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99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컵라면.jpg

 

 

  팬데믹으로 인해 결혼식을 당초 예정일보다 5개월 늦게 치르게 된 예비 신부와 신랑. 결혼식 한 달을 앞두고 두 사람은 신혼집에 거주하면서 가구와 짐을 정리하며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주말에 신혼집을 찾은 예비 신부가 집 정리를 끝낸 시간은 자정 무렵이었다. 저녁 식사를 건너뛴 탓에 시장하여 냉장고를 뒤져봤으나 안엔 생수뿐이었다. 예비 신랑은 이미 잠이 든 상태라 혼자 음식을 시켜 먹기도 곤란하던 그녀는 신발장 구석에 컵라면이 있던 게 생각났다. 컵라면을 먹고 새벽까지 정리를 마저 하고 잠들었다. 그런데 아침 일찍부터 자신을 흔들어 깨우는 소리에 눈을 뜬다.

 

  예비 신랑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다짜고짜 컵라면 왜 먹었어?”라고 따졌다. 잠이 덜 깨 어리둥절해 하는 그녀를 향해 그거 오늘 먹으려고 일부러 신발장에 둔 거고 아침에 컵라면 먹을 생각에 지금 김밥도 사 오고 물까지 끓였는데 막 물 부으려고 보니까 없잖아!”라며 성을 냈다. 그녀는 순간 어안이 벙벙해 졌다. ‘결혼할 여자가 컵라면 하나 먹은 것 때문에 짐 정리하다 곯아떨어진 사람을 그렇게 신경질적으로 깨울 일인가?’ 예비 신부도 받아쳤다. “배고파서 먹었어! 어차피 1층에 편의점도 있고 다시 갔다 오면 될 거 아니야? 컵라면 하나 먹은 것이 이렇게 화를 낼 일이야? 뭐 하는 짓이야 이게?” 남자의 태도는 더 황당하다. “시끄러우니까 당장 빨리 컵라면 사 와!”

 

  순간적으로 그 남자는 기존에 알던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이성을 잃은 눈빛은 연애하면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눈빛이었다. 평소 먹을 게 있으면 자신을 먼저 챙겨주던 그였기에 신경질 내는 모습 또한 생소했다. 참다못한 예비 신부는 그대로 가방을 들고 집을 뛰쳐나갔다. 그리고 이후 두 사람은 한동안 서로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이틀 뒤 예비 신랑에게 걸려온 전화. ‘이제서야 사과를 하려고 전화를 했나 보다생각했다. 하지만 왜 사과 안 해? 컵라면도 마음대로 먹고 그 사고를 치고서 수습도 안 해주고 그냥 가다니 너는 뺑소니범이나 다름없어.” “사고? 그까짓 게 사고야? 결혼할 사람한테 컵라면이 아깝냐? 그런 일로 자는 사람 깨운걸로 난 사과를 받아야겠어라고 말했다. 서로는 더 격앙되어 갔고 우리 결혼 다시 생각 해보자로 번져갔다. 여자가 파혼을 결정하고 청첩장부터 웨딩드레스와 메이크업, 예식장 등 하나하나 취소해가자 남자는 다급해졌다. 그때서야 당황한 남자가 사과를 했지만 두사람은 결혼 한달을 앞두고 파국을 맞이하고 말았다.

 

  설마 컵라면 하나로 파혼을 할까? 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의외로 부부문제는 사소한 일이 발단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사소한 일로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마는 것이다. 사람들은 결혼을 한 후 사람이 변했다고 한다. 아니다,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성품을 가진 사람이었다. 하지만 사랑을 하게 될 때는 콩깎지가 씌워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람의 진정한 성품과 인격을 알려면 그 사람의 평소 언행을 보면 알 수 있다. 사람은 결국 자기가 생각한 대로 말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애할 때는 서로 좋은 모습, 장점만 보여주기 때문에 그 사람의 단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그리고 일단 결혼을 결심하게 되면 모든 것을 다 덮고가려는 심리가 작용하기에 더더욱 그렇다.

 

  그 사람이 변한 것이 아니다. 결혼 전에 만난 그 사람은 실체가 아니다. 결혼을 하고 함께 살아야 비로소 그 사람을 알게 된다. 연애할 때는, 결혼을 하기 전에는 상대에게 신사적이고 호의적이다. 하지만 일단 부부가 되면 긴장감을 놓게 되고 속에 있는 것이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앞에서 말한 남자는 이미 결혼을 한 것이나 매한가지로 생각하고 컵라면 하나에 정체를 드러내고 만 것이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기 마련이다. 결혼 전에 그가 어떤 사람들과 교제하는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영역은 어떤것인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약자를 감싸주며 상대를 배려하는 그런 배우자를 만나야 한다.

 


  1. 1회용

    바야흐로 1회용품이 상용화된 시대이다. 컵부터 시작하여 세면용품, 밴드, 도시락, 가운, 렌즈, 면도기, 카메라, 기저귀, 주사기, 다양한 모양의 그릇까지 요즘에는 일회용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 없다. 실로 1회용품 홍수시대이다. 1회용품 중에는 한번 쓰고 ...
    Views6381
    Read More
  2. 라떼는 말이야~

    나는 라떼를 좋아한다. 블랙은 매번 도전을 해 보지만 취향이 아니고 아직은 촌스러워서 달달한 커피가 좋다.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갈아서 만드는 라떼는 부드럽고 단맛이 혀 끝에 닿으며 기분을 up 시켜 주어 좋다. 지인들은 첨가물 없이 커피를 즐기며 한마...
    Views6732
    Read More
  3. 미묘한 결혼생활

    가정은 소중하다. 천지창조 시 하나님은 교회보다 가정을 먼저 만드셨다. 그 속에는 가정이 첫 교회라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하나님은 가정을 통해 참교회의 모습을 계시하셨고 파라다이스를 경험하게 하셨다. 하나님이 아담을 지으신 후 “독처하는 것...
    Views6540
    Read More
  4. 그것만이 내 세상

    우리 밀알선교단에는 다수의 장애인들과 장애아동들이 있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아울러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는 것도 삶이 평탄하지 않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18년 전, 밀알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하였을때에 전신마비 장애인이 ...
    Views6639
    Read More
  5. 그 애와 나랑은

    갑자기 그 애가 생각났다. 아무것도 모른 채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진학의 꿈을 향해 달리던 그때, 그 애가 나타났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서 전근을 자주 다니던 아버지(경찰)는 4살 위 누이와 자취를 하게 했다. 그 시대는 중학교도 시험을 쳐서 들어가던...
    Views6631
    Read More
  6. 창문과 거울

    집의 경관을 창문이 좌우한다. 창문의 모양과 방향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장면은 시야로 흡수되고 느낌을 풍성히 움직인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통유리가 있는 집에 살고 싶었다. 창을 통해 시원하게 펼쳐진 정원을 바라보는 것이 ...
    Views7186
    Read More
  7. 나무야, 나무야

    초등학교 1학년. 당시 아버지는 경기도 양평 지제(지평)지서에 근무중이셨다. 이제 겨우 입학을 하고 학교생활에 흥미를 가지게 될 5월초였다. 방과 후 집에 돌아와 친구랑 자치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나타나셨다. 그 시간이면 한창 근무할 때인...
    Views6761
    Read More
  8. 컵라면 하나 때문에 파혼

    팬데믹으로 인해 결혼식을 당초 예정일보다 5개월 늦게 치르게 된 예비 신부와 신랑. 결혼식 한 달을 앞두고 두 사람은 신혼집에 거주하면서 가구와 짐을 정리하며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주말에 신혼집을 찾은 예비 신부가 집 정리를 끝낸 시간은 자...
    Views6994
    Read More
  9. 우리 애가 장애래, 정말 낳을 거야?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는 것은 모든 부부의 바램이다. 임신소식을 접하며 당사자 부부는 물론이요,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다 축하하며 즐거워한다. 그런데 태아에게 장애가 발견되었을때에 부부는 당황하게 된다. ‘낳아야 하나? 아니면 다른 선택을 ...
    Views7098
    Read More
  10. 반 고흐의 자화상

    누구나 숨가쁘게 삶을 달려가다가 어느 한순간 묻는 질문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그토록 애를 쓰며 살아왔을까?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화가들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면 자화상을 그린다. 뒤...
    Views7026
    Read More
  11. 버거운 이민의 삶

    교과서에서 처음 배운 미국, 스펙터클 한 허리우드 영화, ‘나성에 가면’이라는 노래로 그리던 L.A. ‘평생 한번 가볼 수나 있을까?’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 뒹굴던 친구가 졸업하자마자 미국으로 떠나버린 날, 강주와 나는 자취방에서 ...
    Views7516
    Read More
  12. 기찻길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자란 동네에서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접하는 것이 있다. 바닷가 근처에 살았다면 푸른 바다와 그 위를 유유히 가르며 다니는 크고 작은 배들. 비행장 근처에 살았다면 헬리콥터로부터 갖가지 모양과 크기에 비행기를 보며 살게 된다. 나...
    Views12531
    Read More
  13. “안돼” 코로나가 만든 돌봄 감옥

    코로나 19-바이러스가 덮치면서 우리 밀알선교단은 물론이요, 장애학교, 특수기관까지 문을 열지 못함으로 장애아동을 둔 가정은 날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복지관과 보호센터가 문을 닫은 몇 달간 발달장애인 돌봄 공백이 생기면서 ...
    Views8052
    Read More
  14. 인생은 집 짓는 것

    어쩌다 한국에 가면 좋기는 한데 불안하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정든 일가친척들이 살고 있는 곳, 그리운 친구와 지인들이 즐비한 곳, 내가 태어나고 자라나며 곳곳에 추억이 서려있는 고국이지만 일정을 감당하고 있을 뿐 편안하지는 않다. 왜일까? 내 ...
    Views8421
    Read More
  15. 그러려니하고 사시게

    대구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절친 목사에게 짧은 톡이 들어왔다. “그려려니하고 사시게”라는 글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형교회를 목회하고 있다. 부친 목사님의 연세가 금년 98세이다. “혹 무슨 화들짝 놀랄만한 일이 생기더라도...
    Views8383
    Read More
  16. 부부는 『사는 나라』가 다르다

    사람들은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 신고만 하면 부부인 줄 안다. 그것은 부부가 되기 위한 법적인 절차일 뿐이다. 오히려 결혼식 이후가 더 중요하다. 결혼식은 엄청나게 화려했는데 몇 년 살지 못해 이혼하는 부부들이 얼마나 많은가? 왜 그럴까? 남편과 아내는...
    Views8396
    Read More
  17. 다시 태어나도 어머니는 안 되고 싶다

    장애를 가지고 생(生)을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일이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살아도 힘든데 장애를 안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버거운지를 당사자가 아니면 짐작하지 못한다. 나는 장애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말한다. “목사님은 장애도 아니지요? ...
    Views8272
    Read More
  18. 지금 뭘 먹고 싶으세요?

    갑자기 어떤 음식이 땡길 때가 있다. 치킨, 자장면, 장터국수, 얼큰한 육개장, 국밥등. 어린 시절 방학만 하면 포천 고향 큰댁으로 향했다. 나이 차이가 나는 사촌큰형은 군 복무 중 의무병 생활을 했다. 그래서인지 동네에서 응급환자가 생기면 큰댁으로 달...
    Views8399
    Read More
  19. 인내는 기회를 만나게 된다

    건강도 기회가 있다. 젊을 때야 돌을 씹어 먹어도 소화가 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며 조금만 과식을 해도 속이 부대낀다. 그렇게 맛있던 음식이 땡기질 않는다. 지난 주간 보고 싶었던 지인과 한식당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5개월 만에 외식이었다. 얼굴이 ...
    Views8554
    Read More
  20. 오솔길

    사람은 누구나 길을 간다. 넓은 길, 좁은 길. 곧게 뻗은 길, 구부러진 길.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길이 생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애씀이 있었는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길의 종류는 많기도 많다. 기차가 다니는 ...
    Views892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