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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송년의 밤』을 마친 후 나는 19일(수) 필라 공항으로 내달았다. 연말에 잡힌 로스엔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집회 일정을 감당하기 위해서였다. 역시 서부는 따뜻했다. L.A.에 유학을 와있는 딸이 마중을 나왔다. 아이를 보며 마냥 행복해 하는 나를 보며 나 역시 “딸 바보”임을 확인했다. 곧바로 만남이 시작되었다. 버지니아의 15년 생활을 접고 석달 전에 오렌지카운티로 이주한 중학교 동창 “정정호 장로”부부를 만나며 편안함을 느꼈다. 어느새 34년 동안 우정을 이어오는 “안기정 목사”와 악수를 나누며 우리는 금방 20대 초반으로 삶의 시계 바늘을 되돌려 놓아야만 했다.

20일(목) 남가주(L.A.) 밀알선교단에서 설교를 했다. 10년 전에 처음 인연을 맺고 장애인사역에 꿈을 키우던 그 때가 생각나며 감회에 젖었다.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을 깨고 친구가 되는 법을 일깨워 주던 바로 이곳. 역시 L.A.에는 장애인들이 많다. 오늘 처음 밀알 모임에 나왔다는 “최진아 자매”(27세, 휠체어 장애인)의 해맑은 미소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미국 어디를 가나 밀알을 통해 장애인들을 만나며 주님을 증거 할 수 있음이 행복이다. 처음 이민을 와서 살던 집 앞에 차를 대놓고 어설프기만 하던 그때를 회고해 본다. 참 많이도 변했다. 모든 것이 말이다.

21일(목)에는 <그랜드파크 양로원>에 기거하시는 어르신들 200분 앞에서 설교를 했다. 우연히 “성탄축하예배”와 맛물려 L.A. 한인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 한 가운데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예배 전 단상에 앉아 수십년 전에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건너와 신식 여성으로 사셨을 그분들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그러면서 ‘머지않아 나도 저 자리에 앉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며 잠시 눈을 감았다. 휠체어에 의지하고 계시면서도 부족한 이 종에 외침에 적극 반응하시는 분들의 모습이 너무도 고마웠다.

성탄절(25일) 아침. 나성개복교회에서 설교를 마친 나는 또 비행기에 올라 지금은 샌프란시스코에 와있다. 돌아보면 금년 한해도 숨 가쁘게 달려왔다. 시작한 시점이 저만치 보이는데 2012년이 서서히 작별을 고하고 있다. 겨우 정이 들어 익숙해 질만한데 갈 길이 바쁘다며 2013년과의 바통터치를 서두르고 있다. 한해가 가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이 되면 사람들은 상념에 잠기곤 한다. 사람들은 세월의 속도에 대해서는 이구동성 빠름을 인정한다.

위대한 신앙의 인물 다윗은 시편 39편에서 “주께서 나의 날을 손 넓이만큼 되게 하시매 나의 일생이 주의 앞에는 없는 것 같사오니”(5)라고 탄식한다. 실로 인생의 길이가 손 넓이 만큼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유명재벌이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치인과 유명 연예인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접하면 사람들은 말한다. “인생은 公水來 公水去야!”(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그런데 삶은 철저히 현실적이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생각이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인생을 들여다보면 순간순간 전환점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성숙해 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병들거나 실패를 경험할 때, 나이를 한 살 더 먹을 때이다. 병을 만난다거나 실패할 그때에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인생의 실제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문득 미국 동부와 서부의 차이를 생각해 냈다. 동부는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다. 서부는 습기가 전혀 없어 상쾌함을 주고 분위기 자체가 가슴을 들뜨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을 만나보면 삶의 태도가 진지하지는 않은 것을 느낀다. 역시 동부 사람들이 정이 있고 삶의 깊이도 더 한 것 같다.

낮은 기온으로 춥고 때로는 살인적인 눈이 덮이는 저곳이지만 나를 사랑하고 도란도란 정을 나눌 수 있는 필라델피아가 그래서 나는 더 좋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서만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다. 병으로, 실패로, 그리고 해가 바뀌는 시점에서 우리의 영혼을 흔들고 계신다. 세월이 가는 것이 조금은 서운할지 모르지만 멀리서 찾아온 새해를 끌어안으며 꿈을 꾸련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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