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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2일(수) 폭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나는 L.A.행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었다. 밀알선교단 행사와 집회인도를 위해서였다. 혹한의 겨울날씨가 맹위를 떨치는 필라델피아와는 달리 L.A.는 코발트색깔의 하늘과 매일 75˚를 유지하는 쾌적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 L.A.에서 나는 극적으로 이옥임 선교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한국에서 소식이 묘연해진 이후에 무려 13년만이었다. 충격적이 소식은 “부군인 이건만 선교사님이 과로가 겹쳐 간경화로 고생을 하시다가 결국 3년 전에 천국에 가셨다.”는 소식이었다. 안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나를 무색케 할 정도로 이 선교사님은 남편을 여읜 아픔을 견뎌내고 씩씩하고 당당하게 멕시코 선교를 이어가고 계셨다.

일단 계획된 집회 인도를 위해 산호세로 향하는 차편에 올랐다. 무려 6시간에 운행 끝에 샌프란시스코에 도착을 하였고 한 주간 동안 북가주 밀알 신임 단장 취임식과 <산호세 새소망 교회> 설교를 은혜 중에 마칠 수 있었다. 17일(월) L.A.로 하강한 나는 친구 목사님들과 멕시코 땅 “엔세나다”로 향했다. 샌디에고를 거쳐 드디어 국경을 넘어 멕시코 땅에 접어들었다. 똑같은 캘리포니아 땅이건만 국경을 넘어서자 우리나라 60년대의 분위기가 배어나왔다. 곳곳마다 총을 거머쥔 군인들이 검문을 하는 것부터 주요도로 외에는 거의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길이 낯설었다. 초등학교 옆을 지나게 되었다. 학교 부근은 철조망이 쳐져있었고 온통 풀뿐인 운동장을 누비며 뛰어 노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에서 아련한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지나치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삶의 찌들은 고단함이 드러나 보였다. 미국의 <STOP>과 같은 <ALTO> 싸인이 멕시코 땅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었다.

램프에서 빠져나가 흙먼지가 날리는 골목길을 한참 누비고 나서야 “엔세나다 교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교회의 육중한 문이 열리자 어마어마한 크기에 “세퍼드” 두 마리가 다가왔다. 겁을 먹은 우리 일행을 향해 이 선교사님이 입을 연다. “이 개들은 한국 사람을 엄청 좋아해요.” 정말 덩치는 큰데 얼마나 순한지 신기하였다. 반면 멕시코 사람이 접근하면 “엄청 사나워진다.”고 덧붙인다. 참 개들이 영리하기도 하다. 그 개들은 남편 선교사님을 여의고 홀로 선교를 하고 계시는 이 선교사님을 든든히 지켜주는 경비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잠자리는 불편했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선교하시는 모습에 머리가 숙여졌다.

다음날 아침, 교회를 둘러보던 나는 깜짝 놀라 발걸음을 멈추었다. 예배당 아랫 쪽에 “이재철 목사”라는 내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20년 전에 이 선교사님이 멕시코 선교를 떠난 날부터 필자가 목회하던 교회에서 매달 선교비를 보내드렸는데 예배당을 지으면서 그동안 선교비를 보내준 분들의 이름을 새겨놓았던 것이다. 감동이 밀려왔다. 오래전 일이라 선교비를 보낸 사실자체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내 이름 석자가 새겨져있다는 사실이 송구하기고하고 감사하기도 하였다. 함께 간 목사님들과 선교사님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 후 함께 지교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선교사님 부부는 “엔세나다”교회를 필두로 지교회 3곳을 설립하신 후 멕시코 현지 목사를 양성해 목회를 맡기고 있었다. 멋이 있었다. 교회마다 탄탄하게 성장하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엔세나다 바닷가는 미국과는 다른 청아함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다. 특히 “La Bufadora”는 보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 “La Bufadora”는 세계에서 3곳밖에 없는 '바다분수'로 밀물과 파도가 절벽의 좁은 공간으로 밀려들어 오면서 압력을 이용해 물이 분수처럼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신기하고 흥미진진한 곳이다. 세계 인종들이 모여 온 그곳에서 나는 갑자기 두 손을 들고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열창하였다. 찬양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졌다. 둘러보니 사람들이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부라보!”를 외치고 있었다. 언어는 달라도 찬양은 통하는가 보다. 멕시코 땅 “엔세나다”에서 귀한 선교사님을 격려하고 “La Bufadora” 곁에서 찬양을 하며 오늘도 세상을 지으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가슴에 듬뿍 담아올 수 있었다. 오늘도 낯설은 땅에서 목숨을 내어놓고 복음을 전하고 계시는 모든 선교사님들에게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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