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6.05.21 14:47

밀당

조회 수 5881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출입문.jpg

 

 

 어디나 문은 미닫이와 여닫이가 있다. 미닫이는 옆으로 밀면 되지만 여닫이는 ‘밀고 당기기’가 분명해야 한다. 대개 음식점이나 일반 가게에는 출입문에 “Push” 혹은 “Pull”이라고 쓰여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문구에는 관심이 없다. 그냥 기분대로 당기거나 밀고 들어가려 한다. 습관이 그래서 무섭다. 얼마 전에 한국에 갔다가 안경점에 들렀는데 화장실에 가고 싶어 위치를 물었다. 한국은 어디나 그렇듯 화장실이 미국처럼 그리 흔치않다. 안경점을 나와 오른쪽 골목을 타고 자그마한 ‘샷시’ 대문에 들어서니 화장실이 눈에 들어왔다. 무심코 문을 당기고 당겼다. 꿈쩍도 하지 않았다. 힘껏 밀다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하였다. 그러면서 무지한 내 습관을 다시금 알아차렸다.

 

 분명히 “Push”라고 써있는데 당겨댄다. “Pull”이라는데 밀어댄다. 그래서 여닫이 문 밑에는 항상 글 킨 자국이 나게 된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알아차리기보다 평상시에 내 육감과 즉각 판단을 더 믿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걸음을 내디딜 때에 ‘오른발이 먼저 나가는지? 아니면 왼발이 먼저인지’를 구별하지 못한다. 교회나 강당에 들어섰을 때에 아무 생각 없이 방향을 잡는다. 오른쪽 좌석으로 가는 사람은 항상 그곳으로 향한다. 왼쪽을 택하는 사람은 항상 그쪽으로만 자리를 잡는다. ‘내가 왜 이러지?’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다시 돌아와서 “밀어야 하는지, 당겨야 하는지?”(밀당)는 항상 드나드는 문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연애를 할 때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연애학에서 ‘밀당’은 매우 중요한 법칙이다. ‘당기기’만 하는 사람이 있다. 자칫 ‘독선’이나 ‘집착’으로 오해 받을 수 있다. 상대방이 금방 지쳐버린다. 아버지가 과묵한 자매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소개팅에 나온 자상한 남자에게 마음이 끌렸다. 첫 데이트를 하고 집에 돌아오는 시내버스에서 남자의 카톡을 받는다. “잘 가고 계시죠?” 집에 도착할 때 쯤 다음 카톡이 도착한다. “오늘 너무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그것으로 끝났으면 오죽 좋으련만 쉴 새 없이 들어오는 카톡에 자매는 질려버리고 말았다. 자매는 혼자 중얼거린다. “차라리 아빠 같은 사람이 더 좋겠어.”

 

 반면 표현을 전혀 못하는 남자와 수년간 교제한 자매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긴 세월을 뒤로하고 둘은 헤어지고 만다. 궁금해서 자매에게 물었다. “아니 그렇게 오랜 시간을 만났는데 왜 헤어졌어?” 자매가 한숨을 쉬며 대답한다. “목사님, 그 사람 속을 모르겠어요. 결혼을 하자는 건지, 아니면 정말 나를 좋아하는 건지?” 결국 자매는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해서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고, 남자는 아직도 싱글이다. 그래서 깨달았다. 너무 느슨한 것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자녀교육도 ‘밀고 당기기’를 잘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전혀 속아주지 않는 부모는 지혜롭다 할 수 없다. 우리가 자랄 때를 생각해 보라! 잘못을 저질러 혼이 나고 매를 맞을 때에도 우리는 “모른다.”고 버텼다. 그 기 싸움에서 부모님이 끝까지 문초(?)를 했더라면 지금 살아있을 자식은 없다. 어느 정도 나무라다가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만 다음부터 걸리면 요절을 낼거야!” 겁을 주고는 넘어갔다. 그렇게 십수년을 “다음부터는”을 외치며 부모와 자녀는 인생을 엮어간다. 자녀들이 나이가 들어가면 부모는 그 엄청난(?) 권력의 자리에서 서서히 내려앉아야만 한다. 그때를 생각해서라도 적당한 ‘밀당’은 필수조건이다.

 

 부부사이도 이 법칙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남편을 너무 조이는 아내가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해서 “지금 어디야? 뭐해?” 물어온다. 어떤 아내는 너무 무관심하다. ‘들어오는지? 무엇을 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따져보면 둘 다 심각하다. 신혼 때는 귀찮을 정도로 아내에게 관심을 표하던 남편이 세월이 지나면 무심해 진다. 아내가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하고 와도, 모처럼 예쁜 옷을 사서 선보여도 전혀 알아보질 못한다. 그래서 아내는 오늘도 외롭다.

 

 이뿐이랴! 인간관계, 사업, 직장생활, 영적인 관리가 다 그렇다. 당길 때는 당겨야 하고 밀 때는 사정없이 밀어야 한다. “Push” 혹은 “Pull”을 잘 분별하고 조절하는 사람이 행복한 인생을 창출할 수 있다.


  1. 미묘한 결혼생활

    가정은 소중하다. 천지창조 시 하나님은 교회보다 가정을 먼저 만드셨다. 그 속에는 가정이 첫 교회라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하나님은 가정을 통해 참교회의 모습을 계시하셨고 파라다이스를 경험하게 하셨다. 하나님이 아담을 지으신 후 “독처하는 것...
    Views17036
    Read More
  2. 그것만이 내 세상

    우리 밀알선교단에는 다수의 장애인들과 장애아동들이 있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아울러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는 것도 삶이 평탄하지 않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18년 전, 밀알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하였을때에 전신마비 장애인이 ...
    Views17474
    Read More
  3. 그 애와 나랑은

    갑자기 그 애가 생각났다. 아무것도 모른 채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진학의 꿈을 향해 달리던 그때, 그 애가 나타났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서 전근을 자주 다니던 아버지(경찰)는 4살 위 누이와 자취를 하게 했다. 그 시대는 중학교도 시험을 쳐서 들어가던...
    Views17603
    Read More
  4. 창문과 거울

    집의 경관을 창문이 좌우한다. 창문의 모양과 방향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장면은 시야로 흡수되고 느낌을 풍성히 움직인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통유리가 있는 집에 살고 싶었다. 창을 통해 시원하게 펼쳐진 정원을 바라보는 것이 ...
    Views18075
    Read More
  5. 나무야, 나무야

    초등학교 1학년. 당시 아버지는 경기도 양평 지제(지평)지서에 근무중이셨다. 이제 겨우 입학을 하고 학교생활에 흥미를 가지게 될 5월초였다. 방과 후 집에 돌아와 친구랑 자치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나타나셨다. 그 시간이면 한창 근무할 때인...
    Views18180
    Read More
  6. 컵라면 하나 때문에 파혼

    팬데믹으로 인해 결혼식을 당초 예정일보다 5개월 늦게 치르게 된 예비 신부와 신랑. 결혼식 한 달을 앞두고 두 사람은 신혼집에 거주하면서 가구와 짐을 정리하며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주말에 신혼집을 찾은 예비 신부가 집 정리를 끝낸 시간은 자...
    Views18127
    Read More
  7. 우리 애가 장애래, 정말 낳을 거야?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는 것은 모든 부부의 바램이다. 임신소식을 접하며 당사자 부부는 물론이요,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다 축하하며 즐거워한다. 그런데 태아에게 장애가 발견되었을때에 부부는 당황하게 된다. ‘낳아야 하나? 아니면 다른 선택을 ...
    Views18117
    Read More
  8. 반 고흐의 자화상

    누구나 숨가쁘게 삶을 달려가다가 어느 한순간 묻는 질문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그토록 애를 쓰며 살아왔을까?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화가들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면 자화상을 그린다. 뒤...
    Views18190
    Read More
  9. 버거운 이민의 삶

    교과서에서 처음 배운 미국, 스펙터클 한 허리우드 영화, ‘나성에 가면’이라는 노래로 그리던 L.A. ‘평생 한번 가볼 수나 있을까?’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 뒹굴던 친구가 졸업하자마자 미국으로 떠나버린 날, 강주와 나는 자취방에서 ...
    Views18271
    Read More
  10. 기찻길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자란 동네에서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접하는 것이 있다. 바닷가 근처에 살았다면 푸른 바다와 그 위를 유유히 가르며 다니는 크고 작은 배들. 비행장 근처에 살았다면 헬리콥터로부터 갖가지 모양과 크기에 비행기를 보며 살게 된다. 나...
    Views24745
    Read More
  11. “안돼” 코로나가 만든 돌봄 감옥

    코로나 19-바이러스가 덮치면서 우리 밀알선교단은 물론이요, 장애학교, 특수기관까지 문을 열지 못함으로 장애아동을 둔 가정은 날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복지관과 보호센터가 문을 닫은 몇 달간 발달장애인 돌봄 공백이 생기면서 ...
    Views18984
    Read More
  12. 인생은 집 짓는 것

    어쩌다 한국에 가면 좋기는 한데 불안하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정든 일가친척들이 살고 있는 곳, 그리운 친구와 지인들이 즐비한 곳, 내가 태어나고 자라나며 곳곳에 추억이 서려있는 고국이지만 일정을 감당하고 있을 뿐 편안하지는 않다. 왜일까? 내 ...
    Views19833
    Read More
  13. 그러려니하고 사시게

    대구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절친 목사에게 짧은 톡이 들어왔다. “그려려니하고 사시게”라는 글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형교회를 목회하고 있다. 부친 목사님의 연세가 금년 98세이다. “혹 무슨 화들짝 놀랄만한 일이 생기더라도...
    Views18804
    Read More
  14. 부부는 『사는 나라』가 다르다

    사람들은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 신고만 하면 부부인 줄 안다. 그것은 부부가 되기 위한 법적인 절차일 뿐이다. 오히려 결혼식 이후가 더 중요하다. 결혼식은 엄청나게 화려했는데 몇 년 살지 못해 이혼하는 부부들이 얼마나 많은가? 왜 그럴까? 남편과 아내는...
    Views19355
    Read More
  15. 다시 태어나도 어머니는 안 되고 싶다

    장애를 가지고 생(生)을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일이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살아도 힘든데 장애를 안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버거운지를 당사자가 아니면 짐작하지 못한다. 나는 장애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말한다. “목사님은 장애도 아니지요? ...
    Views18776
    Read More
  16. 지금 뭘 먹고 싶으세요?

    갑자기 어떤 음식이 땡길 때가 있다. 치킨, 자장면, 장터국수, 얼큰한 육개장, 국밥등. 어린 시절 방학만 하면 포천 고향 큰댁으로 향했다. 나이 차이가 나는 사촌큰형은 군 복무 중 의무병 생활을 했다. 그래서인지 동네에서 응급환자가 생기면 큰댁으로 달...
    Views19180
    Read More
  17. 인내는 기회를 만나게 된다

    건강도 기회가 있다. 젊을 때야 돌을 씹어 먹어도 소화가 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며 조금만 과식을 해도 속이 부대낀다. 그렇게 맛있던 음식이 땡기질 않는다. 지난 주간 보고 싶었던 지인과 한식당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5개월 만에 외식이었다. 얼굴이 ...
    Views19780
    Read More
  18. 오솔길

    사람은 누구나 길을 간다. 넓은 길, 좁은 길. 곧게 뻗은 길, 구부러진 길.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길이 생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애씀이 있었는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길의 종류는 많기도 많다. 기차가 다니는 ...
    Views20576
    Read More
  19. 백발이 되어 써보는 나의 이야기

    한동안 누구의 입에나 오르내리던 대중가요가 있다. 가수 오승근이 부른 “내 나이가 어때서”이다.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점점 희어지...
    Views19053
    Read More
  20. 말아톤

    장애아동의 삶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만든 영화제목(2005년)이다. 제목이 “말아톤”인 이유는 초원(조승우)이 일기장에 잘못 쓴 글자 때문이다. 영화 말아톤은 실제 주인공인 자폐장애 배형진이 19세 춘천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서브쓰리...
    Views1956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