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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jpg

 

 

날이 점점 무더워지고 있다. 한국에는 장마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이다. 지루하지만 시원스럽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많은 생각들을 지어내던 기억이 새롭다. 빗속에 동화가 있고 저만큼 다가오는 추억이 있었다. 미국은 온통 초록색 향연이다. 그래서 마음이 편안해 진다. 하지만 그것도 십년을 넘어보니 새롭지도 않다. 비를 머금고 무섭게 자라나는 잔디를 깎는 일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 밤이 깊어가고 있다. 저만치 ‘반짝’거리는 반딧불의 너울을 바라보며 갑자기 인생에 대한 물음표(?)가 밀려왔다. 사람들은 태어나면 산다. 그냥 살면서 나이를 먹는다. 그러다가 내 나이가 되면 자주 삶을 반추하는 습관이 생긴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자주 “세월이 참 빠르다.”고 읊조린다. 어떤 분은 나이를 물으면 한참을 망설이다 답한다. “내 나이가 올해 얼마더라?” 처음에는 이해가 안 갔다. 이제는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나이 먹는 것이 서럽고 두려워 카운트를 포기한 것이다. 어릴 때는 세월이 참 안 갔다. 옆집에 두 살 많은 누나가 있었다. 얼굴도 예쁘고 웃으면 볼우물이 파이며 매력을 풍겼다. 그냥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뭐라고 할라치면 “쬐끄만게”하며 내게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웃긴다. 두 살 차이면 그게 그건데 그때는 왜 그리 차이가 많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그러면서 깨닫는다. 열 살 이전, 그리고 틴에이저때는 시간의 흐름과 가치가 엄청 높았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친구가 많다. 그것도 33년에서 길게는 40년 된 묵은 지 친구가 많다. 돌이켜보니 중 · 고등학교 때 친구는 만난시간이 겨우 3년이다. 그런데 보통 끈끈한 게 아니다. 모르긴 몰라도 그때 지낸 시간은 일 년을 10년으로 환산해야 맞을 것 같다. 나이가 들어 만난 사람들은 어떤 이해관계가 얽히거나 모임을 만들기 전에는 어릴 때 만난 친구들처럼 깊은 정이 오가기가 어려운 것 같다.

20대 중반. 처음으로 교회 중 · 고등부 학생회를 맡아 “교육전도사”로 사역을 할 때에 일이다. 주일 예배 사회를 부장인 윤 장로님이 보시는데 항상 기도말미에“오늘도 어린 종이 말씀을 들고 섭니다.”라는 언급을 했다. 나를 지칭한 것이다. 참 못마땅했다. 매번 예배 때마다 나를 “어린 종”이라고 부르는 것이 거슬렸다.한번은 강단에 앉아 있다가 “내가 당신 종인가? 말끝마다 왜 자꾸 어린 종이라고 하는 거야!”하는 넋두리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그것이 30년 전 일이다. 그때 눈망울을 굴리며 말씀을 듣던 아이들이 40대의 삶을 살고 있다. 이제 나에게 “어린 종”이라고 부르거나 기도하는 사람은 없다. 갑자기 억센 경상도 억양의 윤 장로님의 기도가 그리워진다.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세월이 던져주는 나이를 달갑지 않게 받아먹으며 살고 있다. “인생은 무엇인가?” 단순하게 답하고 싶다. “보다 가치 있는 것을 향해 달음질 하는 것”이라고. 그런데 방향을 잘못잡고 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결국 인생 종착역에서 그분들은 솔로몬처럼 외칠 것이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나는 20대 초반에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다. 그리고 “Calling”(소명)을 받고 신학도의 길에 들어섰다. 가끔은 한눈을 팔고 싶은 때도 있었다. ‘아까운 청춘을 이렇게 흘려보내야만 하는가?’ 회의도 일었다. 그런 번민과 유혹을 비껴가며 여기까지 당도했다.

이제 나는 고백할 수 있다. ‘인생 최고의 가치 있는 삶을 살아왔노라!’고. 흔한 표현으로 목회에 대성을 한 것도 아니다. 사실 외형적으로 아무 자랑할 거리가 없다. 하지만 사람의 영혼을 상대하고 복음을 심는 것 이상의 가치는 없는 것 같다. 어느새 여름이다. 여름이 끝나면 스산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파고들겠지. 인생을 생각하자! 무엇을 위해 살아왔고 지금 무엇을 위해 그리도 분주하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자! 모두가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아름답고 내 이웃의 눈에도, 나 자신이 돌아보아도 복되고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가시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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