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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후반의 한 중년 여인으로 부터 아주 긴 사연의 편지가 도착했다. 자기 남편이 이번에 부도가 났는데 그것도 두 번째라는 것이다. 그동안 느낌이 안 좋아서 물어보면 항상 “괜찮다.”라고 대답을 해왔다. “자기 걱정 하지 말고 자식들이나 잘 키우라.”고 당부를 한다. 그렇게 넘어가며 살았는데 급기야 부도가 나고 완전 빈털털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남편과 자식들을 버릴 수는 없다며 남편을 한번 만나달라는 간곡한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여인은 덧붙인다. “남자들은 도대체 왜 그래요? 미리 이야기를 하면 뭐가 어때서. 어떻게 손을 써볼 수 없게 해놓고서는... 남자들은 왜 그래요?”

여자와 함께 여행을 가거나 밤길을 걷게 되었을 때. 무서운 영화를 볼 때도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무섭다.”고 말을 하지 않는다. 실제로는 엄청 무서운데 말이다. 그게 남자다움인 줄 안다. 남자들 속에는 여자들이 알지 못하는 무서운 자존심이 숨어있다. 남보다 우월해야 하고 결코 져서는 안 된다. 대범하고 용감하며 성공하고 믿음직스러워야 한다. 과시욕이 넘친다. 저 친구보다 더 좋은 차를 타야하고 골프를 할 때도 누구보다 먼 거리로 공을 날려야 한다. 더 높은 권력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부는 기본이고 아첨과 상납까지 망설이지 않는다. 결국 남자를 가두는 것은 남자 자신이다.

한국에서 영성훈련 리더를 할 때에 일이다. 50대 중반의 한 남자가 자리를 함께했다. 좋은 대학을 나와 대기업을 다니다가 독립을 해서 중소기업을 일으킨 CEO이다. 잘 나가다보니 자신감도 붙었다.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다. ‘이번만 잘되면 이젠 부러울 것이 없는 삶을 살 것이라.’는 희망에 젖어서 온 힘을 다해서 사업에 몰두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생각처럼 사업이 잘되지 않습니다. 믿었던 동료가 배신을 한다. 경쟁 업체로 직원들이 이동을 한다. 결국은 잘 나가던 회사까지 부도가 나게 된다. 그런데도 집에는 아무 일이 없는 듯이 매일 아침에 출근을 하고 저녁에 퇴근을 한다. 생활비는 이 친구 저 친구들에게 빌려서 아내에게 매월 가져다준다. 집 식구들은 회사 사정을 전혀 모른다.

내가 물었다. “아니, 왜 아내와 자식들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사내가 대답한다. “어떻게 그것을 이야기해요. 부도가 났다는 것은 인생 실패 했다는 것인데,” 아내와 자식들 얼굴을 보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느냐는 것이다. 죽으면 죽었지 못한다고 했다. 둘러앉은 참가자 중에 누구보다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경청하던 한 자매에게 물었다. “이런 사람이 자기 남편이라면 어떻겠어요?” “아주 괘씸합니다.” 그 옆에 앉아있던 여인이 치고 들어온다. “제 남편도 꼭 그래요. 말을 안 합니다. 나를 애기 취급해요.”

가족이 무엇일까? 서로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기쁨만이 아니라 아픔도 공유하는 것이 가족이다. 그런데 남자는 그게 잘 안 된다. 사나이를 중앙으로 불러내었다. 눈을 감게 했다. 조용히 깊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자신이 당한 고통을 직면하게 했다. 그리고 따라하게 했다. “여보, 나 부도났어!” 모기 소리 만하게 따라한다. “더 크게 하라.”고 소리쳤다. “여보, 나 부도났어!” 한마디를 덧붙인다. “여보, 나 너무 힘들어!” 사나이의 어깨가 들먹이기 시작한다. 흐느낌은 통곡으로 변해간다.

이제 어머니를 만나게 한다. “엄마, 나 부도났어. 어떻게 해. 미안해 엄마, 걱정 끼쳐서” 사나이는 이내 뒹굴기 시작한다. 눌러 두었던 어린이 성이 살아나게 한 것이다. 사람의 천진성이 살아나고 올라와야 문제들을 쉽게 풀어내게 된다. 그렇게 한참동안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치유 작업을 마친 후 남자의 얼굴빛이 달라져 있었다. 얼굴에서 빛이 난다. 환하고 편안한 얼굴로 돌아온 것이다. 긴장과 두려움에서 놓여난 그 남자가 고백한다. “십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 간 것처럼 숨이 깊게 쉬어 집니다. 이젠 뭐든지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아무도 몰래 제빵 기술을 배워 왔습니다. 집에 가서 다 이야기 하고 빵집을 차려서 저 다시 한 번 시작해보겠습니다.” 이게 진짜 남자다. 울자, 고백하자, 그리고 멋지게 일어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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