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53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ci_s.jpg

 

어려운 여정이었다. 20대에 만나 35년 우정을 나누는 김 목사가 “한국에 오면 중국에 가서 목회자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제의에 아무 생각 없이 “예스!”를 외쳤다. 몇 년전 중국을 처음 방문 하였을 때에는 미지의 세계에 처음 발을 내딛는다는 것과 명산 백두산에 오른다는 설레임으로 떠난,말 그대로 여행차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중국 동부에서 목회하고 있는 사역자들에게 말씀을 전해야 하는 위험하면서도 중차대한 사명이 주어진 것이다.

처음 밟았던 옌벤(길림성)과 이번에 날아간 “칭다오”(청도:산동성)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옌벤이 우리나라 70년대에 칙칙한 분위기였다면 청도는 미국을 능가할 정도로 번화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나를 맞아주었다. 공항을 빠져나가며 마주친 커다란 간판에 서있는 한국의 스타 “장동건”의 미소가 나를 들뜨게 하였다.기분이 참 좋았다. 이곳에도 한류열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그렇게 시내를 벗어나 한 시간 남짓 달리며 서서히 중국 전형 시골이 나타났다.

허술한 아파트 앞에 당도하자 친구는 조심스레 말을 건네 왔다. “집회 장소가 6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네. 미안하이!” 순간 당황이 되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그래도 명색이 강사인데 불평을 할 수도 없고 ‘썩소’(썩은 미소)를 지으며 층계에 올랐다. 정말 힘들었다. 부실한 다리를 끌고 계단을 오르는 것은 녹록한 일이 아니었다. 중국 건물은 높이가 달랐다. 4층쯤 가자 숨이 턱에까지 ‘턱턱’ 차올랐다. 그렇게 중국교회 지도자들과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월요일인 첫날, 진행 팀은 “일단 휴식을 취하시고 내일부터 강의를 시작하면 되신다.”고 했다. 의욕이 앞선 나는 “쉬면 뭐하냐? 당장 오늘 밤부터 하자.”고 했고 저녁부터 성경강해가 시작되었다. 이번에 강사인 내가 택한 성경은 “에스더”였다. ‘중국 교회 지도자들을 깨우겠다.’는 대단한 각오로 엄청만 준비를 했다. 서로 소개하는 시간부터 이어졌다. 가까이에서 온 분도 있었고 어떤 분은 “5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왔다.”고 했다. 역시 말씀을 사모하는 열정이 대단함이 느껴졌다.

일찍이 나는 들었다. “중국교인들은 영적으로 너무 갈급하기에 짧게 설교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설교를 길게 하는 것에는 자신이 있는 나는 겁 없이 휴식을 거부하고 첫 강의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겨우 30분이 지나며 피로감이 몰려왔다. 내가 직접 한국말로 설교를 하는 것과 통역을 가운데 두고 중국인(한족)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것은 양상이 달랐다. 영적인 흐름을 주도하며 설교를 해야 하는데 순간순간 통역하는 시간이 맥을 끊는 느낌이 들었다. 조선족출신의 통역사가 능수능란하게 통역을 하는 상황이지만 그 감각을 익히는 데는 첫 시간이 버거웠다.

둘째 날. 본격적인 강의가 오전부터 장장 7시간 동안 이어졌다. 밤이 깊어가며 ‘혀가 말리는 듯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열 시간이라도 설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무너져 내렸다. 회개가 터져 나왔다. 오직 성령께 의지하는 순간부터 에스더의 말씀이 둘러앉은 우리를 휘감아 가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순간순간 변해가는 표정들. 여기저기서 휴지를 얼굴에 감싸 안고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성경은 그자체로 능력이 있음을 실감하는 현장이었다. 언어는 다르지만 동일하게 역사하시는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며 우리는 그렇게 4일을 함께 했다.

5일째 아침.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 조선족 지하교회 성도들과 예배를 드렸다. 일단 한국말로 설교할 수 있음에 편안함을 느꼈고 강력한 성령의 역사하심 속에서 통곡의 바다를 이루며 우리는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중국이 깨어나고 있다. 그토록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이던 중국이 공공연하게 예배를 용인하며 복음의 눈을 뜨고 있다. 그분들도 그분들이지만 이번 중국 집회는 내 인생과 영성을 새롭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꼭 다시 오세요!” 손을 흔들던 중국교회 지도자들의 눈에 고인 눈물의 의미를 가슴에 새겨본다. 하나님은 위대하시다.


  1. 두 팔 없는 미인대회 우승자

    각 나라마다 미인대회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1957년부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움을 드러내어 뽐내고 싶은 마음은 여성들의 본능인 듯 싶다. 세월이 흘러 이제 그런 대회는 멈추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지만 상업...
    Views24244
    Read More
  2.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그를 재벌로 만든 원동력은 바로 롯데껌이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즐기던 껌 덕분에 그는 국내 재계 순위 5위 재벌이 되었다. 지금이야 껌의 종류도 다양하고, 흔하고 흔한 것이 껌이지만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껌은 ...
    Views26550
    Read More
  3. 다시 태어난다면

    부부는 참 신비하다. 처음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할 때는 못죽고 못사는데 평생 평탄하게 사는 부부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거의 세월의 흐름 속에 데면데면 밋밋한 관계가 된다. 누구 말처럼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고갈되어 그런 것인...
    Views25007
    Read More
  4. 모르는 것이 죄

    소크라테스는 “죄가 있다면 모르는 것이 죄”라고 했다. 의식 지수 400이 이성이다. 우리는 눈만 뜨면 화를 내며 산다. 다 알지 않는가? 화를 자주 내는 사람보다 전혀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을.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 풀리...
    Views24499
    Read More
  5. 월남에서 돌아온 사나이

    2018년 봄. 후배 선교사로부터 집회요청을 받고 베트남을 방문하게 되었다. 베트남 행 비행기 안에서 초등학교 때 추억이 삼삼히 떠올랐다. 베트남?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월남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월남에서 전쟁이 터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이야기...
    Views26093
    Read More
  6. 새해 2020

    새해가 밝았다. 2020.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신선한 이름이다.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우선 주어진 기본욕구가 채워지면 행복하다. 문제는 그 욕구충족이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것이요, 나이가 들수록 그 한계가 점점 넓어지고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
    Views25085
    Read More
  7. 연날리기

    바람이 분다. 겨울이라 그런지 바람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훑어대며 내는 소리는 ‘앙칼지다’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된다. 내가 어릴 때는 집이 다 창호지 문이었다. 어쩌다 자그마한 구멍이라도 생기면 파고드는 칼바람의 위력...
    Views27407
    Read More
  8. 나를 잃는 병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고 무서운 병은 어떤 것일까? 알츠하이머? 치매가 아닐까? 자신은 행복할지 모르지만 가족들과 지인들을 안타깝고 힘들게 만드는 병. 얼마 전 명배우 윤정희 씨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그의 부군이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
    Views27190
    Read More
  9.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정신과 창구에 비친 한국 가족 위기의 실상은 몇 가지 특징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려병원 신경정신과 이시형 박사가 “우리 가족 이대로 좋은가?”라는 발표를 들여다보며 그 사실을 실감한다. 먼저는 남편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가 어릴 ...
    Views30416
    Read More
  10. 삶은 경험해야 할 신비

    어느새 2019년의 끝이 보인다. 금년에도 다들 열심히 살아왔다. 수많은 위기를 미소로 넘기며 당도한 12월이다. 이제 달랑 한 장 남은 캘린더 너머에 숨어있는 2020년을 바라본다. 산다는 것은 참 신비한 일이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갈수록 사람들은 ‘...
    Views27808
    Read More
  11. 고통의 의미

    지난 주간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야 했다. 고교시절부터 우정을 나누는 죽마고우 임 목사가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 급보였다. 앞이 캄캄했다. 지난 여름 한국에서 만나 함께 뒹굴며 지내다 왔는데. 워낙 키와 덩치가 커서 고교 시절부터 씨름을 하던 친구여서 ...
    Views29109
    Read More
  12. 민들레 식당

    민들레의 꽃말은 ‘사랑’과 ‘행복’이다. 민들레는 담장 밑이나 길가 등 어디에서나 잘 핀다. 늘 옆에 있고 친숙하며, 높은 곳보다 항상 낮은 지대에 자생한다. 잎이 필 때도 낮게 옆으로 핀다. '낮고 겸손한 꽃’ 민들레처럼...
    Views28007
    Read More
  13. 노년의 행복

    요사이 노년을 나이로 나누려는 것은 촌스러운(?)일이다. 워낙 건강한 분들이 많아 노인이라는 말을 사용하기가 송구스럽다. 굳이 인생을 계절로 표현하자면 늦가을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늙는 것이 서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삶의 수확을 거두는 시기가 노...
    Views28407
    Read More
  14. 최초 장애인 대학총장 이재서

    지난봄. 밀알선교단을 창립하고 이끌어오는 이재서 박사가 총신대학교 총장에 출마하였다는 소식에 접하게 되었다.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대학교 총장?” 이제 은퇴를 하고 물러나는 시점인데 난데없이 총장 출마라니? 함께 사역하는 단장들도 다...
    Views28931
    Read More
  15. 그래도 살아야 한다

    지난 14일. 배우 겸 가수인 설리(최진리)가 자택에서 사체로 발견되었다. 그녀의 나이 겨우 25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청춘은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청순하고 빼어난 미모, 평소 밝은 성격의 그녀가 자살한 것은 커다란 충...
    Views30076
    Read More
  16. 가을, 밀알의 밤

    어느새 가을이다. 낯선 2019년과 친해지려 애쓰던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겨울을 거쳐 봄,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새 초록이 지쳐가고 있다. 여기저기 온갖 자태를 뽐내며 물들어 가는 단풍이 매혹적이기는 한데 애처로워 보이는 것은 내 기분 탓일까? 가을은 ...
    Views30394
    Read More
  17. 생각이 있기는 하니?

    생각? 사람들은 오늘도 생각을 한다. 아니 지금도 생각중이다. 그런데 정작 삶에는 철학도, 일관성도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냐?”라고 핀잔을 주면 “나도 나를 모르겠다.”고 대답을 한다. '나는 ...
    Views27983
    Read More
  18. 침묵 속에 버려진 청각장애인들

    “숨을 내쉬면서 혀로 목구멍을 막는 거야. ‘학’ 해 봐.” 6살 “별이”는 엄마와 ‘말 연습’을 하고 있다. 마주 앉은 엄마가 입을 크게 벌리고 “학”이라고 말하면 별이는 ‘하’ 아니면 &...
    Views31865
    Read More
  19. 사랑이란 무엇일까?

    오늘 우리는 왜 살고 있는가? 사랑 때문이다. 사랑을 하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고,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죽지 못해 살아가게 된다. 사람은 사랑으로 태어난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
    Views27876
    Read More
  20. No Image

    이름이 무엇인고?

    사람은 물론 사물에는 이름이 다 붙는다. 10년 전 고교선배로부터 요크샤테리아 한 마리를 선물 받았다. 원래 지어진 이름이 있었지만 온 가족이 마주 앉아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기로 하였다. 갑론을박 끝에 “쵸코”라는 이름이 나왔다. “...
    Views2906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