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7.11.10 22:12

꼰대여, 늙은 남자여!

조회 수 5488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꼰대.jpg

 

 사람은 다 늙는다. 여자나 남자나 다 늙어간다. 나이가 들어가는 서러움을 달랠량으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소리쳐 보지만 늙어가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젊은이들에게 나이든 남자의 이미지를 물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한다. 말하다 막히면 너 몇 살이냐?”고 물어온다. “소통을 하지 않고 호통을 친다.” 그럴까? 그것이 나이 들어가는 남자들의 자화상일까? 우리가 한창 젊을 때에 나이가 든 분들을 꼰대라고 불렀다. 심지어 친구 아버지를 부를 때도 꼰대 잘 계시냐?”고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꼰대가 되어 있었다.

 

 “황현승”(56)씨는 전형적인 가부장적 가장이었다. 1995년 결혼할 때 아내에게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을 세 번 복창시키며 조련(?)을 했다. 늘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하고 폭력적이었던 남편을 아내는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결국 아내는 결혼생활 10년 만에 새가 되고 싶어요!”라는 문자를 남기고 집을 나가 버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황현승 씨는 변했다. 이제는 빨래도 개고 제사 땐 장도 보고 전도 부친다. “배동익(67) · 김정희(58)” 부부는 평생 여러 가지 일을 같이 해왔는데 나이가 들면서 아내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며 주도권이 기울어가는 것을 간파했다. 힘든 시간을 지혜롭게 감당하며 모든 것을 수용하기로 마음먹고 삶의 태도를 바꾸었다. 그래서 여전히 좋은 부부사이를 유지하며 살고 있다.

 

 남자는 나이가 들면 부드러워져야 한다. 그래야 장수하고 건강하며 주위사람들도 편안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 원리를 모른다. 아니 알면서도 여전히 꼰대로 살려한다. 결국 다 잃고 나서야 후회를 한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했다. “한번 성하면 반드시 멀지 않아 쇠해짐이요. “아무리 높은 권세라도 10년을 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어릴 때 아버지는 마징가 Z’였다. 능력도 짱! 포스도 당당하셨다. 무엇하나 약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분은 능력자였다. 하지만 노년에 접어들며 평생 근무하던 경찰직에서 물러선 아버지의 어깨는 초라할 정도로 작아보였다. 그리고는 어느 날 먼 길을 훌훌떠나버리셨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져줄 때는 한발 물러서주고 아량을 베풀어야 어른이다. 그것은 결코 약해져서가 아니다. 삶의 원리요, 인생의 법칙이다. 1년 전, 아이들이 너스레를 떨며 도전해 왔다. “아빠, 제발 밥 먹고 있을 때에 물 떠오라고 하지 마세요!” 기가 막혔다. ‘아니, 아빠가 물을 떠오라는데 불만을 가져?’ 아이들의 논리는 정연했다. ‘한창 밥을 먹고 있다가 물을 뜨러 가면 밥맛도 떨어지고 분위기도 망가진다.’는 것이었다. 어릴 때는 아빠가 하는 말에 토를 달지 않던 아이들이 장성하자 당당히 개선을 요구해 온 것이다.

 

 요사이는 졸혼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으로 부부가 서로를 간섭하지 않고 각자 자유롭게 사는 생활방식을 말한다. 나이 든 부부가 이혼하지 않은 상태로 자신의 삶을 즐기는 결혼 형태다. 혼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황혼이혼과는 차이가 있다. 졸혼 상태의 부부는 혼인 관계를 지속하면서도 각자의 삶을 산다. 별거하는 부부도 있으나 대개 정기적으로 만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부부 사이에 불화로 인해 헤어지는 것이 아니며, 그동안 자녀를 키우면서 누리지 못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묘한 용어이다.

 

 언뜻 듣기는 그럴듯해 보인다.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강성을 유지하려는 남편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묘책인 듯도 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신혼시절에 순한 양 같은 모습을 상실한 채 무섭게 대시하는 아내를 피해 망중한을 즐기려는 묘안인 듯도 싶다. 여하튼 어쩌겠는가? 이제 꼰대시대는 지나갔다. 납작 엎드려야 한다. 비겁해서가 아니다. 지혜로워져서이다. ? 지금 밥 먹다가 목이 메어 스스로 물뜨러 정수기로 가고 있다. 아이들이 웃고 있다. 그래도 행복하다. 나는 꼰대가 아니니까!

 

 

 

 

 

 

 

 

 

 

 


  1. 혹시 중독 아니세요?

    사람은 누구나 무엇엔가 사로잡혀 산다. 문제는 “얼마나 바람직한 것에 이끌려 사느냐?” 하는 것이다. 사로잡혀 사는 측면이 부정적일 때 붙이는 이름이 있다. 바로 중독이다. 중독이란 말이 들어가면 어떤 약물, 구체적인 행동을 통제할 수 없어...
    Views33191
    Read More
  2. 겨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봄이 성큼 다가서고 있다. 미주 동부는 정말 아름답다. 무엇보다 사계절이 뚜렷한 것이 커다란 매력이다. 서부 L.A.를 경험한 나는 처음 필라델피아를 만났을 때에 숨통이 트이는 시원함을 경험했다. 계절은 인생과 같다. 푸릇푸릇한 봄 같은 시절을 지내면 ...
    Views33994
    Read More
  3. 가위, 바위, 보 인생

    누구나 살아오며 가장 많이 해 온 것이 가위 바위 보일 것이다. 누가 어떤 제의를 해오던 “그럼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하자”고 손을 내어민다. 내기를 하거나 순서를 정할 때에도 사람들은 손가락을 내어 밀어 가위 바위 보를 한다. 모두를 승복하...
    Views36621
    Read More
  4. 절단 장애인 김진희

    인생을 살다보면 벼라 별 일을 다 겪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일이 현실로 닥쳐올 때에 사람들은 흔들린다. 그것도 불의의 사고로 뜻하지 않은 장애를 입으면 당황하고 좌절한다. 나처럼 아예 갓난아이 때 장애를 입은 사람은 체념을 통해 현실을...
    Views34260
    Read More
  5. 별밤 50년

    우리는 라디오 세대이다. 당시 TV를 소유한 집은 부유의 상징일 정도로 드물었다. 오로지 라디오를 의지하며 음악과 드라마, 뉴스를 접하며 살았다. 내 삶을 돌아보면 가장 고민이 많았던 때가 고교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때 다정한 친구처럼 다가온 것이 심...
    Views31837
    Read More
  6. 아이가 귀한 세상

    우리가 어릴 때는 아이들만 보였다. 어디를 가든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 한 반에 60명이 넘는 학생이 오밀조밀 앉아 수업을 들어야만 하였다. 복도를 지날 때면 서로를 비집고 지나갈 정도였다. 그리 경제적으로 넉넉할 때가 아니어서 대부분 행색은 초라했...
    Views36227
    Read More
  7. 동화처럼 살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가슴에 동화를 품고 산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평생 가슴에 담고 싶은 나만의 동화가 있다. 아련하고 풋풋한 그 이야기가 있기에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늙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저절로 철이 나고 의젓한 인생을 살줄 알았다. 하지만 나이...
    Views33284
    Read More
  8. 환상통(幻想痛)

    교통사고나 기타의 질병으로 신체의 일부를 절단한 사람들에게 여전히 느껴지는 통증을 환상통이라고 한다. 이미 절단되었기에 통증은 사라졌을 법한데 실제로 그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통증뿐 아니라 가려움증도 있고 스멀거리기도 한단다. 절단 ...
    Views38482
    Read More
  9. 종소리

    세상에 모든 존재는 소리를 가지고 있다. 살아있는 것만이 아니라 광물성도 소리를 낸다. 소리를 들으면 어느 정도 무엇인지 알아차리게 되어 있다. 조금만 귀기우려 들어보면 소리는 두 개로 갈라진다. 무의미하게 나는 소리가 있는가하면 가슴을 파고드는 ...
    Views36662
    Read More
  10. 누구나 가슴에는 자(尺)가 들어있다

    사람들은 다 자신이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의롭고 정직하게 산다고 자부한다. 사건과 사람을 만나며 아주 예리하고 현란한 말로 결론을 내린다. 왜 그럴까? 성정과정부터 생겨난 자신도 모르는 자(尺) 때문이다. ‘왜 저 사람은 매사에 저렇게 ...
    Views39151
    Read More
  11. 땅이 좋아야 한다

    가족은 토양이고 아이는 거기에 심기는 화초이다. 토양의 질에 따라 화초의 크기와 향기가 달라지듯이 가족의 수준에 따라 아이의 크기가 달라진다. 왜 결혼할 때에 가문을 따지는가? 집안 배경을 중시하는가? 사람의 성장과정이 너무도 중하기 때문이다. 미...
    Views37477
    Read More
  12. 목사님, 다리 왜 그래요?

    어린아이들은 순수하다. 신기한 것을 보면 호기심이 발동하며 질문하기 시작한다. 아이는 솔직하다. 꾸밈이 없다. 하고 싶은 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는다. 상황과 분위기에 관계없이 아이들은 속내를 배출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무섭다. 한국에서 목회를 ...
    Views35623
    Read More
  13. 가상과 현실

    고교시절 가슴을 달뜨게 한 노래들이 멋진 사랑에 대한 로망을 품게 했다. 70년대 포크송이 트로트의 흐름을 잠시 멈추게 하며 가요판세를 흔들었다. 템포가 그리 빠르지 않으면서도 서정적인 가사는 청춘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
    Views38958
    Read More
  14. 여자가 나라를 움직일 때

    내가 결혼 했을 즈음(80년대) 대부분 신혼부부들의 소망은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아 부모님께 안겨드리는 것이었다. 이것은 당시 최고 효의 상징이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딸 둘을 낳으면서 실망의 잔을 거듭 마셔야 했다. 모시고 사는 어머니의 표정은 서...
    Views36934
    Read More
  15. 백년을 살다보니

    새해 첫 KBS 인간극장에 철학교수 김형석 교수가 등장했다. 평상시 즐겨보는 영상은 아니지만 제목이 눈에 들어왔고, 평소 흠모하던 분의 다큐멘터리이기에 집중해서 보았다. 김 교수는 이미 “백년을 살다보니”라는 책을 97세에 집필하였다. 이런...
    Views35522
    Read More
  16. No Image

    <2019년 첫 칼럼> 예쁜 마음, 그래서 고운 소녀

    새해가 밝았다. 2019년 서서히 항해를 시작한다. 짙은 안개 속에 감취어진 미지의 세계를 향해 인생의 노를 젓는다. 돌아보면 그 노를 저어 온지도 꽤나 오랜 세월이 지나간 것 같다. 어리디 어린 시절에는 속히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만큼 어른들은 할 수 ...
    Views43017
    Read More
  17. No Image

    새벽송을 그리워하며

    어느새 성탄을 지나 2018년의 끝이 보인다. 기대감을 안고 출발한 금년이 이제는 과거로 돌아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22일) 첼튼햄 한아름마트 앞에서 구세군남비 모금을 위한 자그마한 단독콘서트를 가졌다. 내가 가진 기타는 12줄이다...
    Views36898
    Read More
  18. No Image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서민들에게 월급봉투는 생명 줄과 같다. 애써 한 달을 수고한 후에 받는 월급은 성취감과 새로운 꿈을 안겨준다. 액수의 관계없이 월급봉투를 받아드는 순간의 희열은 경험해 본 사람만 안다. 세대가 변하여 이제는 온라인으로 급여를 받는다. 편리할지는 모...
    Views37443
    Read More
  19. No Image

    “오빠”라는 이름의 남편

    처음 L.A.에 이민을 와서 유학생 가족과 가까이 지낸 적이 있다. 신랑은 남가주대학(U.S.C.)공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고, 세 살 된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이 엄마는 연신 남편을 향해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지금과 달라서 그때...
    Views39583
    Read More
  20. No Image

    영웅견 “치치”

    미국에 처음 와서 놀란 것은 미국인들의 유별난 동물사랑이다. 오리가족이 길을 건넌다고 양쪽 차선의 차량들이 모두 멈추고 기다려주는 장면은 감동이었다. 산책하는 미국인들의 손에는 반드시 개와 연결된 끈이 들려져있다. 덩치가 커다란 사람이 자그마한 ...
    Views3871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