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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8 15:17

환상통(幻想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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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jpg

 

 교통사고나 기타의 질병으로 신체의 일부를 절단한 사람들에게 여전히 느껴지는 통증을 환상통이라고 한다. 이미 절단되었기에 통증은 사라졌을 법한데 실제로 그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통증뿐 아니라 가려움증도 있고 스멀거리기도 한단다. 절단 전에 자연스러운 생리적인 현상들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심지어 절단된 다리가 움직이는 느낌까지 있다고 한다. 의학적으로는 그 절단 부위에 있던 신경세포가 전달해 주는 감각을 받아들이던 두뇌가 잘못된 신호를 그대로 받아들임으로 나타나는 통증이라고 한다. 환상적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통증은 견디기 힘들다. 영어로는 Phantom Pain(유령통)이라한다.

 

 한 여성 장애인이 있다. 물론 필라델피아 얘기는 아니다. 모임에 나오면 행동이 튀고, 누구에게나 살갑게 다가가 인기가 높다. 항상 모두의 관심을 사고 싶어 하고 찬양이 시작되면 앞에 나가 과도한 율동으로 좌중의 시선을 빼앗아 간다. 그녀가 누군가를 만났고 어느 날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공표한다. 모두가 놀랐지만 새생명을 잉태한 그녀를 소중이 대했다. 자매는 입덧이 시작되었는지 사역자들에게 자꾸 맛있는 음식을 사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장애를 가진 자매가 임신을 하고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단장과 사역자들은 열심히 대접을 해 주었다. 그런데 시일이 지나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다. ‘상상임신’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자매의 모습은 여느 임산부와 똑같은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사람의 정신이 이렇게 무섭다.

 

 첫사랑을 못 잊어 하는 것도 일종의 환상통일 수 있다. 내 자의가 아닌 상대방의 이별통보로 헤어졌는데도 그 사람이 미워지기보다는 헤어진 아픔 때문에 괴로워하게 된다. 한편에서 끔찍이 사랑했을 경우 그런 증상이 심해진다. 그래서 함께 지냈던 장소를 찾아가 멍하니 앉아 있기도 하고, 상대방이 사는 동네에 서성대며 혹시 얼굴이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기대어보기도 한다. 그러다 밤이 되면 아픔이 다시 찾아와서 괴로움에 몸부림치기도 한다. 흔히들 상사병이라고도 하는 이것이 일종의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환상통 증상이다.

 

 오랫동안 해로하여 왔던 금슬 좋은 부부에서 이 환상통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너무나 사랑하던 사이였는데 한 사람이 먼저 가게 되면 남은 사람은 한동안 환상통에 시달리는 것이다. 꿈을 꾸면서 괴로워하기도 하고 함께 누웠던 침대를 보면 그리움에 허덕이다. 그럴 때는 당분간 함께 하였던 장소를 멀리 하고 먼저 간 사람에 대한 생각이 날 수 있는 물건들을 치워놓는 것이 좋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 이러한 환상통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향수병도 일종의 환상통이다. 내가 한국에서 상담공부를 하고 있을때에 시애틀에 이민을 가서 목회를 하는 사모님을 만난 적이 있다. 열악한 이민목회의 현실에 부딪히며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그녀는 결국 무서운 향수병에 걸리게 되었다. 어렵게 영주권을 받자마자 고국을 찾았다. 자신이 살던 고향으로 내달았다. 어릴 때 뛰어놀던 초등학교 교정을 서성이고 그네에 매어달리고 동리 곳곳을 미친듯이 쏘다녔다. 자다 말고 한밤중에 앞 시냇가에 뛰어들어 통곡을 하며 뒹굴었다고 했다. 그렇게 한달을 지내고 그녀는 사역지로 돌아갔다. 지금은 아무 흔들림 없이 사모로 살고 있다.

 

 장성한 아이를 떠나보낸 부모들은 다 환상통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 아이가 집을 떠나 멀리 학교에 진학을 하든지, 결혼을 해서 떠난 아이의 이름을 나도 모르게 부른다. 사랑한 만큼 많이도 아파하며 아이를 놓는다. 우리 부모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 환상통은 심리적으로만이 치료가 가능하고 완치 되는데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 다른 것에 몰입하며 더 높은 가치를 향해 나아 갈 때에 환상통은 자연스럽게 치유된다. 깨어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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