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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04:16

구름 9/7/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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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아름다운 것은 하늘과 땅, 바다가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날마다 땅을 밟으며 우리는 인생 이야기를 엮어간다. 어쩌다가 만나는 지평선을 보며 저 땅 너머에 있는 세계를 그려본다. 그러다가 찾아가는 바다는 “지구의 허파”라는 별명처럼 신비 그 자체이다. 창세 이후에 바다는 청청함을 유지하며 사람들에게 온갖 혜택을 말없이 공급해 주고 있다. 사람들은 여전히 그 바다에 오물을 흘려보내는데도 말이다. 그 땅과 바다를 묵묵히 내려 다 보고 있는 존재가 있다. 바로 하늘이다. 인생의 지친 길목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사람의 가슴을 맑게 한다. 그 하늘을 자주 바라보아야 마음이 넓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잠시 멈춰서서 하늘을 쳐다보는 여유마저 잃어버린 채 살고 있다.


하늘이 아름다운 이유는 구름이 있기 때문이다. 맑은 하늘이 소중한 것은 틀림이 없지만 항상 똑같은 코발트색으로 존재하고 있다면 우리는 하늘을 사랑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화판에 물감이 번져가듯 구름은 하늘을 화판 삼아 갖가지 그림을 그려간다. 하이얀 색깔로 헤엄치는듯 하다가 하늘을 온통 뒤덮어버리기도 하고 때로는 시커먼 구름을 몰고 와 물줄기를 뿌려댄다. 하늘의 모양이 변화될 때마다 사람들의 기분도 흔들린다. 구름은 열심히 자신의 모양을 바꾸어가며 하늘을 수놓아 간다. 사람들이 그 하늘을 제대로 올려보아 주지도 않지만 구름은 사람들의 관심에 관계없이 오늘도 일하고 있다.

어린 시절, 이맘때면 우리는 더위를 피해 날마다 물가를 찾았다. 그 시절에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형제가 많아서이기도 했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그분들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저녁 밥상머리에 둘러 앉은 아이들이 숫자가 맞으면 될 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로웠다. 아무것도 구애 받지 않고 들로 산으로 쏘다닐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을 먹고 나면 우리는 물을 찾아 나선다. ‘물가’라고 해야 고작 시냇물이지만 그 물가에서 우리는 추억을 만들었다.

집을 나서는 아이들의 손에 들려진 것은 다양했다. 수건과 비누는 기본이고 고기를 잡을 어항과 반도에 그릇 몇 개와 고추장까지 챙겨 나섰다. 솜씨가 좋은 아이들은 작살까지 준비했다. 수영복이 어디 있는가? 물에 들어가 놀면 수영복이고 자갈밭에 앉아 다 말리면 평상복이다. 물가에 당도하면 먼저 다리를 잠그고 물을 ‘살살’ 온몸에 끼얹는다. 그리고 서서히 물로 잠입한다. 처음에는 차가운 느낌이 들지만 이내 물의 온도에 익숙해지며 헤엄을 치기 시작한다. 그때는 “수영”이란 고급스러운 말은 없었다. 그냥 “멱을 감으러 간다”고 했고 ‘수영을 잘하는 아이’를 “헤엄을 잘친다”고 했다.

우리들에게 ‘잠수’는 기본이었다. 물위를 헤엄치다가 잠수하여 들여다보는 물속은 별천지였다. 커다랗고 웅장한 바위가 눈에 들어오고 자잘한 작은 돌들이 조화를 이루며 그 사이를 작은 송사리 떼가 줄지어 행진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숨이 차 솟아오르면 머리위로 파아란 하늘이 다가왔다. 널따란 하늘위에 구름이 흐르고 있었다. 그때 소리치는 말. “야, 저기 구름을 봐!” 아이들은 구름의 유희에 탄성을 질렀다. 구름의 모양이 그렇게 다양한 것을 어린 그 시절에 너무도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 새털구름, 뭉게구름, 비늘구름, 안개구름, 꽃 구름등. 구름의 이름을 붙여가며 우리는 소리를 쳤다.

물속에서 한참을 놀다보면 체온이 떨어진다. 아이들의 입술은 서서히 보라색으로 변해 간다. 그때 태양빛은 몸의 온기를 유지해 주는 최고의 기대였다. 그런데 얄미운 구름이 해를 가려버린다. 그때 우리는 목소리를 합쳐 노래를 불렀다. “해야해야 나오너라 김칫국에 밥말아먹고 물장구 치며 나오너라”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이 햇님이 빼꼼이 고개를 내어민다. 그때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외치는 말. “와! 해가 나왔다” 천사 머릿결의 물결 같기도 하고 하늘에 지어진 아이스크림 궁전 같기도 하고 온통 깃털로 가득한 계곡 같기도 한 그 구름을 보며 꿈을 꾸었다. 구름은 동화를 만들었고 구름은 어린 우리 가슴을 부자로 만들어 주었다. 그 구름이 하늘 위로 점점 높아져 가면 가을이 성큼 우리 곁을 찾아왔다. 무더운 여름 구름을 헤아리며 가을을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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