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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태어나면 자녀로 산다. 부모가 능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 그늘 아래에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나이가 들어서야 깨닫게 된다. 철없이 투정을 부리고 때로는 부모의 마음을 속타게 하며 자라난다. 장성하여 부모가 되고 나면 그분들의 노고와 사랑이 가슴에 저민다. “, 그때 우리 엄마(아빠)의 마음이 그랬겠구나!” 어린 모습 그대로일지 알았는데 어느새 가정을 꾸미고 자식을 키우는 모습속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절감한다. 귀엽고 앙증맞던 모습은 어디로 가버리고 어엿한 엄마로 아가의 칭얼거림을 달래는 모습이 대견하다.

 

  요사이 젊은 부부들을 본다.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고상하다. 절대로 나무라거나 면박을 주지 않는다. 타이르고 차분히 설득한다. 부럽다. 한편 부끄럽다. 우리 세대는 부모의 롤모델이 없었다. 엄마는 오로지 집안일에 매진하는 안사람이었고, 아버지는 늘 바쁘셨다. 진정 바깥양반이었다. 엄마와 있으면 편안했지만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시면 행동거지가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요사이 젊은 아빠들은 다정다감하다. 외출을 하면 짐과 아이들을 모두 떠맡는다. 기세등등하던 아버지 상은 훨씬 부드러운 이미지로 바뀌어졌다.

 

  이미 출가한 아이들을 보면 그래서 미안하다. 젊은 아빠는 목회를 한다는 핑계로 새벽예배에 나가면 온종일 교회에서 지냈다. 심방을 하고 전도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간혹 친구 목사들 모임이 있을때면 어머니에게 아이들을 맡겨놓고 다녀왔다. 아이들은 언제 집에 오느냐?”고 전화를 해댔고 빨리 씻고 자라고 소리만 질러댔다.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을 목말라할때에 나는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 가족모임을 가질 때 가끔 아이들이 자신들은 방관의 존재였다는 말을 한다. 가만히 듣기만한다. 때로는 미안하다라고 한다. 나이가 드니 애비가 해준일이 솔직히 하나도 없다. 누구처럼 등록금을 대준적도 없고, 공부할때에 곁에서 학습을 도와준적도 없으니 말이다.

 

  그런 와중에도 불평없이 잘 자라준 것이 고맙다. 대학을 졸업하고 유수한 회사에 취업하여 꿈을 펼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좋은 믿음의 짝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주니 더 바라는 것도 없다. 하지만 따져보면 그 누구가 자식 앞에 당당할 수 있을까? 젊을때는 자식이 보이지 않는다. 회사 생활에 쫓기고 사업을 하느라 여념이 없고, 가족부양에 매진해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그런데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보니 아이가 아이가 아니다. 이제 부모의 손길을 벗어난 세대에 가 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훨훨 짝을 찾아 날아간다. 효성스러운 자녀들도 많이있지만 나이가 들어 자식들을 오매불망 기다리며 사는 부모의 마음을 그들은 얼마나 헤아릴까?

 

  자식은 내 맘대로 안된다는 말이 있다. “인생이 내 맘대로 안된다는 것을 알게 하기위해 하나님이 자식을 주셨다는 말도 있다. 어리면 어린대로 서서히 자라가며 사춘기에 접어들어 성장통을 겪을 때는 어디까지 개입하며 돌보아야 하는지 감이 오질 않는다. 그리고 청년, 사회인,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자식들을 부모는 평생 가슴앓이를 하며 지켜보아야만 한다. 부모는 누구나 자식이 건강하기를, 행복하기를 기도하며 산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모든 자녀가 그렇게 평탄하게 살아주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을 방문했다가 충격적이 소식을 접했다. 옛날 내가 부목사로 섬기던 교회. 당시 담임 목사의 장남은 장로가 되어 그 교회를 충성되이 섬기고 있다. 그런데 그의 차남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였다. 나이가 31. 가슴이 탁 막혀왔다. 고이 길러온 아들을 잃고 중직인 그가 너무 가슴이 아파 교회도 나가지 않는다는 말까지 들었다. 얼마나 처절한 이야기인가?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했다. 남은 날을 자식을 그리워하며 살아갈 부부의 모습에 가슴이 미어졌다.

 

  뚝뚝하던 아버지가 아들이 집영통보를 받고 연병장으로 들어갈때에 닭똥같은 눈물을 흘린다. 타주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들의 짐을 기숙사에 풀어주고 작별 허그를 나누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부모는 흐느껴 울게 된다. 자식은 소중한 선물임이 틀림없지만 평생 가장 큰 무게로 눌러오는 저울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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