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는 선남선녀들의 소중한 꿈은 결혼이다. 인생의 초반은 혼자 살아가지만 장성하면 짝을 만나 부부의 연을 맺어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법칙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정을 나누고 평생을 부부가 되어 살아가기를 결심한다는 것은 참으로 신비한 일이다. 결혼을 결심하고 설레이는 가슴으로 결혼을 준비하던 때가 생각난다. ‘마냥 행복하리라’는 환상은 결혼하는 그날부터 깨어지기 시작한다.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이라는 냉혹한(?) 전차를 타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파워게임, 눈치작전, 아양 떨기, 배우자간의 차이 간파하기등 상상할 수 없는 과정을 거쳐 부부는 완숙한 인생의 동반자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나 그 과정을 지나며 쉽게 지쳐버리고, 안전장치가 풀려버리면 너무나도 급하게 이혼합의서에 도장을 찍고 만다.
평범한 남녀가 살다가 갈라서는 것은 파장이 크지 않다. 그러나 공인들이 이혼을 하는 것은 시대의 가치관을 한순간에 흔들어 놓을 수 있기에 그 악영향은 대단하다. 누가보아도 외모가 수려한 탤런트 부부가 결혼 한지 12일 만에 갈라서는 웃지못할 사건이 벌어졌다. 여타 부부가 이혼할 때 상투적으로 등장하는 단어인 “성격차이”가 원인인 줄 알았다. 상황은 심각했다. 신랑에게 구타당한 신부의 사진이 올라왔다. 코뼈가 부러진 채 병원에 누워있는 신부의 사진은 보기에도 흉측했다. 신랑의 폭력으로 “태중의 아이까지 유산되었다”고 했다. 이에 대응하여 신랑 측에서도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자신은 폭력을 쓴 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장모되는 사람이 ‘여러 요구를 하면서 자신을 괴롭혔다’는 것이다. 부부 문제는 절대 한쪽 말만을 들어서는 안 된다. 양쪽 말을 다 들어 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 부부의 경우에는 감(感)을 잡을 수 없을 만큼 서로를 질타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이혼 하는 커플 중에서 47%가 결혼 한지 1년 안에 이혼을 한다고 한다. 위의 연예인들도 결혼 한지 10여일 만에 파경을 맞았다. 100일도 아니고, 10여일 만에 이혼 이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때 가정사역을 한 사람으로서 이 사건을 좀 더 분석 해 보고자 한다. 부부가 행복 해지는 첫째 비결은 둘 사이에 아무것도 끼어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부부가 한 몸이라는 것은 둘 사이가 순수하고 장벽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 사이에 누군가가 끼어들기 시작하면 부부 사이는 이미 금이 가기 시작한다. “끼어든다”는 것은 “부추킨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귀가 얇아서가 아니다. 사람은 자꾸 옆에서 이야기를 해대면 흔들리게 되어있다.
한국에서 우리 부부가 상담을 통해 만난 한 자매가 있다. 아름답고 낭만까지 겸비한 괜찮은 자매였다. 그러나 그녀는 결혼 1년 만에 파국을 맞았다. 신랑이 학원을 한답시고 빚을 많이 지게 되었고 그것 때문에 결혼하자마자 둘 사이에는 잦은 논쟁이 이어졌다. 그러나 정작 둘 사이보다 심각한 것은 분위기가 안 좋아질성 싶으면 시누이들, 시어머니가 쫓아와서 밤새워 자매를 닥달을 하는 것이었다. 가만히 놓아두면 경제적 시련을 극복할 수도 있었던 부부임에도 제 삼자가 끼어들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번져간 것이다. 남편은 빚을 자매에게 떠 맡겨놓은 채 해외로 도망을 가고 말았다. 지금까지도 그 빚을 갚느라 자매는 허리가 휜다. 가끔 국제전화로 아내를 붙잡고 내쉬는 한숨소리가 안타깝기만 하다.
그런 말이 있다. “여자는 말이 먼저 나가나 남자는 주먹이 먼저 나간다” 말로 여자를 이기는 남자가 지구상에 몇이나 될까? 그게 안 되니까 ‘욱’하는 심정으로 주먹을 내어민다. 절대 안 될 일이다. 어떤 경우라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신혼은 아름답다. “허니문”이라는 말처럼 그 시간은 풋풋하고 달콤한 시간이다. 그런데 그 고귀한 시간을 생의 앨범에 간직하기도 전에 이혼이라는 시퍼런 칼로 난도질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 그 분위기를 연예인들이 앞장서서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너무 비극적이다.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의 한 대사를 전해주고 싶다. “이왕에 만났으니 잘살아 보자 구요!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