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5883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기러기.jpg

 

 세월은 흐르는 물처럼 빨리도 지나간다. ‘그런 말은 결코 다시 쓰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건만 이맘때가 되면 또다시 되뇌이게 된다. 젊음이 오랜 줄 알고 그냥 저냥 지내던 20살 때에 고향 ‘포천’에서 사촌 형님이 오셨다. 우리 집안에서 그래도 최고로 공부를 많이 하신 형님은 내방에 들어와 이책 저책을 뒤적이더니 한마디 했다. “재철아! 지금은 시간이 안가지? 하지만 조금만 지나봐라, 시간이 엄청 빠르게 지나간단다.” 그때는 그 말의 의미를 깊이 깨닫지 못했다. 항상 나는 20대에 머무를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신앙도 없는 형님의 예언이 들어맞기 시작했다.

 

 달리는 차에서 바라보는 가로수처럼 세월은 숨 돌릴 틈도 없이 매정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전도사 시절, 서른이 넘어 가까스로 결혼을 하게 되었다. 하나님도 급하셨던지 아내는 금방 임신을 하게 되었고, 드디어 첫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낳은 지 ‘3 · 7일’(21일)이 지나며 교인들이 찾아오기 시작하였다. ‘이석관 집사’가 두 딸을 대동하고 축하인사차 방문했다. 이 집사 부부는 “아이가 예쁘다”며 안아주고 어우르고, 잠시 후 즉석 음악회가 벌어졌다. 엄마의 권유에 못 이겨 일어난 이 집사의 3살 된 딸 ‘지은’이가 몸을 흔들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어제 밤에 우리 아빠가 다정하신 모습으로♬” 와! 얼마나 멋있던지, 얼마나 부럽던지. “우리 아인 언제나 저렇게 커서 엄마, 아빠 앞에서 노래를 할까?”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구역 예배를 인도하며 그 이야기를 했더니 권사님이 말씀하신다. “전도사님! 금방이예요. 아이들은 금방 커요.” 나는 코웃음을 쳤다. ‘저런 피덩이가 언제나 클까? 언제나 우리 아이는 재롱을 부릴까?’ 그러나 세월은 빨리도 지나갔다. 어느 날 우리아이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춤까지 춘다. 유치원 재롱잔치에 가보니 연극까지 하는 게 아닌가? 그렇게 세월은 흘러갔고 두 아이는 이제 성인이 되었다. 키가 ‘훌쩍’ 커버려 나를 내려다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정을 꾸미게 될 것 같다. 그 옛날 권사님의 말씀이 실감이 난다.

 

 어린 시절, 보채는 나에게 어머니는 “한 밤 자고…”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그러나 잠을 자고나면 내가 그리도 집요하게 물었던 질문조차도 잊고 지나갔다. 그러면 지금 나는 시간의 의미를 알고 있을까? ‘오늘은 무엇이며, 내일은 내게 무슨 가치가 있을까?’ 잘 모르겠다. 그런데 나이는 ‘차곡차곡’ 숫자를 더해간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의 흐름에 대한 느낌은 점점 빨라지는 것 같다. “젊은 시절은 길고 노년기는 짧다.”는 명언은 그래서 생겨났나보다. 나는 한국에 가면 초딩부터 대학시절의 친구까지 다양하게 만난다. 희한한 것은 만나는 순간부터 타임머신을 탄 듯 그때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 언어도 느낌도 말이다. 표정까지. 그것은 그 시절에 1년은 지금의 10년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아직은 12월 중순인데 내 마음은 이미 2016년을 떠나보내고 있다. 이제는 알아서 마음이 저만치 앞서서 가는 것 같아 서럽기까지 하다. 공전의 히트를 쳤던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등장했던 노래 가사는 “♬지나간 것은 지나 간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로 이어진다. 그렇다. 돌아보면 인생의 순간들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오늘 나를 만들기 위해 그 사람과 그 사건이 다가온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이나마 후배들 앞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 줄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 것이 다행스럽다. 나이를 먹을수록 한해의 비중은 너무도 큰 것을 실감한다.

 

 세월은 항상 서있는 줄만 알았다. 내 젊음은 항상 그 자리에 머무를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어깨의 짐은 점점 더 무거워진다. 문명이 발달 할수록 마음 빼앗길 일은 늘어만 간다. 의미 없는 볼거리와 소음에 본질을 잃어버리고 의미 없는 형식적인 일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다닌다. 세월이 오늘 내게 주는 소리를 듣고 싶다. 매일의 삶속에서 보다 의미 있는 일에 집중 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나이가 들어가는 우리들의 과제인 것 같다.


  1. No Image

    하늘

    가을하면 무엇보다 하늘이 생각난다. 구름 한 점 없는 코발트색 하늘은 사람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다. 하늘은 여러 가지 색깔을 연출한다. 보통은 파란 색깔을 유지하지만 때로는 회색빛으로, 혹은 검은 색으로 변해간다. 번쩍이는 번갯불로 두려움을 주고 ...
    Views44236
    Read More
  2. No Image

    당신의 성격은?

    사람의 성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외향적이냐? 아니면 내향적이냐?”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에 거리낌이 없고 만나서 에너지를 얻는다면 당신은 ‘외향성이 강한 사람’이다. 반면에 사람을 만나는 것이 버겁고 특별히 새로운 사...
    Views41070
    Read More
  3. No Image

    쇼윈도우 부부를 만나다

    지난 봄 한국 방문 길에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가득히 사람들이 타고 결혼식장인 10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안쪽에 서있던 한 여인이 소리쳤다. “친한 척 하지 마요. 조금 떨어져 와...
    Views38821
    Read More
  4. No Image

    목사님, 세습 잘못된 것 아닌가요?

    요사이 한국을 대표할만한 한 대형교회에서 담임 목사가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준 일을 놓고 설왕설래 말들이 많다. 이미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음에도 그 교회가 속한 교단과 신학대학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정당한 절차를 밟아 교회신자들의 압도적인 지지...
    Views37580
    Read More
  5. No Image

    기회를 잡는 감각

    인생은 어쩌면 기회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신은 평생 사람에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세 번 허락한다고 한다. 가만히 내 인생을 돌아보라! 기회가 많았다. 기회를 기회로 잡지 못하면 흘러간 시간이 되고 만다. 매사에 앞서가는 사람이 있다. 희한한 사...
    Views42912
    Read More
  6. 낙도전도의 추억

    대학 동기가 병역을 필하고 복학을 하더니 적극적인 총학생회 활동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그사이 나는 이미 대학원 과정에 있었기에 친구와는 학년차이가 꽤나 나있었다. 어느 날 만나자고 하더니 “총신 <제 2기 낙도전도단>에 총무로 일해 달라.&rdquo...
    Views39722
    Read More
  7. 청춘

    여름은 청춘을 닮았다. 얼어붙은 동토를 뚫고 빼꼼이 고개를 내어밀던 새순은 여름의 비와 바람을 맞으며 단단해져 간다. 따가운 햇살과 공격해 오는 해충의 위협을 의연히 견뎌낸 줄기만이 가을의 넉넉한 열매를 보장받게 된다. 여름은 싱그럽지만 그래서 아...
    Views42728
    Read More
  8. 씨가 살아있는 가정

    가정은 영어로 Family이다. 어원을 살펴보니 Father and Mother I Love You이다. 절묘하다. 실로 부부의 사랑을 먹고 아이들이 구김살 없이 꿈을 펼쳐야 하는 곳이 가정이어야 한다. 젊은이들은 가정을 꾸미면 저절로 행복해 질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는데 심...
    Views39123
    Read More
  9. 밀알 사랑의 캠프

    지난 5월이었다. 밀알선교단 지하교육관에 걸어놓은 달력이 찢겨나가 7월에 와있었다. 다른 방에 걸려있던 달력과 바꿔 걸어놓았는데 나중에 가보니 그것마저 찢겨져 있었다. 누구의 소행인지 수소문해도 범인(?)은 오리무중이었다. ‘누가 저렇게 멀쩡...
    Views37786
    Read More
  10. 소박한 행복 기억하기

    “엄마, 오늘은 제발 보리밥 싸지 마세요.” 학교에 가서 도시락을 열면 널브러져 나를 바라보는 보리밥이 너무 미웠다. 거기다가 단골 반찬은 무말랭이와 콩장이었다. 내 짝꿍 근웅이는 약국집 아들이라 그런지 항상 밥 위에는 노오란 계란이 덮여...
    Views38901
    Read More
  11.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

    어린 시절 나는 시골에서 살았다. 여름 이맘때가 되면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며 폭우가 쏟아졌다. 밤새 공포에 떨다가 날이 밝고 화창해진 아침, 들녘에 나가보면 곡식들이 내 키만큼 자라나 있는 것을 발견한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번개가 치면 하늘에서 수...
    Views41957
    Read More
  12. 차카게살자!

    한때 조직폭력배(이하 조폭) 영화가 희화화되어 유행한 적이 있다. 보통 사람은 전혀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그 세계에서는 펼쳐지고 있음이 세상에 조금씩 드러나면서 사람들의 호기심은 발동하기 시작하였다. 실로 어둠의 세계일진대 영화나 소설이 은근히 ...
    Views43034
    Read More
  13. 패럴림픽의 감동

    우리조국 대한민국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을 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을 숨죽이며 시청하던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다. 올림픽에 관한 공부를 할 때에는 먼 나라 일로만 생각되었는데 막상 그 올림픽이 내가 살고 있는 땅에서 열린다는 ...
    Views43609
    Read More
  14. 미안하고 부끄럽고

    매일 새벽마다 이런 고백을 하며 기도를 시작한다. “한번도 살아보지 않은 새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다. 어제 잠자리에 들며 죽었다면 오늘 아침 다시 부활한 것이다. 지난밤에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다시 깨어났으니 이것...
    Views39011
    Read More
  15. 야학 선생

    20대 초반 그러니까 신학대학 2학년 때였다. 같은 교회에서 사역하는 김건영 전도사께서 주일 낮 예배 후 “할 말이 있다.”며 다가왔다. 우리는 비어 있는 유년주일학교 예배 실 뒤편 탁자에 마주 앉았다. 용건은 나에게 “야학 선생을 해 달...
    Views40075
    Read More
  16. 광화문 연가

    나는 아이돌 노래를 좋아한다. 노래에서 풍기는 젊음의 활력, 에너지 넘치는 춤사위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사람의 몸이 저렇게도 유연할 수 있을까? 감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우리 시대의 가요는 정적이었다. 뭔가 생각하며 들을 수 있는, 듣다보면 젖...
    Views43616
    Read More
  17. 톡 쏘는 느낌을 갖고 싶어~~

    미혼 시절에는 이성에 반하는 타입이 다채롭다. 남자들은 공히 곱게 빗어 넘긴 생머리에 청순가련형의 인상을 가진 여성들에게서 시선을 놓지 못한다. 반면 여성들은 과묵한 남자에 끌린다. 촐싹대고 말이 많은 남자보다는 묵직한 인상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Views46394
    Read More
  18. 슬프고 안타까운 병

    초등학교 시절. 방학을 손꼽아 기다렸다. 포천 큰댁으로 달려갈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다. 드디어 방학을 하고 시골에 가면 집안 어른들에게 두루 다니며 인사를 하고 후에 누이와 가는 곳이 있었다. 바로 외가댁이었다. 걸어서 30분이면 외가에 도착을 했고 ...
    Views40638
    Read More
  19. 어머니∼

    누구에게나 마음의 고향이 있다. 바로 어머니이다. 나이가 들어도 안기고 싶은 곳은 어머니 품이다. ‘남자는 평생 엄마의 품을 그리워하며 산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 결혼을 위해 많은 교제를 하다가도 결국은 어머니 같은 여인과 결혼을 하...
    Views48574
    Read More
  20. 손을 보며

    손을 들여다본다. 손등이 눈에 들어오고 뒤집으면 바닥이 매끄럽게 드러난다. 각각 다른 길이의 손가락이 조화를 이룬다. 손가락을 구부려 움켜쥐면 금새 동그란 주먹이 만들어 진다. 손가락마다 무늬가 새겨있는데 지문이라 부른다. 지문이 같은 사람이 없다...
    Views4159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