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5.11.25 06:03

올림픽 향연 8/20/2012

조회 수 664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성화.jpg

 

 

장장 17일 동안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었던 “런던 올림픽”이 대단원에 막을 내렸다. 사람은 참 영리하다. 어떻게 그런 다양한 운동 경기를 만들어 내고 언어와 피부색이 다른 150여 개국의 사람들을 한곳에 모아 올림픽을 열 생각을 했는지 신기하다. 어김없이 약속된 장소에서 4년 동안 땀 흘려 준비해 온 기량을 겨루며 축제의 한마당을 질서정연하게 즐기는 모습은 놀랍기 그지없다. 달리고 던지고 날아오르고 자그마한 ‘탁구공’으로부터 가장 큰 ‘축구공’에 이르기까지 공의 움직임에 울고 웃는 올림픽은 풍파 많은 세상에서 잠시 시름을 달랠 수 있는 삶의 보너스인지 모른다.

경기를 지켜보며 시간의 기초단위인 1초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펜싱 선수 “신아람”은 몹시도 더디가는 ‘1초’로 인해 4강전에서 탈락하는 불운을 경험해야만 했다. 억울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매트에 주저앉아 흐느끼는 한국낭자의 모습은 너무도 가련했다. 여자 핸드볼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연장 후반 골인시킨 볼이 “단 1초를 경과하였다.”는 판정으로 날아갔고 결국 재연장전에 돌입하였지만 스페인에 패하는 장면을 지켜 보아야안 했다. “우리 선수들이 너무 순진하고 수줍고 착하다.” 강재원 감독이 준결승에서 패한 뒤 라커룸에서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을 보고 취재진에게 한 말이다.

남자들은 체질적으로 축구를 좋아한다. 폭풍이 몰아치듯이 드리블을 해가다가 ‘슛’한 볼이 골망을 뒤흔들 때에 사나이의 가슴도 덩달아 흔들린다. 한국 축구팀이 예선에서 1승 2무의 전적으로 8강전에 돌입하였을때에 ‘그것으로도 한국 축구는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8강전에서 맞붙을 팀이 축구의 종주국 “영국”이었기에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120분의 사투 끝에 그 어마어마한 영국을 침몰시키고 우리는 당당히 준결승에 올랐다. 우승까지 넘보았던 꿈은 좌절되고 말았지만 한국 축구 역사상 올림픽에서 동메달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정말 가슴이 시원해지는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남아공의 의족 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의 역주장면은 결과에 관계없이 격한 감동을 주었다. 비닐하우스에서 살아가는 부모님을 위해 어려운 형편에도 훈련비를 모아 부모님께 용돈을 보내드리며 효도를 했다는 체조선수 “양학선”의 효심이 갸륵했고 의연하게 경기에 임하여 한국체조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선사하는 어린 청년의 모습에서 한국의 미래를 보았다. 레슬링에 출전한 김현우 선수는 부상으로 한쪽 눈이 안 보이는 악조건 속에서도 투혼을 불살라 금메달 리스트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갑자기 태극기를 펼쳐놓고 절을 하더니만 자신을 4년 동안 코치해준 분들에게 큰절을 하는 선수의 모습에 웃음 지으며 뭉클함을 느꼈다.

아예 인대가 거의 끊어져있는 상태로 그 아픔을 참으며 결국 해내고야만 송대남. 죽기 살기로가 아니라 그냥 죽기로 생각하고 한 쪽을 거의 못 쓰는 부상을 이기고 금메달을 거머쥔 김재범. 인간의 극한 한계를 넘어서서 승리한 메달리스트들의 모습이 그렇게 커보일수가 없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꼭 메달을 따야만 감동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기대가 컸던 역도 “장미란”이 노메달의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얼굴에 살짝 미소를 머금으며 무릎을 꿇어 감사기도를 드리는 모습은 올림픽 내내 지워지지 않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우리가 당신들을 응원하는 게 아니라 당신들이 우리를 응원하고 있네요. 고맙습니다. 자랑스러운 태극전사 여러분.” 역발상의 광고카피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올림픽은 실로 각본 없는 드라마이다. 유력하던 선수가 기대치를 넘어서지 못하고 주저앉는 모습에 사람들은 탄식한다. 전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선수가 뜻밖에 성적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100m 육상경기는 단 10초안에 끝이 난다. 구기 종목은 진액을 다 쏟아야만 하는 몇시간의 사투가 요구된다. 그리고 올라서는 시상대. 아! 얼마나 감격스러운 시간인가? 당사자만 행복한 것이 아니다. 바라보는 자국민들은 얼마나 힘을 얻고 응원을 받는지 모른다. 올림픽의 성화는 꺼졌지만 사람들의 가슴에 지펴진 감동의 불길은 영원히 살아있으리라! “그대가 자랑스러운 건 당신이 딴 메달이 아니라 당신이 흘린 땀입니다.”


  1.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8/4/2012

    칼럼 제목만 보고는 그 옛날에 보았던 영화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듯싶다. ‘비비안리’와 ‘마론 브란도’가 스타덤에 올라섰던 그 영화 말이다. 영화에는 뉴올리언즈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로 다른 세인물의 인생철학이 뚜렷하게 드...
    Views73551
    Read More
  2. 요령의 미학 6/13/201

    내가 할 수 있는 음식은 전무하다. 라면이야 누구나 끓이는 것이고 요리라 이름 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나는 없다. 단, 밥은 잘한다. 이것은 내 아내와 아이들도 인정을 하는 면이다. 아마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자취를 한 이력 ...
    Views64295
    Read More
  3. No Image

    외로운 사람끼리

    인생은 어차피 외로운 것이라고 들 한다. 그 외로움이 때로는 삶을 어두운 데로 끌고 가지만 외롭기에 거기에서 시가 나오고 심금을 울리는 노래가 나오는 것 같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두려워한다. 외로움이 두렵다기보다 그 상황을 더 무서워하는지도 모른다...
    Views42208
    Read More
  4. 외다리 떡장수

    최영민(48)은 다리 하나가 없다. 어릴 적에는 부모에게 버려진 아픔이 있다. 열살이 되던 해, 하교 길에 횡단 보도를 건너다 버스에 치어 왼쪽 다리를 잃었다. 사고 후 그는 너무 절망해서 집안에 틀어박혀 살았다. 그러다가 매일 도서관을 찾는 일이 일상이 ...
    Views4611
    Read More
  5. 왜 남자를 “늑대”라고 하는가?

    나이가 든 여성들은 잘생기고 듬직한 청년을 보면 “우리 사위 삼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든 남성들은 예쁘고 매력적인 자매를 보면 다른 차원에서의 음흉한 생각을 한다고 한다. 물론 점잖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
    Views28161
    Read More
  6. 완전할 수 없는 인간의 그늘

    사람은 생각할수록 신비로운 존재이다. 우선 다양성이다. 미국에 살기에 실감하지만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를 뿐 아니라 문화가 다르다. 따라서 대화를 해보면 제스추어도 다양하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정적이다. 대부분 목소리 톤이 낮다. 끄덕이며, 반...
    Views7481
    Read More
  7. 올림픽 향연 8/20/2012

    장장 17일 동안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었던 “런던 올림픽”이 대단원에 막을 내렸다. 사람은 참 영리하다. 어떻게 그런 다양한 운동 경기를 만들어 내고 언어와 피부색이 다른 150여 개국의 사람들을 한곳에 모아 올림픽을 열 생각을 했는지 신기하...
    Views66479
    Read More
  8. 오체불만족 7/22/2010

    『오체 불만족』은 일본에 중증장애인 “오토다케 히로다타”가 지은 책이름이다. 책 속에는 그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일상이 오롯이 담겨있다. 오토다케는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이 태어났다. 산모가 충격을 받을까봐 낳은 뒤 한 달 ...
    Views87217
    Read More
  9. No Image

    오체불만족

    일본인 ‘오토다케’는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이 태어났다. 산모가 충격을 받을까봐 낳은 뒤 한 달 후에야 어머니와 첫 만남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는 놀라지도 않고 “귀여운 우리 아기”라고 말하며 아가를 끌어안는다...
    Views3656
    Read More
  10. 오솔길

    사람은 누구나 길을 간다. 넓은 길, 좁은 길. 곧게 뻗은 길, 구부러진 길.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길이 생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애씀이 있었는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길의 종류는 많기도 많다. 기차가 다니는 ...
    Views21892
    Read More
  11. 오디

    날마다 출근하는 아내가 오늘따라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있다.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며 조금 더 기다리다보니 현관문이 열리고 아내가 무언가 잔뜩 담긴 용기를 내어민다. “이거 드셔!” “뭔데?” 들여다보니 ‘오디’였다. &...
    Views7818
    Read More
  12. 오늘도 이 길을 가리라 8/4/2012

    20대에 소명을 받고 신학도의 길에 접어들어 젊은 31살 나이에 목사가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학을 거쳐 신학대학원에 들어 가보니 늦깍이 신학생들이 많았다. 동생뻘 되는 학우들 틈에서 만학도의 길을 걸어가느라 애를 쓰던 동기들의 모습이 참 안쓰...
    Views66243
    Read More
  13. 오늘 행복하세요! 6/3/2013

    ‘역사’(History)라고하면 굉장히 장구한 세월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오늘이 반복되는 것이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 엮어지면서 역사의 장은 이어져 간다. 어제는 어제대로 소중하다. 또 내일이 있기에 사람들...
    Views71262
    Read More
  14. 영혼의 서재를 거닐다

    사람은 누구나 지성, 이성, 감성을 가지고 있다. 이 성향이 얼마나 조화로우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성이 드러난다. 사람들은 눈과 귀, 촉감을 통해 판단하고 결정한다. 너무도 불확실한 것임에도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생을 이어간다. 하지만 그 모든 것 위에 ...
    Views16331
    Read More
  15. No Image

    영웅견 “치치”

    미국에 처음 와서 놀란 것은 미국인들의 유별난 동물사랑이다. 오리가족이 길을 건넌다고 양쪽 차선의 차량들이 모두 멈추고 기다려주는 장면은 감동이었다. 산책하는 미국인들의 손에는 반드시 개와 연결된 끈이 들려져있다. 덩치가 커다란 사람이 자그마한 ...
    Views40004
    Read More
  16. 영옥 & 영희

    장애아를 둔 학부모들은 일평생 무거운 돌에 짓눌려 있는 듯한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한다. 옆집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자라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기대임을 실감하면서 말이다. 소중한 내 아이에 대한 사랑은 그 누구보다 진하다. 남들 눈에는 어떻게 ...
    Views7565
    Read More
  17. 연필, 그 속에 들어있는 이야기

    우리는 연필세대이다.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사용하던 연필은 지금 생각하면 ‘열악’ 그 자체였다. ‘연필심’이 물러 뭉그러지기도 하고 어떤 것은 너무 날카로워 공책을 찢어놓기 일수였다. 어떨 때는 글씨를 쓰다가 연필이 반쪽...
    Views76813
    Read More
  18. 연날리기

    바람이 분다. 겨울이라 그런지 바람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훑어대며 내는 소리는 ‘앙칼지다’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된다. 내가 어릴 때는 집이 다 창호지 문이었다. 어쩌다 자그마한 구멍이라도 생기면 파고드는 칼바람의 위력...
    Views28383
    Read More
  19. 역할

    사람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실감하게 되는 때는 바로 내 역할을 깨닫는 시점이다. 매사에 조건과 배경을 따지면서 우열을 가리는 세태가 되면 삶이 피곤 해 진다. 우리 세대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입시를 치러야 했다. 야속한 것은 우리...
    Views11482
    Read More
  20. 여자와 거울 1/11/2014

    거울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 두메산골에 사는 한 부인네가 서울로 일을 보러 가는 남편에게 “거울을 사다 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남편이 사온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아내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거울 속에 묘령의 여자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평...
    Views8145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