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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9 11:05

금수저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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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jpg

 

 

 지난 25.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당사자로 나서게 되었다. 김희국 의원이 물었다. “지금 버스 · 택시 요금이 얼마입니까?” 장관이 즉각 답변을 못하면서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나중에는 카드로 하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장내 여기저기서 웃음이 튀어나왔다. 김 의원이 카드는 요금 안 주냐?”고 다그치자 변 장관은 요금을 확인하지 않습니다. 보통 1200원 정도라고 겨우 답을 했다. 김희국 의원은 기다렸다는 듯 택시 기본요금은 3800원입니다. 교통정책을 담당할 장관이 대중교통 기본요금도 모르고 장관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핀잔을 주었다. 변 장관은 김 의원의 말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금수저, 흙수저란 말이 나돌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분명히 사람 위에 사람없고 사람밑에 사람없다고 들으며 자랐는데 말이다. 누구는 부모에게 버려져 보육시설에서 성장을 하고, 누구는 재벌 가문에 태어나 자가용으로 등 · 하교를 하고 분야별로 도우미가 배치되어 양육을 받는다. 90년대부터 소위 야타족이 등장했다. 오렌지족들이 번화한 밤거리에 고가의 외제차를 몰고 나타나 마음에 드는 여성 앞에 차를 세우며 , !”라고 외치면 즉석에서 응하며 함께 즐기는 문화를 말한다. 당시 서울에 살던 나는 그 기사를 보고 전혀 믿지 않았다. ‘설마 그렇게까지?’ 순진한 생각이었다.

 

 오렌지족들이 자주 찾는 강남 일부 번화가에서만 행해지던 야타가 뉴스로 전해지며 당시 남성들은 고급차를 빌려 야타를 하려 했고, 여성들은 야타를 안 하면 유행에 뒤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 분위기로 변질되어갔다. 또한, 야타족 보도는 사회에 무의미한 '열등감''증오'를 불러일으켜 사회 하층 청년들이 지존파, 막가파 같은 살인 조직을 결성하여 고급차를 타는 부유층을 노리고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끔찍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말았다. 내가 듣기로는 당시 소위 졸부(졸지에 부자 된 사람)들은 하루 용돈을 1천만원씩 주었다고 한다. 실로 황금만능의 절정이었다. 그 오렌지족들이 이제는 50대 중년들이 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이 다행스러운 생각이 든다.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만큼만 안다. 영주권을 쉽게 받은 사람은 어렵게 받은 사람의 사정을 알 턱이 없다. 몰라서 그렇지. 주위에는 수십년 미국에 살면서도 신분해결이 안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가난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 학력이 낮은 아픔, 집안구조가 복잡하여 대인관계를 회피하는 사람,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심장이 벌렁거리는 사람, 운전은 하지만 하이웨이를 달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 이혼의 아픔을 겪고 가정얘기가 나올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등등, 실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곳이 이민사회이다. 경험한 사람은 이해가 저절로 된다. 하지만 경험하지 않은 것은 상상에 그칠 뿐이다.

 

  소위 금수저 출신의 사람은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하기 어렵다. 평생 대중교통을 이용해 본적이 없는 분이 장관자리에 올라 서민들의 발을 헤아린다는 것은 실로 탁상행정이 될 수 밖에 없다. 나는 평생 장애를 안고 산다. 그런데 이제 내 나이가 다 건강이 시들시들해 지는 시기라는 것을 깨달으며 위로를 얻는다. 평생 건강하게 산 사람들은 장애의 아픔을 모른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음식 맛이 떨어지고 기력이 쇠하며 지팡이를 의지하고 걸어야만 하는 어려움을 겪으며 장애인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릴 수 있게 된다면 그것도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된다.

 

  성경 야고보서 1:27은 말한다.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그것이니라남을 돌아보는 마음, 내 부()를 즐기려고 하기보다 아파하는 사람에게 나누어줄 줄 아는 진정한 이웃이 아쉬운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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