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방학을 손꼽아 기다렸다. 포천 큰댁으로 달려갈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다. 드디어 방학을 하고 시골에 가면 집안 어른들에게 두루 다니며 인사를 하고 후에 누이와 가는 곳이 있었다. 바로 외가댁이었다. 걸어서 30분이면 외가에 도착을 했고 외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대문까지 나와 맞이해 주셨다. 다정다감한 외할머니의 체취에 어린 마음은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어느 해인가? 외가에 갔는데 할머니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치매가 온 것이다. 나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허공을 응시하는 모습이 너무도 애처로웠다.
나이가 들어가는 분들에게 가장 두려운 병은 무엇일까? 두렵지 않은 병이 어디 있을까 마는 치매처럼 본인도 가족들도 애가 닳게 하는 병도 없을 것이다. 자신의 삶도 피폐해지고 가족들의 마음도 타들어가게 하는 몹쓸 병인 것이다. 이해가 안 가는 것은 그리도 총기가 맑으시던 분이 어느 날 같은 말을 반복하고 엉뚱한 발언을 하며 변해가는 모습이다.
장애를 가진 손녀와 함께 밀알 모임에 나오시던 분이 소식이 뜸해 궁금했는데 양로원에 설교를 하러 가보니 맨 앞자리에 앉아계셨다. 반가워 손을 잡았지만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이렇게 저렇게 설명을 해도 전혀 반응이 없었다. 치매는 이리도 잔인하게 노년의 삶을 갉아먹고 있다. 혹자는 화투를 치면 예방이 된다고도 하지만 그렇다고 평생 믿음으로 사시던 분이 갑자기 둘러앉아 화투를 치는 모습이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을 듯싶다.
극단적인 표현을 써서 치매는 실로 질병 중에서 가장 무섭고 치사하고 ××같은 병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치매와 알츠하이머는 엄격히 따지면 다르다고 지적하지만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오늘은 같은 표현을 쓰고자 한다. "알츠하이머"(치매)는 인생말년을 쑥밭으로 만들어 버린다. 치매는 노인의 삶을 파멸로 몰아간다. 정말 걸려서는 안 되는 병이 이병이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후 지퍼를 열어둔 채로 나오면 건망증이고, 화장실에 가서 지퍼를 열지도 않고 볼일을 보면 치매라는 말이 있다.
치매에 걸려서 증세가 심해지면 먼저 인격파탄이 되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완전 상실되고 만다. 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말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그 예방법이 50가지가 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사람의 노력으로 그 무서운 병도 어느 정도 막아낼 수는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물을 많이 마시고 아침마다 맨손체조를 하는 것이다. 음식이야 요사이 하도 많이 알려져서 일일이 거론하기가 힘들고 마인드 컨트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될 수 있으면 감사하는 말과 기쁨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치아를 잘 관리해야 한다. 특히 어금니로 음식을 꼭꼭 씹어 먹을 때에 뇌에 올라가는 혈관이 활성화되어 치매가 예방된다고 하니 놀랍다. 박수를 자주 치라는 것도 농담이 아니다. 화가에게는 치매가 없다. 손으로 많이 그려야 한다. 악단 지휘자는 모두 장수한다. 손을 많이 써야 한다. 여성들은 뜨개질이 효능이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수록 뜨겁게 사랑해야 한다니 그것도 숙제이다. 사랑이 뜨거우면 치매는 도망친다나?
나이가 들수록 잔소리가 늘어 가는데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피곤하고 기(氣)가 소진된다.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위험하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한다. 스님은 치매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108배의 효능이 두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대화상대가 많아야 한다. 외로움은 가장 큰 형벌이다. 노래와 춤은 치매예방의 최고다. 글쓰기와 읽기를 생활화하라. 뇌 운동에는 그만이다. 결국 치매는 뇌와의 싸움이다. 낙천적인 사람은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
호기심을 가져라. 호기심은 삶의 윤활유가 된다. 무엇보다 봉사와 베푸는 마음은 뇌를 건강하게 한다. 박장대소 포복절도 요절복통의 달인이 되라. 가장 중요한 것은 신앙을 가져라. 신앙의 힘은 기적을 만든다. 모두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