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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3 12:35

시각 장애 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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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를 안고 통합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특수학교가 인기가 있었다. 종로에 “명휘원” 광진구에 있는 “정립회관”이 그곳이다. 어떤 면에서 장애를 가진 학생들끼리 편견없이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며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근본적인 방책은 아니었다. “고기를 잡아 주기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라”는 명언처럼 성장하여 스스로 장애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는 내성을 키워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이제 장애아와 비장애아들이 함께 공부하는 체제로 바뀌어가고 있다. 바로 “통합교육”이다. 처음에는 자신의 자녀가 있는 학급에 장애아동이 있는 것을 꺼리는 부모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장애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서로를 보듬어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충남 연기군 금남면 신촌리에 있는 <금남초등학교>에서 시각장애를 가진 강보라양이 반장선거에 당당히 나가 당선되는 개가를 올렸다. 3학년 3반 반장선거는 27명의 전체 학생 중 9명이나 출마를 했다. 과반수를 얻어야 하는데 3차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보라 양이 친구들의 높은 지지를 얻어 반장에 선출된 것이다.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이유는 보라양이 매사에 책임감이 있고 장애를 의식하지 않은 자신감에 있었다.

 

 “고맙습니다. 친구들이 많이 도와주었기에 가능했고, 모범을 보이며 스스로 부족했던 일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평소 친절하게 다가간 것을 친구들이 좋게 보았던 것 같아요” 보라양은 앞이 잘 보이는 않는 시각 장애 및 뇌경변 장애를 가지고 있다. 아기 때(6개월)부터 병 증세가 나타난 보라양은 7살이 되어서야 말문이 터지기 시작했다. 장애 정도가 심해 특수학교에 가야 할 처지였다. 부모들은 아이의 입학을 유예시킬 생각을 한다. 그러나 교장 선생님의 커다란 마음 씀씀이와 전체 학생들의 도움으로 금남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이다. 금남초등학교는 장애아 학생과 비장애아 학생들의 통합교육의 중요성을 감안해 특별한 배려를 해주었다.

 

 우여곡절 끝에 학교에 입학은 했지만 앞을 못보기에 아이들을 손으로 만지며 가까워져야했고, 시끄러운 분위기를 무척이나 무서워했다. 다행히 주위 아이들의 도움으로 환경에 서서히 적응해 갔고 효과적으로 학습 능력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보라 양은 모든 면에 적극적이었고 성실했다. 이런 보라를 도와주는 아이들이 늘어갔다. 반장에 선출된 보라는 너무도 행복 해 하고 있다. 적응력도 뛰어나고 책임감도 강해 친구들로부터 인기가 대단하다. 목소리가 큰 반장 강보라는 수업이 시작되고 마칠때마다 “차렷, 경례”를 우렁차게 외친다. 시각장애의 핸디캡을 동료 학생들이 커버해 주고. 특수 보조원이 도와주어 학업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지난해에는 장래의 희망이 가수인 보라양이 학교 측에서 주최한 <가족노래자랑>에서 대상을 받았다. 전교생들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는 시상식에서 보라 양의 아버지 강윤현씨는 감동을 하여 ‘엉엉’ 울기도 했다. “학교 전체 아이들이 고맙죠. 아이들이 싫어하고 특히 비장애 학부모들도 불편해할 텐데 학교 선생님들까지 하나가 되어 도와주고 있어요. 어른들이 아이들한테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착해요.”

 

 유일하게 장애아 학생과 비장애 학생의 통합교육을 하고 있는 이병웅 금남초등학교장은 “아이들이 참 기특합니다. 나보다 약한 친구를 서로 도와주려 하고 전체 학부모들의 마음이 열려 있고 전 직원들이 장애아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시민의식이 높아져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3학년 3반 학급 게시판에는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적혀 있다. 치과 의사도 있고, 요리사, 대통령, 피아니스트, 화가 등. 유일하게 반장 강보라 양은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나의 꿈은 가수입니다.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목소리에 좋은 것을 먹고 열심히 노력해서 반드시 나의 꿈을 이룰 것입니다.”

 

 보라의 갸룻한 꿈이 이루어져 무대에서 노래하는 강보라의 모습을 보고 싶다. 장애는 조금 불편할 뿐이다. 그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누구보다 진취적인 삶을 살아간다면 오히려 그 장애는 모든 이에게 희망의 빛을 비춰주는 등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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