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866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539801_orig.jpg

 

 

한 시대를 살며 장애인들에게 참 소망을 주셨던 “강영우 박사님”이 지난 23일(목)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 그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드라마 “눈먼 새의 노래”를 통해서였다. 탤런트 “안재욱”과 “김혜수”가 열연을 펼쳤던 드라마는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의 인생 자체가 드라마였는지도 모른다. 어릴 때부터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았을 정도로 수재였던 그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열다섯 살인 1958년이었다. 따뜻한 봄날,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소년 영우는 갑자기 날아온 축구공에 맞아 실명을 하게 된다.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공부 잘하는 영우만 의지하며 살아오던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세상을 볼 수 없는 맹인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아 여덟 시간 만에 거리에서 급사하고 만다.

그에게 닥친 불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학업을 중단하고 어린 동생들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던 누이마저 봉제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과로사로 세상을 떠나 버린다. 그 때 누이의 나이 열여덟이었다. 제대로 피어나지도 못한 채 저 세상으로 가버린 누이와의 작별은 소년 ‘강영우’에게 크나큰 슬픔이었다. 눈먼 영우와 동생들은 각기 재활원과 고아원 등으로 흩어지게 되고 힘들게 맹학교에 입학한 영우는 본격적인 재활의 길로 들어선다. 하지만 학교에선 맹인에게 “안마술과 침술”만을 가르치려는데 회의를 느끼며 향학열에 불타게 된다.

그 간절한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는 맹인임을 거부하며 비장애인보다 수십배의 노력으로 치열하게 공부를 하여 당시 “장애인 입학 금지”라는 학칙을 깨고 연세대학교에 입학을 한다. 1972년에는 한국 장애인 최초 정규 유학생으로 도미하여 피츠버그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따내는 쾌거를 이룬다. 특히 2001년부터 8년 동안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의 임명으로 미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역임하여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다.

그가 그런 작은 기적을 이루는 동안 그의 곁에는 언제나 석경숙(강 박사의 개명으로 은옥이 됨)이란 여성이 있었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그녀가 그를 만난 것은 재학 중이던 숙명여자 대학교의 걸스카우트 봉사 활동을 통해서였다. 한살 연상인 그녀는 도움을 주던 누나에서, 연인으로, 그리고는 마침내 인생의 동반자로서 그의 곁에 영원히 머무르게 된다.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온갖 역경을 그는 그의 아내와 함께 이겨냈고 마침내 자신의 힘으로 새로운 인생을 찾게 된 것이다.

2003년 가을. 나는 강영우 박사님을 직접 대면하는 귀한 시간을 가진다. 대화를 하다보니 희한하게도 초등학교 선배님이셨다. 나는 초등학교를 다섯군데나 다녔다. 그중에서 가장 오래 다닌 학교(2년 반)가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에 있는 “서종초등학교”이다. 강영우 박사님이 바로 그 학교를 나온 것을 알게 되고 나는 일어서서 “아이고, 선배님!” 인사를 드렸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서종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의 본고장이 서종이다. 소녀가 앉아 손을 씻으며 소년을 만난 그 시냇물 징검다리가 바로 우리 집 앞에 있었다.

강영우 박사. 깨끗한 얼굴 피부, 천진난만한 그의 미소는 소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주로 ‘오늘의 도전은 내일의 영광’이라는 주제로 간증을 했다. 그는 “누구든 큰 고난에 직면하면 이제 나는 끝났다, 기회는 ‘아무데도 없다(nowhere)’며 절망한다”며 “하지만 우리 예수님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며 우리를 인도하시기에 ‘Nowhere’는 ‘Now here’, 즉 ‘지금 여기에 기회가 있다’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실명은 장애가 아니다. 하나님의 사명에 쓰이는 도구다”라는 보석 같은 명언은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 말 자신이 췌장암에 걸린 것을 안 강 박사님은 담담히 받아들이며 “저로 인해 슬퍼하거나 안타까워하지 마십시오. 누구보다 행복하고 축복받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여러분들로 인해 저의 삶이 더욱 사랑으로 충만했고 은혜로웠습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는 떠났지만 그의 신앙과 발자취는 영원히 사람들의 가슴에 남아있으리라!


  1. 아무리 익숙해 지려해도 거절은 아파요

    인생은 끊임없는 도전으로 이어진다. 반복되면 능숙해지기도 하련만 고비를 넘어서면 더 높은 능선이 길을 막는다. 그 과정을 거치며 때로는 성취감에 행복해하기도 하지만 실패의 아픔을 겪으며 뒹굴어야만 한다. 거절과 실패는 익숙해질 수 없는 끈질긴 친...
    Views282864
    Read More
  2. 기다림(忍耐)

    현대인들은 빠른 것을 좋아한다. 무엇이든지 짧은 시간에 큰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가 정작 배워야 할 것은 스피드가 아니라 기다림이다. 왜냐하면 기다림은 하나님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절대 조급하지 않으시다. 하나님의 백성...
    Views159718
    Read More
  3. 개똥 같은 인생?

    요즈음 아이들은 스타가 되고 싶어한다. 마침 불어닥친 한류열풍으로 한낮 꿈이 아닌 인기와 돈이 동시에 보장된 그 길을 가려고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예술을 하면 배가 고팠다. 하지만 진정성은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표출되었다. 가슴을 파고드는 노래, ...
    Views132210
    Read More
  4. 남자는 애교에, 여자는 환심에 약하다

    “애교”란? “남에게 귀엽게 보이는 태도.”이다. ‘애교’는 여성의 전유물처럼 보이지만 이제는 애교 있는 남자가 인기 있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사람들에게 “귀여운 여자”라는 별칭을 얻으려면 몇 가지 특...
    Views102576
    Read More
  5. 희망과 추억이 가득한 성탄 12/24/2012

    한해가 조용히 저물어 가고 있다. 식당과 쇼핑몰마다 캐롤송이 울려 퍼지고 구세군 자선냄비와 어우러져 들려오는 종소리를 들으며 성탄이 가까워 옴을 느낀다. 아빠 차에 오른 딸에게 물었다. “너는 캐롤을 들으면 가슴이 설레이니?” “모...
    Views92586
    Read More
  6. 중력과 은총 11/21/2014

    우리는 일찍이 ‘만유인력’이라는 과학자 아이작 뉴턴의 학설을 배워 알고 있다. 질량을 가진 물체사이의 끌림을 기술하는 물리학 법칙이다. ‘뉴턴’하면 떠오르는 과일이 있다. 바로 “사과”이다. <에피소드 과학사>라는 ...
    Views90690
    Read More
  7. 개나리 꽃이 피었습니다! 4/5/2011

    금년 겨울은 몹시도 추웠다. 눈도 엄청나게 쏟아졌다. 그 지리한 겨울의 한복판에서 “언젠가는 봄이 오겠지. 아마 금년에는 봄이 다른 때보다 더 빨리 올거야!”하는 기대감에 살았다. ‘썸머 타임’이 시행된 지 일주일 만에 정확히 지...
    Views90671
    Read More
  8. 남자는 다 어린애고 불안한 존재더라 8/9/2014

    은막의 여왕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한 시대를 풍미한 여배우가 있다. 바로 “김지미”씨이다. 흑백영화시절부터 그녀는 실로 모든 남성들의 로망이었다. 가난하고 그래서 배고프던 시대에 김지미는 한국여성의 틀을 깨고 서구적인 미모로 영화계를 ...
    Views88735
    Read More
  9. 시간의 구성성분 분석 5/17/2014

    “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라는 말에는 시간 속에 치유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소리 없이 나를 스쳐지나갔다.”는 것은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시간의 황홀경에 빠져 있었다는 뜻이 담겨있다. 시간은 전혀 형체가 없다. 하...
    Views88111
    Read More
  10. 인생의 자오선- 중년

    인생의 세대를 나눈다면 유년, 청년, 중년, 노년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유년은 철모르고 마냥 뛰어노는 시기이고, 청년은 말 그대로 인생의 푸른 꿈을 안고 달리는 시기이다. 그 이후에 찾아오는 중년, 사람들은 그렇다. 나도 그랬다. 자신의 삶에는 중년...
    Views87850
    Read More
  11. 오체불만족 7/22/2010

    『오체 불만족』은 일본에 중증장애인 “오토다케 히로다타”가 지은 책이름이다. 책 속에는 그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일상이 오롯이 담겨있다. 오토다케는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이 태어났다. 산모가 충격을 받을까봐 낳은 뒤 한 달 ...
    Views86801
    Read More
  12. 눈먼새의 노래 3/15/2012

    한 시대를 살며 장애인들에게 참 소망을 주셨던 “강영우 박사님”이 지난 23일(목)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 그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드라마 “눈먼 새의 노래”를 통해서였다. 탤런트 “안재욱”과 “김혜수”가 열...
    Views86611
    Read More
  13. 단장 이재철 목사 사역 소개  7/18/2010

    ◕ 매주 금요일 주간지 <뉴스코리아>와 <주간 필라>에 "칼럼"을 집필합니다. ◔ “밀알의 소리” 필라델피아 기독교 방송국 진행-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 생방송 ◓ 각 교회 초청 설교-현재까지 대필라지역 90개 교회의 강단에서 설교를 하였습니다. ...
    Views85684
    Read More
  14. 창호지(窓戶紙)의 정갈함 6/23/2013

    어린 시절 우리는 거의 한옥에서 살았다. 표현 그대로 ‘고래등’ 같은 거창한 한옥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박한 한옥에서 둥지를 틀고 살았다. 항상 드나드는 커다란 방문과 창은 거의 창호지로 빛을 조절해 주었다. 그 시절에는 유리가 ...
    Views85545
    Read More
  15. 희망을 쏘아올린 골든벨 2/13/2013

    <도전, 골든벨!>(KBS-1TV)은 사람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무려 50개항에 퀴즈를 풀어가는 동안 벼라별 해프닝이 속출한다. 학생들의 교복과 모자에는 응원자들과 탈락한 친구들의 명찰이 ‘치렁치렁’ 매어달리고 서서히 생존자(?)들이 줄어들기...
    Views85295
    Read More
  16. 청춘 낙서 12/19/2014

    낙서의 역사는 얼마나 될까? 아마 태초부터 낙서가 있지 않았을까? 아담은 에덴동산 곳곳에서 낙서를 했을성 싶다. 고교 2학년 때. 수학여행을 가서 설악산 암벽에 새겨진 낙서에 혀를 내둘렀다. 처음 이민을 와서 ‘프리웨이’(L.A.)가 지나가는 ...
    Views85172
    Read More
  17. 전신마비 장애인 6/22/2011

    30대 중반에 담임목사가 되어 목회에 열정을 불사르고 있을 때였다. 어느 주일에 한 가족이 필자가 목회하는 교회에 등록을 하였다. 남편은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기사였고 아내는 다소곳한 인상에 두 명의 어린 아들이 있었다. “목포에서 살다가 병상에 ...
    Views84884
    Read More
  18. 깍두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식 중에 하나가 “깍두기”이다. 무우를 알맞은 크기로 잘라 적당히 양념을 버무려놓으면 감칠맛 나는 “깍두기”가 탄생한다. “깍두기”하면 설렁탕이 생각나는 것은 둘이 너무나 궁합이 잘 맞기 때문...
    Views84469
    Read More
  19. 순수야, 푼수야? 2/23/2011

    나는 순수한 사람이 좋다. 순수한 사람을 만나면 살맛이 나고 삶의 도전을 받는다. ‘순진’과 ‘순수’는 다르다. ‘순진’은 사실 경험하지 않음에서 오는 풋풋함이다. 세상 물정에 어두워 어수룩하다고 표현해야 할까? 어린...
    Views84413
    Read More
  20. 15분 늦게 들어선 영화관

    이미 영화가 시작된 극장에 들어서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더듬거리며 자기가 예약한 자리를 찾아가는 것은 고역이다. 그런데 이미 극장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이 볼 때는 그런 사람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환히 보이는 극장 안을 ...
    Views8437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