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0.06.19 13:55

배캠 30년

조회 수 2513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음악캠프.jpg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안타깝게도 음악을 접할 기회가 쉽지 않았다. TV를 틀면 다양한 음악 채널이 잡히고 유튜브를 통해 듣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듣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대였다. 길가 전파사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심야방송에 엽서로 음악을 신청해 보아도 나올 확률은 희박한 때였다. 클래식에 눈을 뜨며 종로 1가에 위치한 음악감상실 <르네상스>를 찾아 헤드폰을 귀에 장착한 채 스테레오 음악에 심취했다. 고교시절 방과 후에 친구들과 시청 근처에 있는 음악감상실에 둘러앉아 다리를 떨며 음악을 들었다. 뜻도 잘 모르는 팝송을 흥얼거리고 한글로 토를 달아 따라 불렀다.

 

  1990319일 문화방송(MBC)에서 새로운 팝전문 프로그램이 시작을 알린다. 첫 방송 시그널은 비트가 강해 인상 깊게 다가왔다. The Rolling Stones“Satisfaction”Vienna Symphony Orchestra Project가 편곡하여 그 효과는 강렬했다. 놀랍게도 DJ는 배철수였다. 의외였다. 그는 1978년 동양방송 TBC 1회 해변가요제에 그룹 활주로(RUNWAY)의 일원으로 출전하게 되는데 덥수룩한 장발과 콧수염은 당시 파격적이었다. 히피족을 연상하게 하는 그의 외모는 상당히 보기가 거북했다. 그런데 그의 중저음 목소리와 던지는 듯한 멘트, 풍부한 팝 지식과 어우러져 야릇한 매력을 유지하며 롱런을 하게 된다. 2020319일로 <배철수의 음악캠프>(배캠)는 방송 30년을 맞이하며 방송의 한획을 긋는다.

 

  배철수의 과거와 현재를 보면 이런 말이 절로 나온다. “인생 참 두고 볼 일이야!” 그가 이끄는 그룹은 해변가요제에서 세상모르고 살았노라로 인기상을 받았다. 희한하게도 같은 해 제2MBC 대학가요제에도 또다시 출전하여 탈춤으로 은상을 받는다. 1979년 송골매를 결성해서 보컬, 드럼으로 본격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1982년 구창모 등 블랙 테트라 멤버들을 영입하면서 송골매는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그 당시 송골매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구창모의 감미로운 고음 구사와 표현하기 힘든 묘한 멤버의 조화는 그 당시 소녀 팬들의 가슴을 달뜨게 했다. CF와 영화를 종횡무진하며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배철수는 집안 형편이 아주 어려웠다고 한다. 학비가 전액 면제되어 응시를 하는데 당시 항공대에 입학한 것을 보면 공부는 잘했던 것 같다. 1983320KBS 2TV <젊음의 행진> 생방송 도중 마이크를 바로 잡으려 하다가 감전사고를 당해 방송이 중단되고 입원 치료를 받은 일화는 유명하다. 송골매에서 활동하던 그는 돌연 배철수의 음악캠프로 팝 전문 DJ 활동을 시작하며 새로운 길을 가게 된다. 시청률 1위는 한 적이 없지만 30년을 한결같이 오후 6~8시까지 일상 퇴근길에 길동무로 시청자 곁에서 살고 있다. 시작과 방송 마무리 멘트를 쓰는 김경옥 작가와 30년을 함께 한 것을 보며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보게 된다.

 

  635분 즈음 나오는 철수는 오늘코너는 삶 속에서 사소한 것들을 보고 느낀 점, 혹은 교훈이 될 만한 점들을 에피소드 식으로 잔잔하게 풀어 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방송 30년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의 나이 36살에 시작하여 이제 7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것은 경이롭다. 그의 백발과 흰 콧수염조차도 연륜이 묻어나며 멋져 보인다. 배철수는 2004116일부터 K본부 <콘서트 7080>을 진행하며 MC의 저력도 드러낸다. 2018년까지 무려 14년간 사회를 본다. 당시 출연한 가수들은 배철수의 변모를 보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실로 환골탈태라고나 할까?

 

  배철수는 배철수의 음악캠프PD인 박혜경과 결혼하여 슬하에 아들을 두고 있다. 건실한 가장의 모습이 대견하고 언제나 방송 4시간 전에 대기하며 준비한다는 그의 일상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배철수를 보며 몇가지를 깨닫는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면 안된다.” “그의 Pop 지식이 방송 30년을 가능하게 했다면 결국은 실력이 삶을 결정한다” “젊은 날의 자유분방함이 결국 노년의 엄청난 에너지가 될 수 있다.” 배캠 방송 30년을 축하한다!

 

 

 


  1. 버거운 이민의 삶

    교과서에서 처음 배운 미국, 스펙터클 한 허리우드 영화, ‘나성에 가면’이라는 노래로 그리던 L.A. ‘평생 한번 가볼 수나 있을까?’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 뒹굴던 친구가 졸업하자마자 미국으로 떠나버린 날, 강주와 나는 자취방에서 ...
    Views23850
    Read More
  2. 기찻길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자란 동네에서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접하는 것이 있다. 바닷가 근처에 살았다면 푸른 바다와 그 위를 유유히 가르며 다니는 크고 작은 배들. 비행장 근처에 살았다면 헬리콥터로부터 갖가지 모양과 크기에 비행기를 보며 살게 된다. 나...
    Views30282
    Read More
  3. “안돼” 코로나가 만든 돌봄 감옥

    코로나 19-바이러스가 덮치면서 우리 밀알선교단은 물론이요, 장애학교, 특수기관까지 문을 열지 못함으로 장애아동을 둔 가정은 날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복지관과 보호센터가 문을 닫은 몇 달간 발달장애인 돌봄 공백이 생기면서 ...
    Views25043
    Read More
  4. 인생은 집 짓는 것

    어쩌다 한국에 가면 좋기는 한데 불안하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정든 일가친척들이 살고 있는 곳, 그리운 친구와 지인들이 즐비한 곳, 내가 태어나고 자라나며 곳곳에 추억이 서려있는 고국이지만 일정을 감당하고 있을 뿐 편안하지는 않다. 왜일까? 내 ...
    Views26029
    Read More
  5. 그러려니하고 사시게

    대구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절친 목사에게 짧은 톡이 들어왔다. “그려려니하고 사시게”라는 글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형교회를 목회하고 있다. 부친 목사님의 연세가 금년 98세이다. “혹 무슨 화들짝 놀랄만한 일이 생기더라도...
    Views24298
    Read More
  6. 부부는 『사는 나라』가 다르다

    사람들은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 신고만 하면 부부인 줄 안다. 그것은 부부가 되기 위한 법적인 절차일 뿐이다. 오히려 결혼식 이후가 더 중요하다. 결혼식은 엄청나게 화려했는데 몇 년 살지 못해 이혼하는 부부들이 얼마나 많은가? 왜 그럴까? 남편과 아내는...
    Views26364
    Read More
  7. 다시 태어나도 어머니는 안 되고 싶다

    장애를 가지고 생(生)을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일이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살아도 힘든데 장애를 안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버거운지를 당사자가 아니면 짐작하지 못한다. 나는 장애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말한다. “목사님은 장애도 아니지요? ...
    Views24689
    Read More
  8. 지금 뭘 먹고 싶으세요?

    갑자기 어떤 음식이 땡길 때가 있다. 치킨, 자장면, 장터국수, 얼큰한 육개장, 국밥등. 어린 시절 방학만 하면 포천 고향 큰댁으로 향했다. 나이 차이가 나는 사촌큰형은 군 복무 중 의무병 생활을 했다. 그래서인지 동네에서 응급환자가 생기면 큰댁으로 달...
    Views24516
    Read More
  9. 인내는 기회를 만나게 된다

    건강도 기회가 있다. 젊을 때야 돌을 씹어 먹어도 소화가 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며 조금만 과식을 해도 속이 부대낀다. 그렇게 맛있던 음식이 땡기질 않는다. 지난 주간 보고 싶었던 지인과 한식당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5개월 만에 외식이었다. 얼굴이 ...
    Views25769
    Read More
  10. 오솔길

    사람은 누구나 길을 간다. 넓은 길, 좁은 길. 곧게 뻗은 길, 구부러진 길.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길이 생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애씀이 있었는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길의 종류는 많기도 많다. 기차가 다니는 ...
    Views26558
    Read More
  11. 백발이 되어 써보는 나의 이야기

    한동안 누구의 입에나 오르내리던 대중가요가 있다. 가수 오승근이 부른 “내 나이가 어때서”이다.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점점 희어지...
    Views24536
    Read More
  12. 말아톤

    장애아동의 삶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만든 영화제목(2005년)이다. 제목이 “말아톤”인 이유는 초원(조승우)이 일기장에 잘못 쓴 글자 때문이다. 영화 말아톤은 실제 주인공인 자폐장애 배형진이 19세 춘천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서브쓰리...
    Views25293
    Read More
  13. 이제 문이 열리려나?

    어느 건물이나 문이 있다. 문의 용도는 출입이다. 들어가고 나가는 소통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요사이 다녀보면 문이 다 닫혀있다. 상점도, 음식점도, 극장도, 심지어 열려있어야 할 교회 문도 닫힌 지 오래이다. COVID-19 때문이다. 7년 전, 집회 인도 차 ...
    Views25991
    Read More
  14. 배캠 30년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안타깝게도 음악을 접할 기회가 쉽지 않았다. TV를 틀면 다양한 음악 채널이 잡히고 유튜브를 통해 듣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듣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대였다. 길가 전파사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Views25138
    Read More
  15. 부부의 세계

    드라마 하나가 이렇게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을까? 종영이 된 지금도 <부부의 세계>는 여전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여운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가족 드라마라 생각하고 시청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미모와 탁월한 연기력을 겸...
    Views25305
    Read More
  16. 학습장애

    사람은 다 똑같을 수 없다. 공동체에 모인 사람들은 나름대로 개성이 있고 장 · 단점이 있다. 어떤 사람은 악보를 전혀 볼 줄 모르는데 음악성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는데 천재적인 작품을 그려내기도 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
    Views26273
    Read More
  17. Small Wedding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부부의 연을 맺고 가정을 이루게 된다. 우리 세대는 결혼적령기가 일렀다. 여성의 나이가 20대 중반을 넘어서면 노처녀, 남성은 30에 이르르면 노총각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세태가 변했다. 이제는 30이 넘어도 ...
    Views25688
    Read More
  18. 지금 나의 바람은?

    사람은 평생 꿈을 먹고산다. 꿈을 잃어버리는 순간 그는 죽은 사람과 매한가지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꿈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야지요?” “하이고, 내 나이가 지금 몇 살인데요?” “꿈은 무슨 꿈이예요? 다 배부른 소리지?&r...
    Views25241
    Read More
  19. 인생의 나침반 어머니

    5월이다. 싱그럽다. 아름답다. 온갖 꽃들이 피어나 향연을 벌이고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마주 보고 있는 5월. 추웠던 겨울과 다가올 무더운 여름 틈새에 5월은 자리하며 계절의 여왕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 5월의 한...
    Views25766
    Read More
  20. 왜 남자를 “늑대”라고 하는가?

    나이가 든 여성들은 잘생기고 듬직한 청년을 보면 “우리 사위 삼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든 남성들은 예쁘고 매력적인 자매를 보면 다른 차원에서의 음흉한 생각을 한다고 한다. 물론 점잖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
    Views3283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36 Next
/ 36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