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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7 13:06

이름 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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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만나면 이름을 묻는다. 이상하리만큼 이름이 그 사람의 인상과 조화를 이룬다. 때로는 이름을 물어놓고도 반응하기 어려울 만큼 희한한 이름도 있다. 참 묘하다. 이름이 그래서 인지, 아니면 이름을 부르다보니 그런 것 인지? 이름과 그 사람의 분위기와 잘 들어맞는 것이 말이다. 연예인중에 어떤 친구가 예명을 지을 때에 “잘 아는 장로님 소개로 용한 점쟁이를 만나 지었다.”는 말에 마음이 복잡해졌다. 도대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하기야 정초에 미아리 철학관에 드나드는 교회 중직들이 있다는 말을 들은 것이 옛날이니까 별로 놀랄 일은 아닌 듯싶다.

 

 옛날에는 아이의 이름을 천하게 지어야 “장수한다.”는 속설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작명을 해댔다. 특히 여아들의 이름을 그 수위가 더했다. 시대가 바뀌었다. 이제는 아이들을 적게 낳아서인지 얼마나 신경을 써서 이름을 짓는지 모른다. 이름 또한 얼마나 다양하고 예쁜지 모른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은 철학관을 찾아가 거금을 지불하고 이름을 짓는다. 하지만 사실 이름을 어렵게 지을 필요는 없다. 이상하리만큼 잘 외어지지 않는 이름이 있다. 인생을 사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한문으로는 뜻이 좋은듯한데 한글로 부르기는 어색한 이름도 있다.

 

 이름은 먼저 부르기가 좋아야한다. 특별히 아버지 성씨에 따라 이름을 짓다보면 성과 이름이 맞지 않아 이름호칭이 곤란하기도하다. 요즘은 순수한 우리말이나 서양식으로 짓는 경우도 많다. 내가 중학교 때에 “고영철 선생님”이라는 분이 있었다. 딸의 이름은 “리라”였다. 그런데 성을 붙이니 “고리라”가 되었다. 오씨는 “오리라” 가씨 면 “가리라”가 된다. 그러고 보면 성이 평범한 것도 행운이다. 청년 시절에 자라난 홍릉교회에 묘령의 자매가 나타났다. 알고 보니 성이 “팽”씨였다. “팽 선생님” 혹은 “미스 팽”하며 많이 웃었던 기억이 있다.

 

 여기 “득기”라는 이름의 사람이 있다. 성이 최씨 라면 “최득기” 들어줄만 하다. 그런데 성이 안씨면 “안득기”가 된다. 실제 있었던 일화다. “안득기”란 학생이 아버지 직장을 따라서 지방에서 서울로 전학을 왔다. 선생님이 “너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자 “안득기”입니다. 계속 물어도 똑같은 대답을 하자 선생님이 “불량스럽다”며 야단을 쳤다고 한다.

이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본다.

 

 나에게는 여동생이 하나있다. 그런데 남편 이름(매제)이 “김영구”이다. 결혼을 할 때에는 괜찮았는데 얼마 후 TV에 심형래가 나타나 “영구 없다.”는 유행어를 만들면서 난감할 때가 많아졌다. 심지어 “영구”라는 이름을 가진 초등학생이 동네 아이들의 놀림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사건도 일어났다. 옛날 부모들은 자식 명(命)이 길어 오래 살라는 뜻에서 “판돌이”(누구에게 팔았다는 의미) 또 “개똥”이란 이름을 지어 불렀는데 “개똥처럼 굴러다니며 장수하라”는 뜻이란다.

 

 “돌콩”이란 이름의 아이가 있었다. 집이 너무 가난하고 형제들도 많아서 부모님들은 입하나 줄인다 하여 열한 살 때쯤 동네 부잣집에 소꼴 머슴으로 보냈다. 그런데 어느 날, “돌콩”이는 현장에서 흙을 파다가 무너진 흙더미에 깔려 죽고 말았다. 일을 당하고 돌콩의 아버지는 군담(혼잣말)으로 “명이 길라고 ‘돌콩’이로 이름 지었는데 돌도 다 뿌사(부서)지나?”하며 서러워했다.

 

 이름을 분석해 본다. 보편적이면서 순수한 이름이 좋을듯한데 흔한 이름도 삶에 부담이 되는 것 같다. 우리 집안의 여자 이름은 모두 끝 자가 “순”이다. “영순, 양순, 화순, 이순”. 나의 아버지는 “순”자 대신 “숙”자는 썼다. “영숙, 경숙” “자”는 일본식 이름이다. “영자, 순자, 춘자, 경자, 옥자, 명자”등 많기도 많다. 남자 이름 중에 흔한 이름은 “철수, 영길, 광수, 정호”등인데 한국에는 “철수”가 1만 8천명이나 있다 한다.

 

 중요한 것은 이름은 한번 지으면 평생을 사람들이 부른다는 사실이다. 언어의 능력은 대단하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 사람과 이름이 어우러지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더 직선적으로 말하면 사람은 이름대로 된다. 따라서 이름을 잘 지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름값은 하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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