔 이게 안 되는 거예요. 통제가 안 되는 거죠무엇을 원하는지 소통이 잘 안 되는 데다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나오는 돌발 행동 때문에 어머니는 파김치가 된다.

 

  최근에는 위험한 행동까지 자주 나타나고 있다. “안돼. 안돼. 여기 안돼. 안돼. 은주야! 여기 찻길이잖아. 차 온다. 안돼.” 코로나 사태 이후 발달장애인 부모 10명 중 9명은 자녀 돌봄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만성 피로와 심해진 감정 기복, 수면 장애가 많았다. “아이는 살이 찌고 저는 계속 빠지고 있더라고요. 스트레스받으니까 역류성 식도염도 온 상태입니다.”(이희옥 어머니). “아플 수도 없어요. 아파서 누워 있을 수도 없어요. 저는 토요일, 일요일이 없어요.”(이은정 어머니) 지난달 광주에서는 어머니가 20대 발달장애인 아들과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지난 3월 제주에서도 10대 장애 아들과 어머니가 세상을 등졌다. 한국에는 전국에 발달장애인 24만 명이 있다. 그중에 이렇게 통제가 안되는 중증 장애인은 8만 명이나 된다.

 

  마침 북가주 밀알선교단(샌프란시스코) 단장과 통화를 했다. 산불로 뒤숭숭한 분위기에 긴급전화가 왔단다. “자폐아들이 하이퍼 되어 자신들이 통제가 힘들다.”는 연락이었다. 가보니 난리가 아니었다. 덩치가 산 만한 아이가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었다. 목사님도 한 덩치하지만 제압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경찰관 3명이 출동하고야 진정을 찾을 수 있었다. 길게 이어지는 코로나 상황 속에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들은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발달장애아동이 자해를 했다는 연락이 온다. 기도할 뿐이다. 속수무책이다. 장애아동 가정에서 가장 많이 흘러나오는 외침은 안돼이다. 어서 이 사태가 속히 지나가 해맑은 장애아동들의 미소를 만나고 싶다.

 

 


  1. No Image

    “자식”이란 이름 앞에서

    누구나 태어나면 자녀로 산다. 부모가 능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 그늘 아래에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나이가 들어서야 깨닫게 된다. 철없이 투정을 부리고 때로는 부모의 마음을 속타게 하며 자라난다. 장성하여 부모가 되고 나면 그분들의 노고와 ...
    Views6816
    Read More
  2. No Image

    “오빠”라는 이름의 남편

    처음 L.A.에 이민을 와서 유학생 가족과 가까이 지낸 적이 있다. 신랑은 남가주대학(U.S.C.)공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고, 세 살 된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이 엄마는 연신 남편을 향해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지금과 달라서 그때...
    Views43807
    Read More
  3. “안돼” 코로나가 만든 돌봄 감옥

    코로나 19-바이러스가 덮치면서 우리 밀알선교단은 물론이요, 장애학교, 특수기관까지 문을 열지 못함으로 장애아동을 둔 가정은 날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복지관과 보호센터가 문을 닫은 몇 달간 발달장애인 돌봄 공백이 생기면서 ...
    Views23670
    Read More
  4. “아침밥” 논쟁

    ‘오늘’이라는 시간은 ‘어제’라고 하는 시간의 연장선상에서 존재한다. 내일 역시 ‘오늘’이라는 시간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 사람의 오늘은 그 사람의 어제가 만들고 있다. 배우자의 어린 시절을...
    Views16093
    Read More
  5. “성일아, 엄마 한번 해봐. 엄마 해봐…”

    나이가 들어가는 장애인들의 소망은 결혼이다. 문제는 장애인과 장애인이 부부가 되었을 때 그 사이에서 태어나는 2세를 생각해야 한다. 선천 장애인들끼리의 결혼은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 장애에 대물림으로 아파하는 사람이 ...
    Views53760
    Read More
  6. “밀알의 밤”을 열며

    가을이다. 아직 한낮에는 햇볕이 따갑지만 습도가 낮아 가을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가을은 상념의 계절이다. 여름 열기에 세월 가는 것을 잊고 살다가 스산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비로소 삶의 벤치에 걸터앉아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이제 곧 ...
    Views10097
    Read More
  7. “1박 2일” 마지막 여행 3/7/2012

    세상의 모든 것은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다. 그것을 알고는 있지만 막상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을 때에 밀려오는 서운함은 감당하기 어려운 과정이다. 나는 초등학교를 5군데나 다녔다. 순경아버지를 둔 덕분(?)에 일어났던 일이다. 가장 오래 다녔던 ...
    Views78876
    Read More
  8. No Image

    ‘호꾸’와 ‘모난 돌’

    갑자기 중 · 고 시절 입던 교복이 생각났다. 까만색 교복에 모자까지 눌러쓰고 다녀야 하는 세월이 무려 6년이었다. 하복은 그렇다치고 동복에는 ‘호꾸’라는 것이 있었다. 하얀색 얇은 플라스틱으로 된 칼라를 목 안쪽에 장착하고 채워야...
    Views5776
    Read More
  9. ‘장애우’가 아니라 장애인!

    사람에 대한 호칭이 중요하다. 성도들이 목사님이라고 부르면서 강단에 올라 대표 기도를 할 때에는 그 명칭이 다양해진다. “목사님, 주의 사자, 종”은 이해가 간다. 어떤 분은 “오늘 주의 종님이 말씀을 증거하실때에…”라고 ...
    Views28649
    Read More
  10. ‘시애틀’의 비 내리는 밤 11/20/15

    8년 만에 시애틀을 찾았다. 시애틀의 가을향취를 기대했건만 오는 날부터 내내 비가 뿌리고 있다. 비가와도 보통 비가 아니다. 며칠 동안 내내 소낙비가 쏟아지고 있다. 시애틀의 하늘에는 댐이 존재하고 있는듯하다. 처음 비행장을 빠져 나올 때만해도 운치...
    Views81692
    Read More
  11. YOLO의 불편한 진실

    바야흐로 웰빙을 넘어 ‘YOLO 시대’이다. ‘YOLO’란 ‘You only live once’의 약자이다. 한마디로 “인생은 한번 뿐이다.”라는 뜻인데 굳이 죽어라고 애쓰며 살지 말고 “오늘을 즐기라”는 것이다. ...
    Views65992
    Read More
  12. Voice of Myonggi 명지대학교 초청음악회에 초대합니다! 1/21/2013

    필라 밀알선교단이 어언 설립 26주년을 맞이합니다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한국에서 Voice of Myongji(명지대학교)를 초청하여 음악회를 엽니다.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는 크리스천 대학생들로 구성되어 청아하고 밝은 하모니로 우리의 지친 영혼을 ...
    Views84971
    Read More
  13. The Day After

    인생을 살다보면 행복에 겨워 소리치며 흥분에 들뜰 때가 있다. 그런 날들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면 좋으련만 인생은 하향곡선을 그리며 정신이 혼미해지고 삶의 무게를 지탱하기에는 너무도 버거울 때를 만나게 된다. 1983년 KBS TV에서 “이산가족을 찾...
    Views70482
    Read More
  14. STOP! 5/16/2012

    미국에 와서 정말 낯설게 느껴진 것은 팔각형 표지판에 새겨진 <STOP>싸인이었다. 가는 곳마다 <STOP>이 나타나면 차를 정지시켜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너무도 낯설었다. 그러면서 그 옛날 주일학교 전도사 시절에 아이들과 불렀던 어린이 복음성가 “STO...
    Views73203
    Read More
  15. Small Wedding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부부의 연을 맺고 가정을 이루게 된다. 우리 세대는 결혼적령기가 일렀다. 여성의 나이가 20대 중반을 넘어서면 노처녀, 남성은 30에 이르르면 노총각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세태가 변했다. 이제는 30이 넘어도 ...
    Views24392
    Read More
  16. Not In My Back Yard

    오래전, 버지니아에 있는 한인교회에서 전도 집회를 인도한 적이 있다. 교회 역사만큼 구성원들은 고학력에 고상한 인품을 가진 분들이었다. 둘째 날이었던가? 설교 중에 ‘어린 시절 장애 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음’을...
    Views60032
    Read More
  17. Merry Christmas!!! 12/24/2010

    아내와 함께 주일예배를 드리고 차에 올랐다. 섭씨 영하 5°로 체감온도는 상상을 초월할 매서운 추위가 등줄기를 식혀버렸다. 차가 움직이면서 혼자 말처럼 중얼 거렸다. “나만 그런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성탄절이 가까워져도, 캐롤송을 불러도 성...
    Views74888
    Read More
  18. Merry Christmas!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이다. 이제 7일만 지나면 2021년은 역사의 뒤켠으로 사라져 갈 것이다. 팬데믹의 동굴을 아직도 헤매이고 있지만 한해를 보내는 마음은 아쉽기만 하다. 미우나고우나 익숙했던 2021년을 떠나보내며 웃을 수 있음은 성탄절이 있기 때문...
    Views13950
    Read More
  19. Meister

    독일에는 ‘Meister’라는 제도가 있다. 원뜻은 ‘선생’이란 뜻을 갖는 라틴어 마기스터(magister)이다. 영어로는 마스터(master), 이탈리어로는 마에스트로(maestro)이다. 우리말로는 “장인, 거장, 명장”등으로 불리우기도...
    Views13585
    Read More
  20. It is not your fault!

    인생이란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평생 그렇게 바쁘게 돌아치며 살고 있을까? 분명히 뭔가 잡으려고 그렇게 달려가는데 나중에는 ‘허무’라는 종착역에 다다르게 되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것을 원 없이 누렸던 솔로몬은 유언처럼 남긴 전도서에서 ...
    Views2111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Next
/ 36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