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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5 07:46

내적치유의 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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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png

 

 

 상처가 상처인지도 모르고 살던 때가 있었다. 당장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판국에 내면을 살펴볼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 되어가고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사람들에게는 참 평안을 누리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자연스럽게 찾아 왔다. 환경이 좋아지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나를 누르는 아픔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때 가서야 깨달은 것이다. 상처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그 상처를 치유 받지 않고는 어떤 환경이 주어져도 그는 행복 할 수 없다. 따라서 치유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었다. 이제는 “치유”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15명 정도의 사람들이 수련원에 들어간다. 구성 분포율은 다양하다. 남녀, 노소, 교회 직분과는 전혀 관계없이 팀이 되어 4박 5일간의 내적 치유에 들어간다. 물론 강사는 치유 상담을 전문으로 공부한 분이다. 강사의 인도를 따라 물 흐르듯 진행되는 한주간은 처음에 가졌던 두려움이 서서히 평안과 환희로 바뀌어 지며 진행된다. 영성훈련에서는 본명이 아닌 별칭(別稱)을 쓴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① 서로가 깊은 상처를 드러내기 때문에 혹시 밖에 나가 그 사람 이야기를 해도 프라이버시가 침해되지 않는다. ② 모든 것을 초월하여 금방 동화(同化)되는 효과 때문이다.

 

 별칭을 나누다보면 그 분의 인생사가 짐작이 간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하면 모두가 세심하게 들어주고 공감해 준다. 판단과 정죄는 없다. 전적 지지뿐이다. 그렇게 함께 울고 웃다 보면 가슴 깊이 응어리진 것들이 눈 녹듯 녹아져 내린다. 그 정도만 하자. 내적치유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더 이상 자세히 밝힐 수 없다. 그것은 천기 누설죄(天氣 漏泄罪)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언젠가 필라델피아에서 내적 치유를 하게 될 것을 꿈꾸며 그 과정은 궁금증으로 남기고 싶다.

 

 나는 보수 신학 계통에서 7년을 공부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처음 이 내적치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인본주의라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전적으로 하나님께 매어달리고 하나님께 치유 받으면 되지, 사람들끼리 둘러 앉아 무슨 치유를 받는 다는 거야”라며 경시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정태기 교수님을 만나고 치유 상담을 공부하며, 내적치유를 통해 전에 깨닫지 못했던 영성을 경험했다. 내적치유는 인본주의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 허락하신 놀라운 은총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20대 초반에 신학대학에 입학하면서 내 삶을 지탱시켜준 것은 오직 기도였다. 서울 근교를 비롯하여, 유명한 기도원은 다 찾아다니며 기도에 매어 달렸다. 교통편도 없는 그 시절, 불편한 다리를 끌고 산(山) 기도를 드리며 그 분께 새 힘을 얻고 장애를 가진 아픔을 극복 해 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 심령이 곤고해 졌다. 해결되지 않는 그 무엇이 있었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오며 겪었던 수많은 상처들이 내면 깊숙한 곳에 가라 앉아 있었던 것이다. 아팠지만 그 앙금을 걷어내는 치유를 몇 번 반복하며 살기위해 몸부림쳤다. 드디어 참 자유 함이 찾아왔다.

 

 흙탕물을 가만히 놓아두면 맑은 물이 된다. 하지만 조금만 흔들어대면 정체를 드러낸다.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상처를 치유하려 하지 않고 감추려고만 한다. 드러내면 아프다. 아픈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고문이 될 수 있다. 아픔이 있음에도 시치미를 뗀다. 상처를 덮으려고만 하지, 치료 받기를 거부한다. 덮으면 덮을수록, 감추면 감출수록 상처는 자신의 내면을 아프게 흔들어 댄다. 육신적인 병이 생겼다고 하자. 살려면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의사가 지시한대로 따라야한다. 필요하다면 몸에 칼을 대야만 한다. 째고 잘라내야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마음의 병도 마찬가지이다. 과감하게 드러내야 한다. 내적 치유를 받고 나면 움추려져 있던 에너지가 발동한다. 어린 아이처럼 순수하고 밝게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내적 치유를 통해 “나를 찾았다”고 기뻐하며 끌어안고, 춤을 추던 얼굴들이 문득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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