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523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ci_s.jpg

 

어려운 여정이었다. 20대에 만나 35년 우정을 나누는 김 목사가 “한국에 오면 중국에 가서 목회자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제의에 아무 생각 없이 “예스!”를 외쳤다. 몇 년전 중국을 처음 방문 하였을 때에는 미지의 세계에 처음 발을 내딛는다는 것과 명산 백두산에 오른다는 설레임으로 떠난,말 그대로 여행차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중국 동부에서 목회하고 있는 사역자들에게 말씀을 전해야 하는 위험하면서도 중차대한 사명이 주어진 것이다.

처음 밟았던 옌벤(길림성)과 이번에 날아간 “칭다오”(청도:산동성)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옌벤이 우리나라 70년대에 칙칙한 분위기였다면 청도는 미국을 능가할 정도로 번화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나를 맞아주었다. 공항을 빠져나가며 마주친 커다란 간판에 서있는 한국의 스타 “장동건”의 미소가 나를 들뜨게 하였다.기분이 참 좋았다. 이곳에도 한류열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그렇게 시내를 벗어나 한 시간 남짓 달리며 서서히 중국 전형 시골이 나타났다.

허술한 아파트 앞에 당도하자 친구는 조심스레 말을 건네 왔다. “집회 장소가 6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네. 미안하이!” 순간 당황이 되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그래도 명색이 강사인데 불평을 할 수도 없고 ‘썩소’(썩은 미소)를 지으며 층계에 올랐다. 정말 힘들었다. 부실한 다리를 끌고 계단을 오르는 것은 녹록한 일이 아니었다. 중국 건물은 높이가 달랐다. 4층쯤 가자 숨이 턱에까지 ‘턱턱’ 차올랐다. 그렇게 중국교회 지도자들과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월요일인 첫날, 진행 팀은 “일단 휴식을 취하시고 내일부터 강의를 시작하면 되신다.”고 했다. 의욕이 앞선 나는 “쉬면 뭐하냐? 당장 오늘 밤부터 하자.”고 했고 저녁부터 성경강해가 시작되었다. 이번에 강사인 내가 택한 성경은 “에스더”였다. ‘중국 교회 지도자들을 깨우겠다.’는 대단한 각오로 엄청만 준비를 했다. 서로 소개하는 시간부터 이어졌다. 가까이에서 온 분도 있었고 어떤 분은 “5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왔다.”고 했다. 역시 말씀을 사모하는 열정이 대단함이 느껴졌다.

일찍이 나는 들었다. “중국교인들은 영적으로 너무 갈급하기에 짧게 설교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설교를 길게 하는 것에는 자신이 있는 나는 겁 없이 휴식을 거부하고 첫 강의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겨우 30분이 지나며 피로감이 몰려왔다. 내가 직접 한국말로 설교를 하는 것과 통역을 가운데 두고 중국인(한족)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것은 양상이 달랐다. 영적인 흐름을 주도하며 설교를 해야 하는데 순간순간 통역하는 시간이 맥을 끊는 느낌이 들었다. 조선족출신의 통역사가 능수능란하게 통역을 하는 상황이지만 그 감각을 익히는 데는 첫 시간이 버거웠다.

둘째 날. 본격적인 강의가 오전부터 장장 7시간 동안 이어졌다. 밤이 깊어가며 ‘혀가 말리는 듯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열 시간이라도 설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무너져 내렸다. 회개가 터져 나왔다. 오직 성령께 의지하는 순간부터 에스더의 말씀이 둘러앉은 우리를 휘감아 가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순간순간 변해가는 표정들. 여기저기서 휴지를 얼굴에 감싸 안고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성경은 그자체로 능력이 있음을 실감하는 현장이었다. 언어는 다르지만 동일하게 역사하시는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며 우리는 그렇게 4일을 함께 했다.

5일째 아침.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 조선족 지하교회 성도들과 예배를 드렸다. 일단 한국말로 설교할 수 있음에 편안함을 느꼈고 강력한 성령의 역사하심 속에서 통곡의 바다를 이루며 우리는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중국이 깨어나고 있다. 그토록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이던 중국이 공공연하게 예배를 용인하며 복음의 눈을 뜨고 있다. 그분들도 그분들이지만 이번 중국 집회는 내 인생과 영성을 새롭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꼭 다시 오세요!” 손을 흔들던 중국교회 지도자들의 눈에 고인 눈물의 의미를 가슴에 새겨본다. 하나님은 위대하시다.


  1. 요령의 미학 6/13/201

    내가 할 수 있는 음식은 전무하다. 라면이야 누구나 끓이는 것이고 요리라 이름 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나는 없다. 단, 밥은 잘한다. 이것은 내 아내와 아이들도 인정을 하는 면이다. 아마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자취를 한 이력 ...
    Views62946
    Read More
  2. 남존여비 변천사 6/7/2014

    인터넷에 떠도는 “덩어리 시리즈”이다. 남편이 밖에 안 나가고 집에 있으면 “골치덩어리”, 집에 두고 오면 “근심덩어리” 함께 외출하면 “짐 덩어리” 출가한 자식 집에 가면 “눈치 덩어리” 마주 ...
    Views74234
    Read More
  3. 살다보니 살아지더라구요! 6/2/2014

    2002년 가을, 한국에서 목회하던 교회에 반주자로부터 이메일이 날아들었다. “목사님, 이런 인생도 있네요.”라는 제목이었다. 메일을 읽으며 한숨이 절로 나왔다. ‘어쩌면 인생이 이렇게 기구할까?’ 다름 아닌 “이지선”...
    Views63478
    Read More
  4. 중국 지하교회를 가다 5/25/2014

    어려운 여정이었다. 20대에 만나 35년 우정을 나누는 김 목사가 “한국에 오면 중국에 가서 목회자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제의에 아무 생각 없이 “예스!”를 외쳤다. 몇 년전 중국을 처음 방문 하였을 때에...
    Views75230
    Read More
  5. 시간의 구성성분 분석 5/17/2014

    “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라는 말에는 시간 속에 치유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소리 없이 나를 스쳐지나갔다.”는 것은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시간의 황홀경에 빠져 있었다는 뜻이 담겨있다. 시간은 전혀 형체가 없다. 하...
    Views87110
    Read More
  6. 속을 모르겠어요! 5/9/2014

    남자들은 모이면 여자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도대체 여자들은 속을 모르겠어!”이다. 정말 여자는 팔색조이다. 연애 할 때는 그렇다 치더라도 결혼을 해서 부부로 사는데도 속을 알 수 없는 것이 여자이다. 어느 때는 ...
    Views70595
    Read More
  7. 동수와 경찰아저씨 5/2/2014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힘들지만 언니 집으로는 절대 가고 싶지 않아요” 장애를 가진 자매의 하소연이다. 자매는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저는 마음 편히 머물 수 있는 곳이 필요합니다.” 뇌성마비 1급 지체 장애를 가지고 ...
    Views67327
    Read More
  8. 슬퍼서 아름다운 노래 가수 김정호 4/26/2014

    누구나 미치도록 좋아하는 가수가 하나쯤은 있다. 나의 십대로부터 20대를 흘러가면서 내 마음 한켠에 시냇물을 만들어 준 가수가 있다. “김정호” 진정 내 십대에 아이돌은 “김정호”였다. 어쩌다가 김정호가 TV(흑백) 화면에 나타나...
    Views73749
    Read More
  9. 가슴 4/19/2014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기가 되면서 나는 참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다. 동네를 가로 질러 지나 갈 때면 길에 나와 놀던 아이들이 다리 저는 흉내를 내며 나를 놀려댔다. 아이들은 내가 듣기에 거북한 소리를 질러댔다. 게다가 아버지의 잦은 전근으로 ...
    Views63764
    Read More
  10. 남자를 위하여 4/12/2014

    이 지구상에 반은 남자이다. 인종과 문화를 초월하여 남자들이 지구의 반을 디디고 살고 있다. 도대체 남자는 누구인가? 내가 어릴 때만해도 한국은 남성중심의 사회였다. 아버지가 가정의 축이었다. 새 학기에 작성하는 생활조사서 호주 난에는 당연히 아버...
    Views62911
    Read More
  11. 차라리 다리가 없으면--- 4/5/2014

    모두가 건강하면 얼마나 좋을까? ‘불행’이란 단어자체가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그게 아니다. 인생을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평생 시각장애로 살아가느니 차라리 다리가 하나 없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앞이 보이지 않아 ...
    Views69249
    Read More
  12. 겨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3/28/2014

    금년 겨울은 겨울답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지루하다고 해야 할까?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 며칠이 멀다하고 쏟아지는 폭설, 3월이 되어서도 내리는 눈은 눈치가 없는걸까? 봄을 시샘하는걸까? 특별히 사업을 하는 이민자들이 버텨내기에는 몹시 버거운 겨울이...
    Views62529
    Read More
  13. 음식맛은 장맛 3/23/2014

    갑자기 어린 시절, 집집 툇마루에 걸려있던 메주가 떠올랐다. 이제 제법 작가의 영감이 찾아온 모양이다. 흔히 사람들은 범상한 기준보다 떨어지는 외모를 가진 사람을 향해 메주덩어리에 비유한다. 메주가 들으면 화를 낼 일이다. 메주가 만들어지기까지 들...
    Views66934
    Read More
  14. 부부는 서로를 무서워한다 3/15/2014

    여기 남편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사는 한 여인이 있다. 그녀의 남편은 실로 가부장적인 의식을 가지고 아내와 아이들을 호령한다. 누가보아도 간이 바깥으로 나온 사나이이다. 그런데 남편은 “나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아내라.”고 말을 ...
    Views65020
    Read More
  15. 장애인은 아름답습니다 3/8/2014

    한국에서 장애인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만들어 준 영화가 있다. 2005년 개봉한 영화 <말아톤>은 그해 여름에 열린 대종상 영화제 7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게 된다. 한 영화평론가는 “<말아톤>은 장애인에 대한 한국 사...
    Views63601
    Read More
  16. 살맛나십니까? 3/3/2014

    인생은 무엇인가? 맛을 보는 것이다. 입맛이 있고 살맛이 있다. 입맛에는 단맛, 쓴맛, 매운맛, 짠맛, 신맛, 아린 맛등 다양하고 미묘하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사람에게 어떤 한 가지 맛만 누리라고 하지 않으시고 달고, 쓰고, 시고, 짜고, 맵고, 싱겁고, 떫고...
    Views59839
    Read More
  17. 성도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2/25/2014

    목사님 한분이 상기된 얼굴로 설교 CD를 내게 보여주며 격앙된 어조로 넋두리를 한다. 이야기인 즉슨 교인 한사람이 이 CD를 주면서 “목사님도 이렇게 설교하실 수 없어요.” 하더라는 것이다. 순간 ‘오죽하면 그런 어필을 했을까?’라...
    Views66774
    Read More
  18. 남자들은 왜 그래요? 2/17/2014

    40대 후반의 한 중년 여인으로 부터 아주 긴 사연의 편지가 도착했다. 자기 남편이 이번에 부도가 났는데 그것도 두 번째라는 것이다. 그동안 느낌이 안 좋아서 물어보면 항상 “괜찮다.”라고 대답을 해왔다. “자기 걱정 하지 말고 자식들이...
    Views66417
    Read More
  19. 텍사스 밀알 선교단 2/9/2014

    연초부터 미주밀알에는 비보가 날아들었다. 워싱톤 밀알 “정택정 단장”이 정신 병동에 심방을 갔다가 장애인에게 무방비 상태에서 구타를 당해 뇌출혈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수술을 두 번이나 시도해도 뇌에 출혈은 멈추지 않는 급박한 상...
    Views71395
    Read More
  20. 교복을 벗고 2/2/2014

    한국에 갔을 때에 일이다. 친구가 꽃게탕을 잘하는 집이 있다며 굳이 “마장역 앞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해왔다. 사실 활어회는 몰라도 해물은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친구의 성의가 고마워 택시에 올랐다. 가다보니 신답십리 쪽이었고 장...
    Views7287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