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7.04.28 17:14

버려진 아이들

조회 수 517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Resized_20150122003959_0.jpg

 

 세상은 평온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 하지만 어둠 진 곳에서는 가정에서 버려져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너무도 많다. “경호”는 17살이다. 부모는 3살 때에 이혼을 했다. 이후 경호는 아버지 손에 자랐다. 경호 아버지는 공장에서 사고를 당해 손가락 네 개를 잃었다. 한 몸 챙기기도 어려웠던 아버지는 경호를 고아원에 보낼 생각도 했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경호는 아버지와 얼굴 볼 시간이 적었다. 경호의 집은 서울이었고 아버지는 지방에 있는 공장에 다녔다. 무슨 일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늘 피곤에 절고 술에 취해 밤늦게야 들어왔다. 집세는 항상 밀려 있었고 아버지는 ‘툭’하면 경호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성장한 경호에게서도 폭력성이 나타났다. 학교에서 늘 친구들을 때리고 괴롭혔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가출을 해봤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엔 진학을 못한 채 2년을 놀았다. 후에 입학한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친구들을 꼬드겨 학교 수업을 빼먹는 일이 잦았다. 출석일수 중 73일을 빠질 정도였다.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타다 경찰서에 잡혀가기도 했다. 학교에 다니는 의미도 못 찾고 아버지한테 잔소리 듣고 얻어맞는 것도 지겨워진 경호는 올해 본격적으로 가출을 했다.

 

 거리에서 만만한 아이들을 골라 돈을 빼앗거나 지하도에서 앵벌이를 했다. 돈이 조금 생기면 PC방에 가서 밤을 지냈고, 돈이 많으면 찜질방에서 잤다. 밤 10시 이후에는 미성년자들의 출입이 통제되는 곳이지만 소주를 마시고 들어가면 아무도 잡지 않았다. 돈이 없으면 지하 주차장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다. 밥은 앵벌이 한 돈으로 사먹거나 식당에서 사정을 해 얻어먹었다. 그것보다는 편의점에서 사 먹은 컵라면이 더 많았다. 거리에서 오가다 만난 5명이 이렇게 몰려다녔다. 지난 4월말 <청소년 쉼터>를 찾았지만 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혜미”(女)는 19살이다. 지난 겨울, “혜미” 친구 “정현”이와 공원 화장실에서 덜덜 떨고 있었다. 밤을 넘기긴 해야겠는데, 갈 곳도 없고 바깥 날씨는 추웠다. 한 달 가량의 거리 생활 끝에 혜미는 청소년 상담전화인 ‘1388 전화’에 도움을 청했다. 혜미의 부모는 혜미가 산부인과 신생아실에 있던 일주일 사이 이혼했다. 이후 외가 집에서 자라던 혜미가 어머니를 처음 본 것은 아홉 살 때. 그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살았지만, 혜미를 가졌을 때 아버지한테 많이 맞았다는 어머니는 그 화풀이를 고스란히 혜미에게 해댔다.

 

 “넌 어쩔 수 없이 낳은 거야”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16시간 동안 쉬지 않고 때린 적도 있다. 혜미가 뇌수막염을 앓아 자리에 누웠을 때는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혜미는 ‘이대로 살다가는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5년 전부터 가출을 시작했다. 몇 차례 가출과 보육원 생활을 반복하다, 지난해부터는 낮엔 거리를 헤매고 밤엔 친구 집에서 잠만 자는 생활을 했다. 이를 못 마땅히 여기는 친구 어머니 때문에 결국 지난해 말 친구 집에서도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한겨울, 본격적인 거리 생활이 시작됐다. 공원 같은 곳에서 밤을 새우고 찜질방이나 PC방에 가기도 했다. 돈이 떨어지면 앵벌이를 하거나 어린 아이들 돈을 빼앗았다. 공원에서 밤을 새우게 되면 온 신경이 곤두섰다. 친구인 정현이와 밤늦게 공원에 앉아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다가와 몸을 더듬어 황급히 도망친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집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들지 않았다. 무엇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설사 어머니가 때리지 않고 천사처럼 잘 해주더라도 과거의 일은 결코 지워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서울 ㄱ쉼터로 옮겨진 혜미는 정신과 진료에서 정서불안과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6달 가량 쉼터 생활을 한 혜미는 곧 성인이 되고 퇴소 날짜가 다가올수록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지 막막한 심정뿐이다. 검정고시 공부를 시작했다는 혜미는 스스로 다짐하듯 말했다. “검정고시 통과하면 취직은 되지 않겠어요?” 이렇듯 버려진 아이들이 곳곳에서 자라나고 있다.

 그들의 상처, 아픔은 분노와 증오로 분출되고 있다. 이 땅에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자.

 

 


  1. 이제 문이 열리려나?

    어느 건물이나 문이 있다. 문의 용도는 출입이다. 들어가고 나가는 소통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요사이 다녀보면 문이 다 닫혀있다. 상점도, 음식점도, 극장도, 심지어 열려있어야 할 교회 문도 닫힌 지 오래이다. COVID-19 때문이다. 7년 전, 집회 인도 차 ...
    Views20057
    Read More
  2. 배캠 30년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안타깝게도 음악을 접할 기회가 쉽지 않았다. TV를 틀면 다양한 음악 채널이 잡히고 유튜브를 통해 듣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듣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대였다. 길가 전파사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Views19519
    Read More
  3. 부부의 세계

    드라마 하나가 이렇게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을까? 종영이 된 지금도 <부부의 세계>는 여전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여운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가족 드라마라 생각하고 시청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미모와 탁월한 연기력을 겸...
    Views19685
    Read More
  4. 학습장애

    사람은 다 똑같을 수 없다. 공동체에 모인 사람들은 나름대로 개성이 있고 장 · 단점이 있다. 어떤 사람은 악보를 전혀 볼 줄 모르는데 음악성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는데 천재적인 작품을 그려내기도 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
    Views20412
    Read More
  5. Small Wedding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부부의 연을 맺고 가정을 이루게 된다. 우리 세대는 결혼적령기가 일렀다. 여성의 나이가 20대 중반을 넘어서면 노처녀, 남성은 30에 이르르면 노총각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세태가 변했다. 이제는 30이 넘어도 ...
    Views20473
    Read More
  6. 지금 나의 바람은?

    사람은 평생 꿈을 먹고산다. 꿈을 잃어버리는 순간 그는 죽은 사람과 매한가지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꿈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야지요?” “하이고, 내 나이가 지금 몇 살인데요?” “꿈은 무슨 꿈이예요? 다 배부른 소리지?&r...
    Views20150
    Read More
  7. 인생의 나침반 어머니

    5월이다. 싱그럽다. 아름답다. 온갖 꽃들이 피어나 향연을 벌이고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마주 보고 있는 5월. 추웠던 겨울과 다가올 무더운 여름 틈새에 5월은 자리하며 계절의 여왕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 5월의 한...
    Views20268
    Read More
  8. 왜 남자를 “늑대”라고 하는가?

    나이가 든 여성들은 잘생기고 듬직한 청년을 보면 “우리 사위 삼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든 남성들은 예쁘고 매력적인 자매를 보면 다른 차원에서의 음흉한 생각을 한다고 한다. 물론 점잖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
    Views26976
    Read More
  9. 한센병은 과연 천형(天刑)일까?

    병(病)의 종류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의학이 발달하면 할수록 희귀병은 늘어만 간다. 지금 우리는 듣도보도 못한 바이러스로 인해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있다. 옛날에 가장 무서운 병은 “문둥병”이었다. 표현이 너무 잔인하...
    Views27636
    Read More
  10. 어쩌면 오늘일지도

    전화벨이 울렸다. 뉴욕의 절친 목사 사모였다. “어쩐 일이냐?”고 물을 틈도 없이 긴박한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지금 목사님이 코로나바이러스 양성판정을 받고 상태가 악화되어 맨하탄 모 병원 중환자실에 들어가셨어요.” 앞이 하...
    Views25928
    Read More
  11. 인생 참 아이러니하다

    가수 소향, 그녀를 처음 본 것은 한국 양재동 횃불회관에서였다. SBS 관현악 김정택 단장이 친히 사회를 보며 진행되었는데 집회가 한창 무르익어 갈 즈음에 생소한 CCM 가수가 소개된다. 12월이서인지 자매는 “오, 거룩한 밤”을 불렀다. 특이한 ...
    Views24899
    Read More
  12. 모든 것은 밥으로 시작된다

    “식구가 얼마나 되십니까?” 식구(食口)? 직역하면 ‘먹는 입’이다. 너무 노골적인 것 같지만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이 가족이다. 태어나면서부터 함께 밥을 먹고 성장하며 함께 얽혀 추억을 만든다. 그래서 가족은 인류의 가장 소중한...
    Views23717
    Read More
  13. ‘장애우’가 아니라 장애인!

    사람에 대한 호칭이 중요하다. 성도들이 목사님이라고 부르면서 강단에 올라 대표 기도를 할 때에는 그 명칭이 다양해진다. “목사님, 주의 사자, 종”은 이해가 간다. 어떤 분은 “오늘 주의 종님이 말씀을 증거하실때에…”라고 ...
    Views24824
    Read More
  14. 위기는 스승이다

    인생을 살면서 형통과 평안만 계속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연세 드신 분들과 대화를 해보면 공통점이 있다. 다 고생한 얘기뿐이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서 보릿고개의 고통을 겪으며 버틴 일, 6 · 25사변을 만나 피난 갔던 일 등. 인생은 예측불가이다....
    Views24957
    Read More
  15. 평범한 일상이 그립습니다!

    신학대학 2학년이 되면서 교육전도사 임명을 받았다. 그렇게 커보이던 전도사, 바로 내가 그 직함을 받고 누구나 “이 전도사님!”이라 부르는 자리에 선 것이다. 까까머리 고교시절부터 성장해 온 그 교회에서 이제 어린이들에게 설교를 하고 함께...
    Views25736
    Read More
  16. 부모는 영화를 찍는 감독

    남녀는 성장하며 이성을 그리워한다. 어린 마음에 이성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구름 위를 걷는 몽환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그 애만 보면 가슴이 뛴다. 그 애와 우연히 눈만 마주쳐도 밤을 설친다. 그렇게 연민을 품다가 드디어 연(緣)을 맺는다. 내가 좋아할...
    Views23596
    Read More
  17. 소아마비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롭게 느껴지던 어린 시절. 나의 부모님은 어디나 가기를 좋아하던 나를 언제나 데리고 다니셨다. 몸이 온전치 못한 아들, ‘기우뚱’거리며 걸어 다니는 아들이 그분들에게는 조금도 어색하거나 부끄럽지 않으셨나 보다. &lsq...
    Views23244
    Read More
  18. 목사님의 구두뒤축

    세상이 많이 변했다. 내가 신학대학을 다니던 시절. 언론사에서 유명여대생들을 대상으로 결혼 상대자에 대한 직업 선호도를 조사한 바 있다. 물론 상위에는 소위 사字가 들어가는 직업이 랭크되었다. 과연 목사는 몇위였을까? 18위였다. 공교롭게도 17위는 ...
    Views23938
    Read More
  19. 아픔까지 사랑해야 한다

    인생을 고해(苦海)라고 한다. 진정 삶이란 그렇게 풀어내기 힘든 과제일까?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별 어려움 없이 다들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만 힘들고 꼬이는 생을 살아가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들어가 보면 나보다 더 허덕거리며 살고 ...
    Views24544
    Read More
  20. 겨울이 전하는 말

    겨울은 춥다, 길다. 지루하다. 하지만 그 겨울이 전해주는 말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깊은 내면으로 빨려 들어가는 마력이 있다. 겨울은 해를 바꾸는 마술을 부린다. 열심히 살아온 정든 한해를 떠나보내게 하고 신선한 새해를 맞이하는 길목이 겨울이다. 남미...
    Views2632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