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0.11.20 14:14

라떼는 말이야~

조회 수 170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라떼.jpg

 

 

 나는 라떼를 좋아한다. 블랙은 매번 도전을 해 보지만 취향이 아니고 아직은 촌스러워서 달달한 커피가 좋다.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갈아서 만드는 라떼는 부드럽고 단맛이 혀 끝에 닿으며 기분을 up 시켜 주어 좋다. 지인들은 첨가물 없이 커피를 즐기며 한마디 한다. “커피는 블랙이지, 아직도 라떼를 드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져나가더니 언젠가부터 유행하는 말이 있다. “라떼는 말이야~”(Latte is horse) 이 말을 알아듣는 당신은 신세대이다. “그게 무슨 말이야, 라떼는 커피 아니야?”하는 분은 구세대이다. 일종의 언어유희로 들리는 말을 살짝 틀어서 기성세대들이 많이 쓰는 나때는 말이야~”를 희화화한 말이다.

 

 기왕 말을 꺼낸 김에 본격적으로 라떼는 말이야~”를 펼쳐보고자 한다. 나는 베이비부머 세대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교실은 그야말로 콩나물시루였다. ·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입학시험을 치러야 했다. 합격자 발표는 학교 벽보에 한문으로 표시된 명단을 좌로 붙여나갔다. 오돌오돌 떨다가 내 수험번호를 발견하고 껑충껑충 뛰며 엄마를 끌어안았다. 그때는 보통 한 학급에 60명은 기본이었다. 선생님들은 다 엄했다. 수틀리면 출석부로 때리고 주저 없이 폭력을 가했고 단체기합을 주었다. 누구 하나 그 위엄에 대항할 아이는 없었다. 고등학교 때 소풍은 주로 능()으로 갔다. 서오능, 헌인능, 동구능 등. 모이면 잠시 인원 점검하고 점심을 먹은 후 반별로 장기자랑을 하는 정도였다. 공식소풍이 파하면 옆에 소풍 온 학교 아이들과 어울리며 춤을 추었다. 트위스트부터 고고까지 몸을 흔들며 열정을 발산했다. 나팔바지를 만들어 입고 코스모스 백화점 꼭대기에 있는 로울러 스케이트장에 드나드는 것도 크나큰 낙이었다.

 

 만남은 주로 분식센터에서 이루어졌다. 그때는 뮤직박스가 있어 DJ가 음악을 틀어주며 분위기를 돋우웠다. 군부시대여서인지 영화관에 가면 반드시 애국가가 연주되었고 관객들은 다 일어나 경의를 표해야 했다. 본영화가 시작되기 전 <대한뉴스>가 상영되었다. 더 가관은 오후 5시 국기하양식이 열리는데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 가던 길을 멈추고 엄숙한 마음으로 태극기를 향하여 멈춰 있어야 했다. 고교를 졸업하며 자유가 주어지는 듯 하였다. 하지만 장발단속을 피해 도망다녀야 했고 미풍양속을 해친다고 들고 가던 기타까지 빼앗아갔다. 통금시간이 있어 일찌감치 귀가하지 않으면 파출소 신세를 져야 했고 공권력의 위엄은 골리앗급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할것은 다했으니 역시 청춘은 청춘이다.

 

 22살에 소명을 받고 신학대학에 들어갔다. 내 생애 즐거움은 그날로 끝이 났다. 마치 고래새끼가 어항에 갇힌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때부터 나의 거룩한 멍에는 체질화되어갔다. 그때는 전도사 면접을 하고 나서도 감히 사례비에 대해 물어보질 못했다. 부임하여 한달이 지나 누런봉투를 받아보고서야 액수를 알 수 있었다. 근무시간이 따로 없었다. 담임 목사님이 호출하면 어느때든지 달려 나가야 했다. 36살에 담임목회가 시작되었다. 전도사 채용 공지를 내려고 학교 교무과에 문의를 했더니 사례비와 근무시간을 묻는다. 깜짝 놀랐다. 필라도 마찬가지이다. 자세한 사항을 알려줘야 지원을 해온다.

 

 한국의 시류(時流)88올림픽이 분수령인 것 같다. 돌아보면 80년대 중반까지 풋풋하고 정겹던 정취는 사라지고 산업화, 고성장 시대로 치달은 것을 본다. 80년 컬러TV 방송 시작, 82년 통금해제와 프로야구가 개막하며 문화콘텐츠를 바꿔놓았다. 트로트와 포크송, 발라드는 댄스뮤직과 그룹에 밀려나며 문화혁명이 일어난다. 강남이 개발되고 아파트가 치솟고 일산, 분당이 개발되며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상은 달라졌다. 교회도 강남으로 몰려들었고 대형교회는 그렇게 태생하며 위용을 떨쳐갔다. 세태는 급물살을 타며 변해갔다.

 

 나이가 들어가며 나타나는 현상은 무엇이든 자꾸 설명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다 알아듣는데 말이 장황해 진다. 그것을 아는 나는 라떼가 아니다. 억지일까?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을 열어라명언중에 명언이다.

 

 


  1. 저만치 다가오는 그해 겨울

    눈이 온다. 근래 큰 눈이 오지 않아 푸근한 겨울을 꿈꾸었건만 2월에 접어들며 벼르기라도 한 듯 폭설이 일주일 간격으로 퍼붓고 있다. 나는 처음 로스앤젤레스로 이민을 왔다. 낯선 미국 땅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 희미하게 잊혀졌던 사람을 먼 미국 땅에...
    Views40
    Read More
  2. 금수저의 수난

    지난 2월 5일.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당사자로 나서게 되었다. 김희국 의원이 물었다. “지금 버스 · 택시 요금이 얼마입니까?” 장관이 즉각 답변을 못하면서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나중에는 “카...
    Views241
    Read More
  3. 아내 말만 들으면

    우리 세대는 가부장적 분위기에서 자라났다. 아버지의 존재는 실로 무소불위였다. 가정 경제의 키를 거머쥐고 모든 결정을 아버지가 내렸다. 엄마는 뒤에서 뭔가 궁시렁거릴 뿐 그 권세 앞에 아무 힘도 쓰질 못했다. 그 기세가 아들인 우리들에게도 이어질 줄...
    Views353
    Read More
  4. 다리없는 모델 지망생 “구이위나”

    사람이 위대한 것은 어떤 장벽도 넘어설 수 있음을 꿈꾸며 도전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가 있다. 불가능한 일은 아예 엄두도 내지 말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탓하며 주저앉는...
    Views633
    Read More
  5. 삶은 소중한 선물

    신년벽두 아가 ‘정인’의 죽음이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천진난만한 미소로 재롱을 부리는 아가의 모습, 겨우 18개월밖에 살지 못하고 떠나간 생명을 보며 세상이 얼마나 악해졌는가를 실감했고 그렇게 태어나 떠나가는 아이들이 더 있...
    Views928
    Read More
  6. 나만 몰랐다

    “김치만 먹는 개”라는 영상을 보았다. 개는 늑대의 후손이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먹고 남은 찌꺼기를, 이제는 사료를 먹지만 개는 사실 육식동물이다. 그런데 이 개는 김치만 먹는다. 그것도 아주 매운 김치만.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그 이유가...
    Views1015
    Read More
  7. 군불

    새벽녘에 잠이 깨었다. 무서운 꿈을 꾼 것도 아닌데 갑자기 단잠이 달아나 버렸다. 추적거리며 내리는 겨울비가 금방 잠이 깬 내 의식을 또렷하게 만들었다. 불현듯 고향 사랑방 아궁이가 화면처럼 다가왔다. 어린 시절, 나는 방학만 하면 고향으로 향했다. ...
    Views1123
    Read More
  8. 시간을 “먹는다”와 “늙는다”

    새해가 밝은지 8일 째다. 비상시국이기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예배를 드림으로 새해맞이를 하였다. 이럴때는 내가 목사라는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 성찬식도 거행했다. “지난 한해동안 성찬을 전혀 대하지 못했다.”는 딸의 말이 마음에 걸렸...
    Views1171
    Read More
  9. 2021년 첫칼럼 / 마라에서 엘림으로!

    새해가 밝았다. 듣도 보도 못한 역병이 창궐하며 지난해는 암흑으로 물들여졌었다. 사람들은 물론이요, 어느 장소, 물건을 가까이 할 수 없는 희한한 세월을 보냈다. 문제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언제 끝나게 될지 모를 절박한 상황이 새해라는 희망...
    Views1243
    Read More
  10. 세월은 쉬어가지 않는다

    나는 어린 시절 남한강 줄기에서 자랐다. 강은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과 느낌을 달리한다. 언덕 위에서 볼 때는 마냥 푸르고 잔잔해 보이지만 모래사장에 내려서면 잔잔히 출렁이는 물결이 건너편을 저만치 밀어낸다. 물가에서 보면 만만해 보이지만 일단 몸...
    Views1305
    Read More
  11. 테스형

    지난 추석 KBS는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라는 야심 찬 기획을 세운다. 무려 11년 동안 소식이 없던 그가 다시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이슈였다. 이혼과 조폭 연루설로 인해 힘들어하던 시기 대중 앞에서 “바지를 내리겠다”고 외치며 ...
    Views1374
    Read More
  12. It is not your fault!

    인생이란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평생 그렇게 바쁘게 돌아치며 살고 있을까? 분명히 뭔가 잡으려고 그렇게 달려가는데 나중에는 ‘허무’라는 종착역에 다다르게 되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것을 원 없이 누렸던 솔로몬은 유언처럼 남긴 전도서에서 ...
    Views1352
    Read More
  13. 지연이의 효심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당사자도 고통스럽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사는 가족들의 아픔은 말로 표현이 안된다. 우연히 마트에서 손에 약봉지를 든 지인과 마주쳤다. “누가 아파요?” “제 아내가 루게릭병으로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
    Views1577
    Read More
  14. 1회용

    바야흐로 1회용품이 상용화된 시대이다. 컵부터 시작하여 세면용품, 밴드, 도시락, 가운, 렌즈, 면도기, 카메라, 기저귀, 주사기, 다양한 모양의 그릇까지 요즘에는 일회용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 없다. 실로 1회용품 홍수시대이다. 1회용품 중에는 한번 쓰고 ...
    Views1611
    Read More
  15. 라떼는 말이야~

    나는 라떼를 좋아한다. 블랙은 매번 도전을 해 보지만 취향이 아니고 아직은 촌스러워서 달달한 커피가 좋다.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갈아서 만드는 라떼는 부드럽고 단맛이 혀 끝에 닿으며 기분을 up 시켜 주어 좋다. 지인들은 첨가물 없이 커피를 즐기며 한마...
    Views1700
    Read More
  16. 미묘한 결혼생활

    가정은 소중하다. 천지창조 시 하나님은 교회보다 가정을 먼저 만드셨다. 그 속에는 가정이 첫 교회라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하나님은 가정을 통해 참교회의 모습을 계시하셨고 파라다이스를 경험하게 하셨다. 하나님이 아담을 지으신 후 “독처하는 것...
    Views1748
    Read More
  17. 그것만이 내 세상

    우리 밀알선교단에는 다수의 장애인들과 장애아동들이 있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아울러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는 것도 삶이 평탄하지 않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18년 전, 밀알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하였을때에 전신마비 장애인이 ...
    Views1832
    Read More
  18. 그 애와 나랑은

    갑자기 그 애가 생각났다. 아무것도 모른 채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진학의 꿈을 향해 달리던 그때, 그 애가 나타났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서 전근을 자주 다니던 아버지(경찰)는 4살 위 누이와 자취를 하게 했다. 그 시대는 중학교도 시험을 쳐서 들어가던...
    Views1819
    Read More
  19. 창문과 거울

    집의 경관을 창문이 좌우한다. 창문의 모양과 방향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장면은 시야로 흡수되고 느낌을 풍성히 움직인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통유리가 있는 집에 살고 싶었다. 창을 통해 시원하게 펼쳐진 정원을 바라보는 것이 ...
    Views1840
    Read More
  20. 나무야, 나무야

    초등학교 1학년. 당시 아버지는 경기도 양평 지제(지평)지서에 근무중이셨다. 이제 겨우 입학을 하고 학교생활에 흥미를 가지게 될 5월초였다. 방과 후 집에 돌아와 친구랑 자치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나타나셨다. 그 시간이면 한창 근무할 때인...
    Views177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8 Next
/ 28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