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5.11.25 07:11

여자와 거울 1/11/2014

조회 수 8021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거울.jpg

 

 

거울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 두메산골에 사는 한 부인네가 서울로 일을 보러 가는 남편에게 “거울을 사다 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남편이 사온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아내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거울 속에 묘령의 여자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평소 자기 얼굴을 본 적이 없던 부인은 남편이 여인을 데려온 것으로 오해하며 토라진다. 남편이 거울 속을 보니 웬 남자가 있으므로 아내가 사나이를 원하였던 것으로 알고 분노하였다. 그 일로 부부가 서로 다투다가 끝내는 관가에 송사를 하게 된다. 원님이 그 거울을 들여다보니 관복을 점잖게 입은 사나이가 나타난다. 원님은 신관이 부임한 것으로 알고 한바탕 소동을 치른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가 던지는 메시지는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거울”이란 말보다 “색경”이란 말을 썼다. 어머니는 항상 “색경, 어디갔냐?”라고 하셨다. 아마 옛날 청동으로 된 거울을 ‘쇠경’이라 부른 것이 유래가 아닐까 생각한다. 옛날 귀하게 쓰는 거울에는 그림이 들어갔다. 기억하기는 ‘학, 소나무, 호랑이 등’ 이 멋들어지게 들어앉았다. 지금 생각하면 촌스럽기 그지없지만 그 당시에는 방이나 마루 한켠에 액자처럼 자리를 잡고 드나드는 가족들의 얼굴을 비춰주었다. 지금은 거울이 흔해서 조금만 흠이 생겨도 내다버리지만 그때는 깨어진 유리를 다양하고도 쓰임새 있게 적재적소에 활용하였다. 아버지가 아침마다 면도를 하시는 마루 기둥부터 다락이 내려앉은 부엌 모서리까지 깨진 거울을 붙여놓았다.

사람들은 거울을 보며 자신의 지금 모습을 확인한다. 남자들이 거울을 보는 모습은 털털하다. 지나치듯이 본다. 하지만 여성들은 자세히 들여다보고 옆으로 서서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는 통상적이 습관을 가지고 있다. 중병에 걸려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누가 병문안을 온다고 하면 거울부터 찾는 것이 여성이다. 여성들의 핸드백 속에는 기본적인 화장품은 물론이고 자그마한 손거울이 들어있다. 식당에서 식사가 끝나면 ‘치아에 이물질이 끼었나?’ 손거울로 확인을 하고 립스틱을 바를때에 거울을 보고 입술을 “빡빡” 마주치며 비벼주는 모습이 앙증맞다.

거울이 없다면 여성들은 살맛이 안 날 것이다. 아니 할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여성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거울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틈만 나면 여성들은 거울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얼굴과 옷매무새를 점검한다. 거울과 대화를 하는 여성들도 많다. 거울에게 넋두리를 하고는 스스로 대답을 한다. 거울 속에 비추이는 자신의 모습이 아름다울 때에는 “멋있는데. 정말 예쁜데!”하고는 스스로 멋쩍게 웃는다. 기대에 못 미칠 때에는 혀를 차며 안타까워한다. 모르긴 몰라도 여성들은 거울만 있으면 하루 종일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지낼 수 있는 감성을 지닌 것 같다. ‘탱탱’하던 얼굴에 잔주름이 잡히고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실감 날 때에도 이렇게 외친다. “싸라있네!”(살아있네)

거울은 전혀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한다. ‘카지노’에 없는 것 세 가지가 있는데 바로 “시계, 창문, 거울”이다. 시간(시계)과 자연(창문)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게 함과 동시에 거울이 없음은 “자기성찰”을 못하게 하는 고도의 전략이다. 얼굴은 마음의 창이다. 사람의 심성이 얼굴에 나타나는 것은 신기하고도 신비하다. 거울에 비친 나의 얼굴을 보며 내 마음의 상태를 살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거울을 자주 들여다보는 사람은 마음이 순수해 질 수 밖에 없다. 전혀 거울을 안보는 여성보다 자주 들여다보는 여성들이 더욱 아름답지 않을까?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사람도 거울이다. 아내는 “안의 해”(inside Sun)이다. 아내가 웃어야 집안이 평안하다. 엄마가 웃어야 가정이 행복하다. 여성들이여! 웃자. 거울을 보고 웃는 연습을 하자. 가족뿐만 아니라 만나는 사람들에게 환한 웃음을 안겨주는 여성들이 늘어갈 때 세상은 천국이 되어 가리라 확신한다


  1. 두 팔 없는 미인대회 우승자

    각 나라마다 미인대회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1957년부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움을 드러내어 뽐내고 싶은 마음은 여성들의 본능인 듯 싶다. 세월이 흘러 이제 그런 대회는 멈추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지만 상업...
    Views24054
    Read More
  2.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그를 재벌로 만든 원동력은 바로 롯데껌이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즐기던 껌 덕분에 그는 국내 재계 순위 5위 재벌이 되었다. 지금이야 껌의 종류도 다양하고, 흔하고 흔한 것이 껌이지만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껌은 ...
    Views26325
    Read More
  3. 다시 태어난다면

    부부는 참 신비하다. 처음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할 때는 못죽고 못사는데 평생 평탄하게 사는 부부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거의 세월의 흐름 속에 데면데면 밋밋한 관계가 된다. 누구 말처럼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고갈되어 그런 것인...
    Views24791
    Read More
  4. 모르는 것이 죄

    소크라테스는 “죄가 있다면 모르는 것이 죄”라고 했다. 의식 지수 400이 이성이다. 우리는 눈만 뜨면 화를 내며 산다. 다 알지 않는가? 화를 자주 내는 사람보다 전혀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을.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 풀리...
    Views24297
    Read More
  5. 월남에서 돌아온 사나이

    2018년 봄. 후배 선교사로부터 집회요청을 받고 베트남을 방문하게 되었다. 베트남 행 비행기 안에서 초등학교 때 추억이 삼삼히 떠올랐다. 베트남?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월남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월남에서 전쟁이 터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이야기...
    Views25890
    Read More
  6. 새해 2020

    새해가 밝았다. 2020.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신선한 이름이다.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우선 주어진 기본욕구가 채워지면 행복하다. 문제는 그 욕구충족이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것이요, 나이가 들수록 그 한계가 점점 넓어지고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
    Views24898
    Read More
  7. 연날리기

    바람이 분다. 겨울이라 그런지 바람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훑어대며 내는 소리는 ‘앙칼지다’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된다. 내가 어릴 때는 집이 다 창호지 문이었다. 어쩌다 자그마한 구멍이라도 생기면 파고드는 칼바람의 위력...
    Views27148
    Read More
  8. 나를 잃는 병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고 무서운 병은 어떤 것일까? 알츠하이머? 치매가 아닐까? 자신은 행복할지 모르지만 가족들과 지인들을 안타깝고 힘들게 만드는 병. 얼마 전 명배우 윤정희 씨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그의 부군이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
    Views26990
    Read More
  9.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정신과 창구에 비친 한국 가족 위기의 실상은 몇 가지 특징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려병원 신경정신과 이시형 박사가 “우리 가족 이대로 좋은가?”라는 발표를 들여다보며 그 사실을 실감한다. 먼저는 남편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가 어릴 ...
    Views30132
    Read More
  10. 삶은 경험해야 할 신비

    어느새 2019년의 끝이 보인다. 금년에도 다들 열심히 살아왔다. 수많은 위기를 미소로 넘기며 당도한 12월이다. 이제 달랑 한 장 남은 캘린더 너머에 숨어있는 2020년을 바라본다. 산다는 것은 참 신비한 일이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갈수록 사람들은 ‘...
    Views27657
    Read More
  11. 고통의 의미

    지난 주간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야 했다. 고교시절부터 우정을 나누는 죽마고우 임 목사가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 급보였다. 앞이 캄캄했다. 지난 여름 한국에서 만나 함께 뒹굴며 지내다 왔는데. 워낙 키와 덩치가 커서 고교 시절부터 씨름을 하던 친구여서 ...
    Views28902
    Read More
  12. 민들레 식당

    민들레의 꽃말은 ‘사랑’과 ‘행복’이다. 민들레는 담장 밑이나 길가 등 어디에서나 잘 핀다. 늘 옆에 있고 친숙하며, 높은 곳보다 항상 낮은 지대에 자생한다. 잎이 필 때도 낮게 옆으로 핀다. '낮고 겸손한 꽃’ 민들레처럼...
    Views27787
    Read More
  13. 노년의 행복

    요사이 노년을 나이로 나누려는 것은 촌스러운(?)일이다. 워낙 건강한 분들이 많아 노인이라는 말을 사용하기가 송구스럽다. 굳이 인생을 계절로 표현하자면 늦가을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늙는 것이 서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삶의 수확을 거두는 시기가 노...
    Views28316
    Read More
  14. 최초 장애인 대학총장 이재서

    지난봄. 밀알선교단을 창립하고 이끌어오는 이재서 박사가 총신대학교 총장에 출마하였다는 소식에 접하게 되었다.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대학교 총장?” 이제 은퇴를 하고 물러나는 시점인데 난데없이 총장 출마라니? 함께 사역하는 단장들도 다...
    Views28733
    Read More
  15. 그래도 살아야 한다

    지난 14일. 배우 겸 가수인 설리(최진리)가 자택에서 사체로 발견되었다. 그녀의 나이 겨우 25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청춘은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청순하고 빼어난 미모, 평소 밝은 성격의 그녀가 자살한 것은 커다란 충...
    Views29857
    Read More
  16. 가을, 밀알의 밤

    어느새 가을이다. 낯선 2019년과 친해지려 애쓰던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겨울을 거쳐 봄,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새 초록이 지쳐가고 있다. 여기저기 온갖 자태를 뽐내며 물들어 가는 단풍이 매혹적이기는 한데 애처로워 보이는 것은 내 기분 탓일까? 가을은 ...
    Views30145
    Read More
  17. 생각이 있기는 하니?

    생각? 사람들은 오늘도 생각을 한다. 아니 지금도 생각중이다. 그런데 정작 삶에는 철학도, 일관성도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냐?”라고 핀잔을 주면 “나도 나를 모르겠다.”고 대답을 한다. '나는 ...
    Views27755
    Read More
  18. 침묵 속에 버려진 청각장애인들

    “숨을 내쉬면서 혀로 목구멍을 막는 거야. ‘학’ 해 봐.” 6살 “별이”는 엄마와 ‘말 연습’을 하고 있다. 마주 앉은 엄마가 입을 크게 벌리고 “학”이라고 말하면 별이는 ‘하’ 아니면 &...
    Views31654
    Read More
  19. 사랑이란 무엇일까?

    오늘 우리는 왜 살고 있는가? 사랑 때문이다. 사랑을 하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고,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죽지 못해 살아가게 된다. 사람은 사랑으로 태어난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
    Views27698
    Read More
  20. No Image

    이름이 무엇인고?

    사람은 물론 사물에는 이름이 다 붙는다. 10년 전 고교선배로부터 요크샤테리아 한 마리를 선물 받았다. 원래 지어진 이름이 있었지만 온 가족이 마주 앉아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기로 하였다. 갑론을박 끝에 “쵸코”라는 이름이 나왔다. “...
    Views2890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