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681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지금은 장애인사역에 전념하느라 가정 사역은 한켠으로 밀어놓은 상태이지만 가정을 살리는 일처럼 소중한 우선순위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내적치유를 인도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 가정의 달에 갑자기 뇌리를 스친 사람은 2번이나 자연 유산을 한 30대 초반의 여인이다. ‘남편과 시부모님에게 너무나 미안하다.’고 했다. 남편도 그렇지만 시부모님이 손주를 그렇게 기다렸는데 이렇게 또 실망을 시켜드려 얼굴을 들고 볼 수가 없다고 했다. 첫 번째는 2달 만에 자연 유산이 되어서 잘 몰랐다. 두번째 아이는 5개월이나 되어 자연 유산이 되어서 그런지 아이에게도 미안하고 자기가 잘못해서 죽인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혔다. 이내 죄책감이 들기 시작하였고 잠을 못 이루는 날이 겹치더니 결국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중에 친정 엄마 소개로 내적치유에 들어오게 된다.

‘태어나 보지도 못하고 엄마 배속에서 그냥 죽은 두 아이가 너무 불쌍하다.’며 울기 시작했다. 부인의 말을 들으며 둘러앉은 이들과 인도하는 나에게까지 그 슬픔이 전이되어 왔다. 먼저, 죽은 아이에 대한 충분한 애도를 가지도록 기다렸다. 눈물이 흐를때는 마음껏 흘리도록 해야 한다. 진정이 되는 듯 했을때에 조심스럽게 아이의 죽음에 대해 애도를 못한 미안함이 가시게 했다. 죄책감을 덜어주며 눈을 감게 했다. 아이의 눈을 보면서 고백하게 했다. ‘아이가 보인다.’고 한다.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그 아이의 이름을 나지막하게 불러보라고 했다. “너는 영원히 내 자식이다. 너는 우리 가족 모두의 가슴에 이렇게 사랑으로 영원히 살아 있단다.” 그러면서 그 아이를 떠나보내게 했다.

이제 현실로 돌아오게 한다. 여인에게 조용히 말을 한다. 아이의 운명이 거기까지라고. 아이가 튼튼하지 못해서 거기까지 산 것이라고. 영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세상에 나와 100년을 사는 것이나 어머니 뱃속에서 2,3달을 사는 것이나 다 같다고 하였다. ‘오래 살았다 조금 밖에 못 살았다.’는 다 사람들의 생각에 불과한 것이라고. 다정하게 권한다. “다시 애기를 가지려면 1년 정도 지나서 가지세요. 더 튼튼한 자궁을 만들어서 신이 임하게 하세요. 운동도 하시구요, 된장 김치, 채소도 많이 먹고. 기도도 많이 하세요.”

수심에 꽉 차있던 여인의 얼굴이 밝아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고백한다. “저 이렇게 가벼울 수가 없어요. 늘 죄책감과 미안함이 저를 눌렀었거든요. 특히 애기의 운명이 거기까지라는 말이 위로가 됩니다. 맞아요, 지가 튼튼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지요. 뭐 나만 잘못한 것이 아니네요.” 마주 앉은 여인에게 물었다. “그래 지금은 뭐하고 싶으세요?” “예, 제 아가와 춤을 추고 싶어요.” “예, 추세요.” 아가를 안고 춤을 추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삶은 이렇게 아름답고 신비로운 것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만나지만 결혼생활은 생각처럼 녹록지 않다. 남들은 너무도 쉽게 가지는 아이가 생기지 않아 아파하는 가정이 의외로 많다. ‘무자식이 상팔자’라지만 그것은 아이를 키워본 사람들의 넋두리인지도 모른다. 지나가는 어린아이를 보며 ‘나에게도 저런 예쁜 아이가 생겼으면 얼마나 좋을까?’ 탄식하는 부부가 있다. 그런 면에서 나를 닮은 아이들과 뒹굴며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은 축복 중에 축복이다. 문제는 ‘나에게 맡겨진 아이를 행복하게 양육하고 있는가?’이다. 한 자매를 만났다. “하나님은 친근감이 가지만 아버지로는 느낄 수가 없다”고 했다. 얼마나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많으면 신이신 하나님을 향해 ‘아버지’라는 고백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성경 시편 128:3은 말한다. “네 집 내실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상에 둘린 자식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 자녀는 선물이다. 부부에게 주신 하나님의 최고의 선물이다.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힘은 들지만 자녀들을 통해 부모는 가치를 측량할 수 없을만큼 행복을 경험하지 않는가? 자녀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 소중하게 키워야 한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랑을 먹고 아이들이 자라도록 해야 한다.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장성한 아이들이 “제가 엄마 아빠의 아들딸이라는 것이 너무 자랑스러워요.”라고 외친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다.


  1. 산다는 건 그런거지  5/28/2011

    감동 없이 사는 삶은 형벌이다. 사람들은 만나면 습관적으로 묻는다. “요즈음 재미가 어떠세요?” 혹은 “신수가 훤한 것을 보니 재미가 좋으신가봐요?” 재미가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 삶은 모름지기 재미가 있고 감동이 있어야 한다. ...
    Views78101
    Read More
  2. 미치겄쥬? 나는 환장하겄슈! 5/28/2011

    인생은 초보부터 시작한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설퍼서 마음에 안 들고 우습게 보이지만 나도 초보부터 시작하였다는 것을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 「초보」하면 생각나는 것이 운전이다. 내가 운전면허를 딴것은 1991년이었다. 장애인이기에 운...
    Views65896
    Read More
  3. 자녀는 선물이다 5/28/2011

    지금은 장애인사역에 전념하느라 가정 사역은 한켠으로 밀어놓은 상태이지만 가정을 살리는 일처럼 소중한 우선순위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내적치유를 인도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 가정의 달에 갑자기 뇌리를 스친 사람은 2번이나 자연 유산을 한 30...
    Views76810
    Read More
  4. 지금은 천국에 계시겠지요  5/9/2011

    '공교롭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보다. 집회 인도 차 한국에 간 사이에 밀알 가족들 중에 두 분이 유명을 달리하셨다. 아내의 전화를 통해 두 분의 소천소식을 들었을 때에 애통한 심정은 이루 말로 표현이 안 된다. 이미 암과 투병 중이셨...
    Views77314
    Read More
  5. 남자도 울고 싶을 때가 있다 5/9/2011

    통계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8년 정도를 더 장수한다고 한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감정표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희노애락의 정서가 있는데 여자들은 그 표현을 아주 자연스럽고도 풍부하게 한다. 반면 남자들은 그렇지 않다. 어릴 때부터 들어 ...
    Views75121
    Read More
  6. 아! 청계천  4/29/2011

    금번 한국 방문 목적 중에 하나는 나의 모교인 총신대학교 “장애인의 날 기념 예배”에서 설교를 하는 일이었다. 13일(수) 정오가 가까워오면서 총신대학교 대강당에는 신학생들과 교직원 들이 자리를 하기 시작하였다. 대강당에 운집한 학생들의 ...
    Views78620
    Read More
  7. 안동 영명학교  4/29/2011

    날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집회를 인도하며 분주하게 한국에서의 일정을 감당하고 있다. 8일(금) 그리운 한 가족을 향해 안동으로 길을 재촉했다. 한국 밀알 총단장 성경선 목사님은 나를 안동까지 친절하게 라이드 해 주었다. 내가 안동으로 향하는 이유는...
    Views77069
    Read More
  8. 진중세례식  4/10/2011

    오랜만에 맡아보는 한국의 봄 냄새가 싱그럽다. 봄은 신비롭다. 신기하다. 다 죽은 것 같던 만물이 기지개를 켜며 살아나니 말이다. 개나리가 노오란 꽃망울로 봄소식을 전하더니 이내 목련이 매력이 넘치는 하이얀 목덜미를 드러내며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Views71909
    Read More
  9. 개나리 꽃이 피었습니다! 4/5/2011

    금년 겨울은 몹시도 추웠다. 눈도 엄청나게 쏟아졌다. 그 지리한 겨울의 한복판에서 “언젠가는 봄이 오겠지. 아마 금년에는 봄이 다른 때보다 더 빨리 올거야!”하는 기대감에 살았다. ‘썸머 타임’이 시행된 지 일주일 만에 정확히 지...
    Views89593
    Read More
  10. 달빛 3/9/2011

    주차장에 차를 대고 집안에 들어서려다가 나도 모르게 고개가 하늘로 향한다. 휘영청 밝은 달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아, 오늘이 보름이구나!” 크고 둥그런 달이 하늘 중앙에 떠있다. 똑같은 달인데 머나먼 타국에서 바라보는 달은 그 느낌이 ...
    Views76036
    Read More
  11. 졸업 기념 - 타임캡슐 3/9/2011

    한국은 지금 졸업시즌이다. 초등학교부터 중, 고등학교를 거쳐 요사이는 대학졸업식이 한창이다. 날을 잘 만나면 따스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쌀쌀한 중에 졸업식을 거행하고 있다. 미국은 가을학기이기에 거의 초여름에 졸업식을 한다. 큰 아이가 고등학교를 ...
    Views81538
    Read More
  12. 순수야, 푼수야? 2/23/2011

    나는 순수한 사람이 좋다. 순수한 사람을 만나면 살맛이 나고 삶의 도전을 받는다. ‘순진’과 ‘순수’는 다르다. ‘순진’은 사실 경험하지 않음에서 오는 풋풋함이다. 세상 물정에 어두워 어수룩하다고 표현해야 할까? 어린...
    Views83311
    Read More
  13. 멕시코 땅 “엔세나다” 2/11/2011

    지난 1월 12일(수) 폭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나는 L.A.행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었다. 밀알선교단 행사와 집회인도를 위해서였다. 혹한의 겨울날씨가 맹위를 떨치는 필라델피아와는 달리 L.A.는 코발트색깔의 하늘과 매일 75˚를 유지하는 쾌적한 날씨가 이어...
    Views64595
    Read More
  14. 눈 속에서 피워낸 찬양의 향기  2/11/2011

    <대학합창단 초청 음악회>를 준비하면서 밀알 가족들의 마음은 몹시 설레었다. 대학합창단의 청아한 찬양을 들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멀리서 필라델피아를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비행기 운항비를 절감하기 위해서였는지 ...
    Views68716
    Read More
  15. 음악은 인생의 친구 1/28/2011

    사람마다 취미가 다르고 추구하는 성향이 다르지만 모두가 한결같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음악이다. 좋아하는 장르는 다양하겠지만 음악은 인류역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삶의 조미료 역할을 감당하며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아가가 엄마 뱃속에...
    Views70283
    Read More
  16. 끊고 시작하고 1/28/2011

    중학교를 시골(양평)에서 다닌 후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을 하면서 나는 그리운 친구들과 헤어지게 되었다. 기차역까지 배웅을 나와 떠나가는 나를 향해 플랫 홈에서 손을 흔들어주던 친구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어린 날에 정들었던 친구들과...
    Views74374
    Read More
  17. 장애를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 1/13/2011

    장애를 가지고 산다는 것은 비단 당사자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장애인 형을 둔 어떤 분이 어린 시절 “형 때문에 화장실에 들어가 운적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할 때 필자의 가슴은 아려왔다. 사람들은 필자를 만나기만하면 물었다. 아주 조심스...
    Views74741
    Read More
  18. 동정이 아닌 사랑으로! 1/1/2011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힘들지만 언니 집으로는 절대 가고 싶지 않아요” 장애를 가진 자매의 하소연이다. 자매는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맘 편히 머물 수 있는 곳이 필요합니다.” 뇌성마비 1급 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자...
    Views75328
    Read More
  19. Merry Christmas!!! 12/24/2010

    아내와 함께 주일예배를 드리고 차에 올랐다. 섭씨 영하 5°로 체감온도는 상상을 초월할 매서운 추위가 등줄기를 식혀버렸다. 차가 움직이면서 혼자 말처럼 중얼 거렸다. “나만 그런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성탄절이 가까워져도, 캐롤송을 불러도 성...
    Views69757
    Read More
  20. 통제하지 마세요! 12/18/2010

    사람은 누구나 동화 같은 사랑을 꿈꾼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결국 사랑을 위해서이고 행복해 지는 지름길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어른만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다. 소꿉놀이를 하는 어린아이들에게도 사랑의 흐름이 있다. 남녀...
    Views8074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