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45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할아버-1.jpg

 

 

 

2013년의 달력이 달랑 한 장 남았다. 숨 가쁘게 달려 오다보니 어느새 한해의 끝자락이 보인다. 이제 곧 ‘2014년’이 친한 척을 하며 다가오겠지. 오랜 세월 청춘을 바쳐 몸담았던 직장을 정년퇴직한 분의 넋두리이다. 퇴직을 하자마자 소홀했던 자기충전을 위해 들어간 곳은 세계적인 명문인 <하바드 대학원>이었다. 이름은 거창하지만 <“하”는 일도 없이 “바”쁘게 “드”나드는 곳>이다. 그곳을 수료하고는 “동경대학원”에 들어간다. <“동”네 “경”로당>이었다. 그 다음에 기다린 곳은 <방콕대학원>이다. <“방”에 “콕”> 틀어 밖혀 사는 것을 뜻한다.

그러는 사이 학위라고나 할까? 감투라고 해야 할까? 처음 얻은 것은 <화백> <“화”려한 “백”수>. 두 번째로는 <장노>이다. 교회에 열심히 나가지도 않았는데 웬 <장노>냐고? <“장”기간 “노”는 사람>을 말한다. <장노>로 얼마간 있으니 이젠 <목사>가 되어있더군! <“목”적 없이 “사”는 사람.> 기독교 감투만 쓰면 종교적으로 편향되었다고 할까봐 불교 감투도 하나 썼다. <지공선사> “지”하철 “공”짜로 타고 경로석에 앉아 눈을 감고 “참선”하니 <지공선사>가 아닌가! 넋두리를 듣다보니 웃을 수도 없다.

젊음은 좋고 늙음은 나쁜 것인가? 결코 아니다. 그것은 생각일 뿐이다. 젊음은 젊음대로 좋고, 늙음은 늙음대로 좋다. 스위스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앙리 아미엘’이 이런 말을 했다.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지 아는 것이야 말로 가장 으뜸가는 지혜요, 삶이라는 위대한 예술에서 가장 어려운 장(章)이다.” 인생의 시기마다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지만 노년이야 말로 생애 중에 만나는 가장 중요하고 축복의 시기라 할 수 있다. 마무리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노화!(老化) 걸음이 느려지고 눈이 흐려지고 귀가 어두워지고 발음도 어줍어진다.

하지만 늙어가면서 만나는 축복은 ‘의식의 진보와 삶의 풍요’이다. 노화 과정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삶의 선물들이 있다. 노인이 되어서야 비로소 맛볼 수 있는 삶의 멋과 맛이 있는 것이다. 노화 과정에만 느낄 수 있는 삶의 깊이와 향기가 있다. 겉 사람은 후패해 가지만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질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다.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서 오히려 새로워질 수 있는 것이 사람의 정신이다.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삶의 방향인 7번째 방향이 있는데 바로 내면세계로의 여행길이다.

젊을 때는 밤에 잠이 안 오면 괴로워하며 밤새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했다. 하지만 어쩌다 잠이 안 올 때는 사색을 한다. 곁에서 잠든 아내의 숨소리를 들으며 홀로 깊은 생각에 들어간다. 어느새 설교의 영감이 떠오르고 글이 올라온다. 84세 된 노인에게 질문을 했다. “어르신을 아침에 일어나고 싶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입니까?” “살고 일하고 어제까지 몰랐던 것들을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내 아내와 소중한 순간들을 나누기 위해서지요.” 똑 같은 질문에 78세 노인이 대답한다. “그날 하기로 계획해 둔 일들 때문입니다. 나는 내 삶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사랑합니다. 바깥에서 활동하는 것도 좋아하고 이렇게 살아서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축복이지요. 그리고 50년간 함께 살아온 아내가 있으니 더욱 든든합니다.” 두 분은 한목소리로 고백한다. “나를 이 땅에 보내주신 분께 기도합니다. ‘이런 생을 주셔서 고맙다.’구요. 생이 고마울뿐입니다.”

젊음은 아름답다. 그러나 노년은 찬란하다. 젊은이는 불을 보지만 나이든 사람은 그 불길 속에서 빛을 본다. 노년은 매우 강렬하고 아름다운 경험들로 가득 차 있다. 겉으로는 인생의 패배인 듯이 보이지만 인생 최고의 승리가 나타나는 것이 노년이다. 한 노인의 고백이다. “나의 60대는 중년 시작이었어요. 70대는 매우 즐겁고 신이 났었습니다. 80대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구요. 90대는 꿈과 비젼으로 가득했습니다. 나의 100세는 고마움으로 가득했기에 나는 다 이루었습니다.” 멋지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土地 작가 “박경리”>
 


  1. 두 팔 없는 미인대회 우승자

    각 나라마다 미인대회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1957년부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움을 드러내어 뽐내고 싶은 마음은 여성들의 본능인 듯 싶다. 세월이 흘러 이제 그런 대회는 멈추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지만 상업...
    Views24054
    Read More
  2.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그를 재벌로 만든 원동력은 바로 롯데껌이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즐기던 껌 덕분에 그는 국내 재계 순위 5위 재벌이 되었다. 지금이야 껌의 종류도 다양하고, 흔하고 흔한 것이 껌이지만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껌은 ...
    Views26325
    Read More
  3. 다시 태어난다면

    부부는 참 신비하다. 처음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할 때는 못죽고 못사는데 평생 평탄하게 사는 부부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거의 세월의 흐름 속에 데면데면 밋밋한 관계가 된다. 누구 말처럼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고갈되어 그런 것인...
    Views24790
    Read More
  4. 모르는 것이 죄

    소크라테스는 “죄가 있다면 모르는 것이 죄”라고 했다. 의식 지수 400이 이성이다. 우리는 눈만 뜨면 화를 내며 산다. 다 알지 않는가? 화를 자주 내는 사람보다 전혀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을.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 풀리...
    Views24297
    Read More
  5. 월남에서 돌아온 사나이

    2018년 봄. 후배 선교사로부터 집회요청을 받고 베트남을 방문하게 되었다. 베트남 행 비행기 안에서 초등학교 때 추억이 삼삼히 떠올랐다. 베트남?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월남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월남에서 전쟁이 터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이야기...
    Views25890
    Read More
  6. 새해 2020

    새해가 밝았다. 2020.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신선한 이름이다.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우선 주어진 기본욕구가 채워지면 행복하다. 문제는 그 욕구충족이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것이요, 나이가 들수록 그 한계가 점점 넓어지고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
    Views24897
    Read More
  7. 연날리기

    바람이 분다. 겨울이라 그런지 바람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훑어대며 내는 소리는 ‘앙칼지다’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된다. 내가 어릴 때는 집이 다 창호지 문이었다. 어쩌다 자그마한 구멍이라도 생기면 파고드는 칼바람의 위력...
    Views27148
    Read More
  8. 나를 잃는 병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고 무서운 병은 어떤 것일까? 알츠하이머? 치매가 아닐까? 자신은 행복할지 모르지만 가족들과 지인들을 안타깝고 힘들게 만드는 병. 얼마 전 명배우 윤정희 씨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그의 부군이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
    Views26990
    Read More
  9.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정신과 창구에 비친 한국 가족 위기의 실상은 몇 가지 특징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려병원 신경정신과 이시형 박사가 “우리 가족 이대로 좋은가?”라는 발표를 들여다보며 그 사실을 실감한다. 먼저는 남편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가 어릴 ...
    Views30131
    Read More
  10. 삶은 경험해야 할 신비

    어느새 2019년의 끝이 보인다. 금년에도 다들 열심히 살아왔다. 수많은 위기를 미소로 넘기며 당도한 12월이다. 이제 달랑 한 장 남은 캘린더 너머에 숨어있는 2020년을 바라본다. 산다는 것은 참 신비한 일이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갈수록 사람들은 ‘...
    Views27655
    Read More
  11. 고통의 의미

    지난 주간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야 했다. 고교시절부터 우정을 나누는 죽마고우 임 목사가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 급보였다. 앞이 캄캄했다. 지난 여름 한국에서 만나 함께 뒹굴며 지내다 왔는데. 워낙 키와 덩치가 커서 고교 시절부터 씨름을 하던 친구여서 ...
    Views28902
    Read More
  12. 민들레 식당

    민들레의 꽃말은 ‘사랑’과 ‘행복’이다. 민들레는 담장 밑이나 길가 등 어디에서나 잘 핀다. 늘 옆에 있고 친숙하며, 높은 곳보다 항상 낮은 지대에 자생한다. 잎이 필 때도 낮게 옆으로 핀다. '낮고 겸손한 꽃’ 민들레처럼...
    Views27787
    Read More
  13. 노년의 행복

    요사이 노년을 나이로 나누려는 것은 촌스러운(?)일이다. 워낙 건강한 분들이 많아 노인이라는 말을 사용하기가 송구스럽다. 굳이 인생을 계절로 표현하자면 늦가을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늙는 것이 서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삶의 수확을 거두는 시기가 노...
    Views28314
    Read More
  14. 최초 장애인 대학총장 이재서

    지난봄. 밀알선교단을 창립하고 이끌어오는 이재서 박사가 총신대학교 총장에 출마하였다는 소식에 접하게 되었다.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대학교 총장?” 이제 은퇴를 하고 물러나는 시점인데 난데없이 총장 출마라니? 함께 사역하는 단장들도 다...
    Views28733
    Read More
  15. 그래도 살아야 한다

    지난 14일. 배우 겸 가수인 설리(최진리)가 자택에서 사체로 발견되었다. 그녀의 나이 겨우 25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청춘은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청순하고 빼어난 미모, 평소 밝은 성격의 그녀가 자살한 것은 커다란 충...
    Views29857
    Read More
  16. 가을, 밀알의 밤

    어느새 가을이다. 낯선 2019년과 친해지려 애쓰던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겨울을 거쳐 봄,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새 초록이 지쳐가고 있다. 여기저기 온갖 자태를 뽐내며 물들어 가는 단풍이 매혹적이기는 한데 애처로워 보이는 것은 내 기분 탓일까? 가을은 ...
    Views30145
    Read More
  17. 생각이 있기는 하니?

    생각? 사람들은 오늘도 생각을 한다. 아니 지금도 생각중이다. 그런데 정작 삶에는 철학도, 일관성도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냐?”라고 핀잔을 주면 “나도 나를 모르겠다.”고 대답을 한다. '나는 ...
    Views27754
    Read More
  18. 침묵 속에 버려진 청각장애인들

    “숨을 내쉬면서 혀로 목구멍을 막는 거야. ‘학’ 해 봐.” 6살 “별이”는 엄마와 ‘말 연습’을 하고 있다. 마주 앉은 엄마가 입을 크게 벌리고 “학”이라고 말하면 별이는 ‘하’ 아니면 &...
    Views31652
    Read More
  19. 사랑이란 무엇일까?

    오늘 우리는 왜 살고 있는가? 사랑 때문이다. 사랑을 하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고,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죽지 못해 살아가게 된다. 사람은 사랑으로 태어난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
    Views27698
    Read More
  20. No Image

    이름이 무엇인고?

    사람은 물론 사물에는 이름이 다 붙는다. 10년 전 고교선배로부터 요크샤테리아 한 마리를 선물 받았다. 원래 지어진 이름이 있었지만 온 가족이 마주 앉아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기로 하였다. 갑론을박 끝에 “쵸코”라는 이름이 나왔다. “...
    Views2890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