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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일지.jpg

 

 

  한 교회에서 35년을 목회하고 은퇴하신 목사님이 이 목사님, 드라마 안에 인생사가 담겨있는 줄 이제야 알겠어요라고 말해 놀랐다. 일선에서 목회할 때에는 드라마를 볼 겨를도 없었단다. 게다가 그런 것은 할 일이 없는 사람이 보는 것 정도로 치부했었다나. 시간 유무에 문제가 아니라 취향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분은 매일 울고 짜는 장면에 빤한 이야기를 왜 들여다 보느냐?’며 폄하한다. 70년대 여로로부터 모래시계” “대장금” “허준근래 오징어게임까지 드라마는 역사의 흐름까지 주도하며 현대인들과 상생하고 있다.

 

  <나의 해방일지> 드라마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무엇을 해방시킨다는 말인가?’ 의구심을 품고 감상을 시작했다. 서울 근교에서 싱크대 제작을 하며 농사일을 하는 부모와 삼남매가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마을버스를 타고나가 전철에 올라 서울로 출퇴근을 해야 하는 아들과 딸들의 모습이 마치 우리 가족처럼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어느날 그곳에 끼어든 정체불명의 사나이(손석구). 서로를 더 알아가려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등한시하지도 않는 가족의 모습과 떠돌이 청년이 엮어가는 이야기는 평범하지만 흥미진진하다.

 

  둘째 딸 염미정(김지원)은 남자친구가 돈을 빌려 간 후에 해외로 떠나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처한다. 매일 술로 밥을 대신하는 구씨(손석구)를 바라보다가 안쓰러운 마음으로 다가가고 김지원은 당돌하게 말한다. “나를 추앙하세요처음에는 이해가 안갔다. 추앙? “높이 받들어 우러러 봄국어사전의 풀이이다. 위인이나, 신에게 해당되는 말을 남녀사이에 적용하다니. 서서히 다가서는 한 여자와 남자. 그들은 서로를 추앙함으로 해방을 맞이한다. 요즘 젊은이들의 처절하면서도 웃픈 현실을 적나라하게 펼쳐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우리들의 블루스> 첫회를 보며 호화출연진에 놀랐다. 이병헌, 신민아, 이정은, 차승원, 한지민, 김우빈. 거기다가 고두심, 김혜자까지 이건 마치 인기 탤런트 전시장 같았다. 하지만 드라마 제목이 블루스라니? 진정 드라마는 우울(blue)하지만 푸른(blue) 이야기를 부지런히 던져 준다. 한국을 다녀 온 후 회수는 거듭되어 몰아보기를 해도 버거운 분량이었다. 그때 막내 딸이 넌지시 권해주었다. “아빠, 드라마가 옴니버스 형식이어서 그때그때 테마 별로 보면 되고, 깊은 메시지를 던져주어 볼만하다는 의견이었다. 배경은 제주도. 거친 바다와 그보다 더 거친 생의 바람을 맞으며 척박한 삶을 일구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노희경 작가의 위력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제 정점을 찍는 각본을 써내려 간 것 같아 감사했다. 고향에서 자라 흩어졌다가 세월의 흐름 속에 다시 모여온 동창 군상들의 다양한 모습이 흥미를 더했고, 바다에 몸을 던지고 온갖 해산물을 취득하며 살아가는 해녀들의 애환이 브라운 가득히 번져갔다.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바다속에서 작업을 하다가 더이상 참지 못해 바다위로 솟구쳐 올라 뿜어내는 숨소리다. 폐부 속 깊숙이 참고 참았던 숨을 한꺼번에 비워내는 소리인 것이다. 거친 파도와 싸우며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삶을 개척했던 해녀의 상징이다.

 

  진정 사연이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며,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인생사가 드라마 속에 녹아있다. 톱스타의 인센티브를 포기하고 요소요소에서 마치 단역처럼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는다. 푸릉마을에서 펼쳐지는 스토리는 과거의 아픈 기억을 치유하고 현재의 삶의 무게를 시크하게 감내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자연스럽게 이입이 되고 그로부터 힐링이 되는 드라마이다.

 

  따뜻한 제주, 생동감 넘치는 제주 오일장, 차고 거친 바다를 배경으로 14명의 시고, 달고, 쓰고, 떫은 인생 이야기를 잔잔하게 엮어간다. 때론 신나고 시원하고 세련되게 울음이 북받치도록 처절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끝나기 전에는 끝난 것이 아니다. 결코 포기하지마라! 살아내야 한다. 자신을 스스로 응원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외친다. “모든 삶은 행복해야 한다, 아니 행복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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