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336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봄.jpg

 

 

금년 겨울은 겨울답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지루하다고 해야 할까?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 며칠이 멀다하고 쏟아지는 폭설, 3월이 되어서도 내리는 눈은 눈치가 없는걸까? 봄을 시샘하는걸까? 특별히 사업을 하는 이민자들이 버텨내기에는 몹시 버거운 겨울이다. 한창 눈이 내리고 있을 때에 L.A.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동부에 눈이 많이 온다기에 염려가 되어 전화를 했단다. 말끝에 외쳤다. “정말 L.A.가 그립다. 필라는 너무 추워” 다른 계절은 모르겠는데 겨울만 오면 필라에 대한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

그나마 “썸머 타임”(Daylight Saving Time)이 시작되며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아직 겨울기운이 가시지는 않았지만 낮이 길어지며 제법 봄 내음이 나는 둣하다. 앞마당 구석에 성질 급한 화초가 꽃망울을 터뜨리며 보라색 고개를 내어밀었다. 여기저기 쌓인 눈 사이에서 조금씩 녹색이 자리를 잡아간다. 정녕 봄은 오고 있는 것이다. 인생을 생각해 보자! 살다보면 혹독한 겨울처럼 견디기 힘든 시기가 있다. 겨울만 계속될 것 같았는데 불현 듯 봄이 찾아온다. “와,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거야!” 할 정도의 인생의 봄날이 찾아온다.

나는 일주일 동안 장애인들을 만난다. 어린 장애아동들로부터 나이 드신 장애인분들까지. 가장 소중한 건강을 잃어버린 분들에게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을까?만나고 싶은 가족들에게 버림받은 채 홀로 가엾게 살아가는 분들을 향해 무슨 설교를 해야 할까? 그분들은 지금 겨울을 살고 있다. 나는 만날 때마다 “소망의 봄날”을 외친다. 비록 지금은 끝이 보이지 않는 겨울을 살고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밀알에 나오는 장애인들은 모두 얼굴이 밝다. 그래서 보람을 느낀다.내가 목사인 것이 좋다. 캄캄하고 추운 겨울 속에서도 예수님을 만난 사람은 봄을 살게 된다.

겨울은 나타난 자연의 한 모습일 뿐이다. 겨울에 태어나 겨울에 죽은 사람은 겨울이 전부인줄 알고 갈 것이다. 아마도 하늘에 가서는 “지구행성에는 겨울만 있다.”고 할지 모른다. 그에게는 그게 사실이고 진실이고 진정이고 참일 것이다. 봄을 만난 사람은 “봄도 있더라.” 했을 것이고,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을 다시 만나고 간 사람은 “그게 아니고 여름도, 가을도 있고, 또 다시 봄이 오더라.”고 말을 할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가 자기가 보고 듣고 본 바를 입력하고 곧바로 그 사실을 말하며 살고 있다. 사람의 차이는 ‘무엇을 경험하였으며 무엇을 입력했느냐?’에 있다. “하늘, 뇌, 마음, 손발, 세상” 이렇게 연결된 구조를 꾀뚫어야 삶의 달관자가 된다. 그래야 지금 거기서 더 나아가는 삶을 살 수 있다. 봄은 있는 것이 아니고 나타난 것이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이 아니고 겨울이 변하여 봄이 되는 것이다. 봄은 무엇인가? 겨울은 실체가 아니고 나타난 현상이다. 그 현상 안에는 실재가 있다. 그 실재를 보고 그 실재의 바탕위에 나타난 계절들을 이리저리 잘 관계를 하는 사람이 잘 사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은 겨울을 만나면 겨울이 되고 봄을 만나면 봄이 된다. 여름을 만나면 여름이 좋아서 여름 노래를 한다. 가을을 만나면 가을이 좋아서 가을 춤을 추게 된다. 결국 그 무엇과도 만나면 다 통하게 되는 것이다. ‘공’(空) 혹은 ‘영’(靈)으로 있어 그 무엇으로도 나타난다. 비어 있어 그 무엇도 담을 수 있다. 삶이 이렇게 신묘막측한 것이다. 인생을 사는 동안 사계절은 우리가 살아내야만 한다.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겪어야 할 계절이라면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누군들 평탄한 삶을 원하지 않으랴! 누군들 잔잔하고 낭만 넘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으랴? 하지만 가을의 아름다운 자태 뒤로 겨울은 찾아온다.

그 겨울이 견뎌내기 힘든 만큼 봄은 반갑고 가슴이 터질 듯한 감격을 선사한다. 혹시 겨울을 지내고 계시는가? 외치고 싶다. “인생을 살아보니 겨울만 있지는 않더라.”고. 계절의 봄처럼 모든 분들의 인생에도 따스한 봄의 입맞춤이 속히 찾아왔으면 좋겠다.


  1. 내 심장을 쏴라! 9/9/2013

    한 소설가가 있었다. 그녀는 갑자기 정신병원에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 영감에 사로잡힌다. 아무리 상상력이 풍부하다 할지라도 정신병원 이야기를 추측으로만 쓸 수는 없었다. 그녀는 정신병원에 직접 들어갈 획기적인 발상을 하게 된다. 작가는 선...
    Views63754
    Read More
  2. 빨리 빨리! 12/26/2011

    우리 한국 사람들의 특징은 조급함이다. 식당에 들어서서 제일먼저 하는 말은 “여기 빨리 주문 받으세요”이다. 메뉴 주문을 받고 돌아서는 종업원에게 또 한마디를 한다. “아줌마, 빨리 주세요.” 유럽에 있는 레스토랑은 식당을 열고...
    Views63532
    Read More
  3. 아, 백두산! 5/28/2012

    모처럼의 나들이를 했다. 그것도 나라와 나라를 넘나드는 힘든 여정이었다. 호주에 가서 많은 곳을 둘러보고 수많은 한인들에게 설교를 한 것은 무엇보다 뜻 깊은 시간이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나는 필라델피아에서 오신 33분의 목사님, 장로님들과 합류...
    Views63495
    Read More
  4. 서부에서 동부를 바라보며 1/2/2013

    『밀알 송년의 밤』을 마친 후 나는 19일(수) 필라 공항으로 내달았다. 연말에 잡힌 로스엔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집회 일정을 감당하기 위해서였다. 역시 서부는 따뜻했다. L.A.에 유학을 와있는 딸이 마중을 나왔다. 아이를 보며 마냥 행복해 하는 나...
    Views63469
    Read More
  5. 당연의 틀을 깨라! 4/17/2015

    사람은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는다. 집안에서부터 자라나며 교육기관에서 다양한 훈련과 지식을 터득하며 성장한다. 그 모든 교육을 받고나면 의젓한 사회인이 되는 혜택(?)도 있지만 반면 “당연한” 인물이 된다. 지식이 충만해지며 ‘당연...
    Views63422
    Read More
  6. 겨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3/28/2014

    금년 겨울은 겨울답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지루하다고 해야 할까?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 며칠이 멀다하고 쏟아지는 폭설, 3월이 되어서도 내리는 눈은 눈치가 없는걸까? 봄을 시샘하는걸까? 특별히 사업을 하는 이민자들이 버텨내기에는 몹시 버거운 겨울이...
    Views63369
    Read More
  7.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 8/4/2012

    부부는 설레임으로 만난다. 밀알선교단 청년 중에 얼마 전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물었다. “결혼하니까 무엇이 제일 좋으니?” 신랑은 “다 좋아요.” 마냥 밝은 표정이다. 역시 남자는 단순하고 표현이 총체적이다. 신부가 대답한다. &ld...
    Views63367
    Read More
  8. 선생님 5/28/2012

    언제나 부르면 가슴이 뭉클 해 지는 이름이다. 내가 여기까지 살아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선생님들의 교육과 사랑이 있었는지 모른다. 지금은 어딘가에 살고 계실 그분들이 그래서 그립고 고맙다. 선생님이 되려면 사대나 교대를 나와야 한다. 그런데 나는 20...
    Views63336
    Read More
  9. 아버지의 마음 12/8/2012

    누구에게나 아버지가 있다. 어머니의 사랑은 살갑지만 아버지의 마음은 가늠하기가 어렵다. 사춘기 때에는 감히 아버지에게 ‘이유 없는 반항’을 해 보기도 하였다. 나이가 들어가며 저만치 내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아버지는 항상 나를 바라보고...
    Views63276
    Read More
  10. 가는 길 다시 묻고, 묻고 물어

    “니이체”는 인간의 의식 발전을 세 단계로 이야기한다. 첫째. 낙타의 단계: 낙타는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짐승이다. 시키는 대로 하고 입력된 대로 산다. 물음이 없다. 저항도 없다. 평생 하라는 대로만 하는 영성지수 100-150의 단계이다. 둘째...
    Views63235
    Read More
  11. 생방송

    나는 화요일마다 필라 기독교방송국에서 생방송을 진행한다. 방송명은 “밀알의 소리”. 사람들은 생방송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에게는 생방송이 체질이다. 방송을 진행한지가 어언 14년에 접어드는 것을 보면 스스로 대견함을 느낀다. 방...
    Views63218
    Read More
  12. 목사님이시잖아요? 10/24/2014

    항상 친밀하게 교제를 나누며 그래서 만나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젊은 부부가 있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일로 아내 되는 자매와 ‘카카오 톡’이 오고가다가 서로 마음이 상해버렸다. ‘이제 안 만나면 그만이지!’하고 있는데 ...
    Views63216
    Read More
  13. 가족 사진

    “옥한흠 목사님”(사랑의 교회 원로)이 세상을 떠나 하관예배가 진행되는 중에 갑자기 옥 목사의 차남 ‘승훈’씨가 “아버지의 관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겠다.”고 말했다. 동석한 1,000여명의 성도들은 저으기 당황했다. 집...
    Views63030
    Read More
  14. 아, 결혼 30주년!

    누구에게나 인생을 살다보면 절벽을 만나는 때가 있다. 돌아보면 내게도 크고 작은 시련들이 다가오고 물러갔다. 그중에서도 20대 후반에 접어들며 내 앞에 거대하게 다가온 절벽은 “결혼”이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장애인이라고 결혼을 ...
    Views63009
    Read More
  15. 미친개 선생님 8/31/2014

    나는 매주 KBS 예능 “1박 2일”을 즐겨본다. 얼마 전 “선생님 올스타”편이 방영되었다. 각 고등학교에 특이한 성향을 가진 선생님들을 게스트로 해박한 웃음을 유발하도록 기획되었다. 작가들의 발상과 PD의 연출은 놀라웠다. 그 중에...
    Views62958
    Read More
  16. 미소로 세상을 빛나게하라! 9/5/2012

    사람이 세상 무엇보다 위대한 것은 표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과 가장 친숙한 동물인 “개”에게도 표정은 없다.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흔들고 핥아댈 뿐이다. 사람은 그렇지 않다. 시시각각 표정이 바뀐다. 강렬한 태양빛을 만나면 얼굴을...
    Views62917
    Read More
  17. 소향은 역시! 11/19/2013

    소향은 역시 디바였다. 지친 모습으로 필라에 당도하였지만 무대에 오른 그녀는 최고의 가창력을 발휘하며 청중들을 매료시켰다. 11월 2일(토) 밀알의 밤의 막이 오르는 시간이 다가오며 수많은 인파가 밀려들어왔다. 소향이 리허설을 하는 시간에 애빙톤 하...
    Views62911
    Read More
  18. 바뀌어야 산다 5/29/2015

    사람은 다 다르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새로운 것에 너무 철벽을 쌓는 사람을 만나면 답답함을 느낀다. “바꿈”에 아주 인색한(?) 분들이 있다. 자신이 살아왔던 방식, 의식, 전통을 목숨처럼 고수하는 사람 말이다. ...
    Views62907
    Read More
  19. 흘러가는 세월을 붙잡고

    세월은 흐르는 물처럼 빨리도 지나간다. ‘그런 말은 결코 다시 쓰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건만 이맘때가 되면 또다시 되뇌이게 된다. 젊음이 오랜 줄 알고 그냥 저냥 지내던 20살 때에 고향 ‘포천’에서 사촌 형님이 오셨다. 우리 집...
    Views62814
    Read More
  20. 달려라 은총아! 7/4/2014

    은총(남)은 '스터지 웨버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뇌가 서서히 마비되어 돌처럼 굳어가는 병이다. 녹내장과 심한 경기(놀람)를 동반하고 얼굴과 몸에 검붉은 반점이 나타난다. 그 외에도 오타모반 증후군, 뇌병변등 복합장애를 가지고 태...
    Views6270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