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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5 11:09

다섯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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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손가락.png

 

 

  얼마 전 피아니스트 임윤찬군의 쾌거 소식을 접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나이로 우승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그 연주자다. 18살 밖에 안된 소년이 세계적인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나는 피아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영상으로 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현란한 손가락의 유희도 그렇지만 마치 정경화가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에 광기와 정명훈의 신들린 지휘의 영감이 함께하는 듯한 야릇함을 느꼈다. 건반 터치의 매끄러움과 정확도, 그러면서도 부드러움의 어우러짐이 나를 피아노에 빠져 들어가게 했다.

 

  그러면서 다섯손가락을 새삼스럽게 들여다보며 글을 쓰고 싶어졌다. 피아노는 손가락으로 연주하는 악기이다.(물론 페달을 밟지만) 건반 위를 노니는 손가락의 자태만으로 사람들을 클래식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다섯손가락은 길이와 모양이 다다르다. 하지만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인생을 만들어 간다. 사람들은 일을 마치면 인사한다. “수고 많으셨습니다단순하게 해석하면, ‘손을 많이 움직였다는 것에 대한 사례이다. “손을 본다는 말도 있다. 조금은 살벌하지만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을 따끔하게 다루겠다는 의미이다. “손을 써달라는 말도 있다. 어려운 자신을 위해 무슨 방법이든 모색해 달라는 간절한 요망이다.

 

  살다보면 손에 가시가 박히는 일을 누구나 겪는다. 보이지도 않는 자그마한 가시 때문에 어쩔 줄 모르며 지내야만 한다. 얼마 전, 지인이 기계를 다루다 순간 잘못으로 손가락 일부가 잘려 나갔다. 주위 사람들이 놀라 긴급하게 처방하여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소생 불가의 판정을 받았다. 어쩌다 손가락 하나라도 잘못되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세수를 하는 일부터 식사, 물건을 옮기는 일,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기도 힘이 든다. 대화를 할 때에도 제스처를 써야하지만 손이 안 움직이면 답답할 수 밖에 없다.

 

  손을 주로 쓰는 운동경기를 살펴보자. 배구, 농구, 탁구, 배드민턴, 볼링, 야구까지 부지기수다. 그때마다 손의 모양은 달라지고, 힘을 쓰는 손가락도 용도를 달리한다. 야구에서 피처의 손가락은 공의 흐름을 달리하며 타자를 공략한다. 중앙석에서 피처가 뿌리는 공의 흐름을 보면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다. 음식을 먹어보면 조리사의 솜씨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진정 손맛이 있기는 있는 것 같다. 별 재료도 없이 감칠맛나는 음식을 만드는 엄마를 보며 실감했다.

 

  손가락은 펼치면 우아하지만 움켜쥐면 주먹이 된다. 엄지만 두마디이고 네 손가락은 세마디가 있다. 다섯손가락이 움직임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고 용도가 다르다. 길고 짧은 모양이지만 각각 서로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다르지만 하나인 것이 손가락이다. 엄지는 짧지만 굵다. 무엇이든 제일이라는 표시는 엄지 척이다. 아마 검지가 가장 바쁜 손가락일 것이다. 밥을 먹을때에도 젓가락을 움직여야 하고, 길을 알려주거나 지시를 할때에 사용된다. 중지는 길이가 가장 길다. 미국인들은 욕을 할때면 이 손가락을 치켜든다. 하지만 난 그런 모양을 보아도 별 반응이 없다. 문화적 차이이다.

 

  약지는 말 그대로 소중한 반지가 주로 자리를 잡고, 어릴 때 엄마가 장맛을 볼때면 이 손가락을 사용했다. 새끼손가락은 자그마하지만 다른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조화를 이루며 움직인다. 소중한 손가락이면서도 누군가를 화나게 만드는 신체가 손가락이다. 중지가 너희는 왜 크다 말았냐?”고 하면 안된다. 엄지가 항상 제일이라고 우겨서도 안된다. 검지가 습관처럼 지적질을 해댄다면 관계는 와해되고 만다. 정형화되는 것은 보기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굳어가는 첫 증상이다. 다양하면서도 일치하는 것- 그것이 인생이고 예술이다.

 

  다섯손가락이 조화를 이루듯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며 살아야 한다. 부러워하거나 흉내를 낼 필요 없이 더욱이 비교해서는 안된다. 다름을 인정하고 소중히 가꿔주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 다섯가지를 다 요구하면 관계는 틀어진다. 있는 그대로의 가진 속성을 받아들일 때 소중함과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손가락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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