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36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다정한 부부.jpg

 

  처음 L.A.에 이민을 와서 유학생 가족과 가까이 지낸 적이 있다. 신랑은 남가주대학(U.S.C.)공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고, 세 살 된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이 엄마는 연신 남편을 향해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지금과 달라서 그때는 아주 그 말이 귀에 거슬렸다. 하루는 조용히 물었다. “현주 자매! 자매에게 영준 형제가 오빠이면, 아들과는 어떤 관계가 되는 거야?” 심각하게 물었는데 자매는 웃으며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대수롭지 않게 대답을 한다. 워낙 쿨한 성격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오히려 내가 머쓱해졌다.

 

  이제는 그 호칭이 일반화되어 버린 것 같다. 내가 대학을 다닐 때는 여학생들이 !”이라고 부르는 것이 유행이었다. “이라는 호칭은 말 그대로 남자 형제끼리의 호칭인데 자매가 선배 남학생을 부를 때 이라고 불렀다. 다시 돌아와서 아내가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면 촌수가 상당히 복잡 해 진다. 그런데 신세대들은 당연 한 듯 남편을 향해 오빠라고 부르며 살고 있다. 남편하고 살아야 하는데 오빠하고 사니 사회가 복잡 해 지는 것이 아닐까? 언어에는 우리가 상상 할 수 없는 능력이 숨어있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은 그래서 나왔다.

 

  보통 우리는 부부를 부를 때 여보라고 부른다. 나도 아내를 부를 때 여보라는 말을 많이 썼다. 그런데 여보여보세요의 준말이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호칭이다. 한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도 여전히 여보세요라고 부르는 것은 제 삼자로 생각하며 산다는 의미가 된다. 너무 극단적인 해석 같지만 한번은 돌아보아야할 필요가 있다. 어떤 사모님은 남편을 계속 목사님이라고 부른다. 어떤 사모님은 평상시에는 여보라고 부르다가 기분이 나쁘면 목사님이라고 부른다나. 목사님은 교회에서나 목사님이지 부부간에 "목사님으로 부른다면 사모님은 평신도 일까? 아니면 사찰일까?

 

  어떤 부부는 자기라고 부른다. 자기? 그것은 어떤 의미일까? 남편과 아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찾는다는 의미일까? 그러니 서로의 관계가 피곤 해 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어떤 분은 남편을 김 서방이라고 부른다. 남편의 안부를 물으면 자연스럽게 우리 김 서방이요? 요즘 너무 바빠요라고 대답한다. 그 분은 서방님하고 사는 모양이다. 어떤 자매는 계속해서 남편을 아빠라고 부른다. 물론 아이들 아빠라는 의미이겠지만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이 호칭은 심각 해 진다. 어떤 남편은 아내를 베이비라고 부른다. 미국 냄새가 나는데 아내가 아닌 베이비하고 살려니 그 고충이 얼마나 심하겠는가?

 

  내가 아는 분은 아예 아내의 이름을 부른다. 민망하리만큼, 마치 대학생 커플처럼 불러댄다. 한편으로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도 서로의 이름을 부른 다는 것은 아름답게 느껴진다. 항상 청년 같은 기분을 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씨자()를 넣으면 회사 같은 기분이 드니까 빼면 좋겠고, 머리에 흰 꽃이 피어도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존경하는 마음으로 산다면 행복한 부부가 아닐까?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부부는 11% 정도란다. 그러니까 열 명중 한명인 셈이다.

 

  우리 부부도 10여 년 전부터 호칭을 바꿨다. “허니.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 그러면 허니달링은 어떻게 다를까? “허니는 보통 자기의 아내나 남편 또는 애인이나 자녀에 대한 호칭이다. 반면 달링은 나이를 묻지 않고 가장 사랑하거나 귀여워하는 사람을 부를 때에 사용한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나 동물까지도 포함해서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우리부부만이 아니라 서로를 “Honey!”라고 부르는 부부가 종종 있는 것 같다.

 

  이글을 읽으시는 분은 남편(아내)를 어떻게 부르시는지 궁금한 마음이 있다. 너무 획기적인 변화는 건강에 해로운 법. 부부간의 호칭을 점검하고 애정이 솟아 날뿐 아니라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호칭으로 바꾸어 보시기를 권해보고 싶다.

 

 

 


  1. No Image

    아빠, 내 몸이 할머니 같아

    장애인사역을 하면서 가장 가슴이 아플 때는 희귀병을 앓는 장애인을 만날 때이다. 병명도 원인도 모른 채 고통당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와 가족들은 커다란 멍에를 지고 가는 듯 한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 2개의 희귀질병 앓고 있는 김새봄 양. 대학입...
    Views1016
    Read More
  2. 혹시 중독 아니세요?

    사람은 누구나 무엇엔가 사로잡혀 산다. 문제는 “얼마나 바람직한 것에 이끌려 사느냐?” 하는 것이다. 사로잡혀 사는 측면이 부정적일 때 붙이는 이름이 있다. 바로 중독이다. 중독이란 말이 들어가면 어떤 약물, 구체적인 행동을 통제할 수 없어...
    Views1198
    Read More
  3. 겨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봄이 성큼 다가서고 있다. 미주 동부는 정말 아름답다. 무엇보다 사계절이 뚜렷한 것이 커다란 매력이다. 서부 L.A.를 경험한 나는 처음 필라델피아를 만났을 때에 숨통이 트이는 시원함을 경험했다. 계절은 인생과 같다. 푸릇푸릇한 봄 같은 시절을 지내면 ...
    Views1295
    Read More
  4. 가위, 바위, 보 인생

    누구나 살아오며 가장 많이 해 온 것이 가위 바위 보일 것이다. 누가 어떤 제의를 해오던 “그럼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하자”고 손을 내어민다. 내기를 하거나 순서를 정할 때에도 사람들은 손가락을 내어 밀어 가위 바위 보를 한다. 모두를 승복하...
    Views1676
    Read More
  5. 절단 장애인 김진희

    인생을 살다보면 벼라 별 일을 다 겪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일이 현실로 닥쳐올 때에 사람들은 흔들린다. 그것도 불의의 사고로 뜻하지 않은 장애를 입으면 당황하고 좌절한다. 나처럼 아예 갓난아이 때 장애를 입은 사람은 체념을 통해 현실을...
    Views1452
    Read More
  6. 별밤 50년

    우리는 라디오 세대이다. 당시 TV를 소유한 집은 부유의 상징일 정도로 드물었다. 오로지 라디오를 의지하며 음악과 드라마, 뉴스를 접하며 살았다. 내 삶을 돌아보면 가장 고민이 많았던 때가 고교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때 다정한 친구처럼 다가온 것이 심...
    Views1427
    Read More
  7. 아이가 귀한 세상

    우리가 어릴 때는 아이들만 보였다. 어디를 가든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 한 반에 60명이 넘는 학생이 오밀조밀 앉아 수업을 들어야만 하였다. 복도를 지날 때면 서로를 비집고 지나갈 정도였다. 그리 경제적으로 넉넉할 때가 아니어서 대부분 행색은 초라했...
    Views3415
    Read More
  8. 동화처럼 살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가슴에 동화를 품고 산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평생 가슴에 담고 싶은 나만의 동화가 있다. 아련하고 풋풋한 그 이야기가 있기에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늙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저절로 철이 나고 의젓한 인생을 살줄 알았다. 하지만 나이...
    Views1626
    Read More
  9. 환상통(幻想痛)

    교통사고나 기타의 질병으로 신체의 일부를 절단한 사람들에게 여전히 느껴지는 통증을 환상통이라고 한다. 이미 절단되었기에 통증은 사라졌을 법한데 실제로 그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통증뿐 아니라 가려움증도 있고 스멀거리기도 한단다. 절단 ...
    Views2064
    Read More
  10. 종소리

    세상에 모든 존재는 소리를 가지고 있다. 살아있는 것만이 아니라 광물성도 소리를 낸다. 소리를 들으면 어느 정도 무엇인지 알아차리게 되어 있다. 조금만 귀기우려 들어보면 소리는 두 개로 갈라진다. 무의미하게 나는 소리가 있는가하면 가슴을 파고드는 ...
    Views2298
    Read More
  11. 누구나 가슴에는 자(尺)가 들어있다

    사람들은 다 자신이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의롭고 정직하게 산다고 자부한다. 사건과 사람을 만나며 아주 예리하고 현란한 말로 결론을 내린다. 왜 그럴까? 성정과정부터 생겨난 자신도 모르는 자(尺) 때문이다. ‘왜 저 사람은 매사에 저렇게 ...
    Views2562
    Read More
  12. 땅이 좋아야 한다

    가족은 토양이고 아이는 거기에 심기는 화초이다. 토양의 질에 따라 화초의 크기와 향기가 달라지듯이 가족의 수준에 따라 아이의 크기가 달라진다. 왜 결혼할 때에 가문을 따지는가? 집안 배경을 중시하는가? 사람의 성장과정이 너무도 중하기 때문이다. 미...
    Views2511
    Read More
  13. 목사님, 다리 왜 그래요?

    어린아이들은 순수하다. 신기한 것을 보면 호기심이 발동하며 질문하기 시작한다. 아이는 솔직하다. 꾸밈이 없다. 하고 싶은 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는다. 상황과 분위기에 관계없이 아이들은 속내를 배출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무섭다. 한국에서 목회를 ...
    Views2519
    Read More
  14. 가상과 현실

    고교시절 가슴을 달뜨게 한 노래들이 멋진 사랑에 대한 로망을 품게 했다. 70년대 포크송이 트로트의 흐름을 잠시 멈추게 하며 가요판세를 흔들었다. 템포가 그리 빠르지 않으면서도 서정적인 가사는 청춘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
    Views2869
    Read More
  15. 여자가 나라를 움직일 때

    내가 결혼 했을 즈음(80년대) 대부분 신혼부부들의 소망은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아 부모님께 안겨드리는 것이었다. 이것은 당시 최고 효의 상징이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딸 둘을 낳으면서 실망의 잔을 거듭 마셔야 했다. 모시고 사는 어머니의 표정은 서...
    Views2681
    Read More
  16. 백년을 살다보니

    새해 첫 KBS 인간극장에 철학교수 김형석 교수가 등장했다. 평상시 즐겨보는 영상은 아니지만 제목이 눈에 들어왔고, 평소 흠모하던 분의 다큐멘터리이기에 집중해서 보았다. 김 교수는 이미 “백년을 살다보니”라는 책을 97세에 집필하였다. 이런...
    Views2890
    Read More
  17. No Image

    <2019년 첫 칼럼> 예쁜 마음, 그래서 고운 소녀

    새해가 밝았다. 2019년 서서히 항해를 시작한다. 짙은 안개 속에 감취어진 미지의 세계를 향해 인생의 노를 젓는다. 돌아보면 그 노를 저어 온지도 꽤나 오랜 세월이 지나간 것 같다. 어리디 어린 시절에는 속히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만큼 어른들은 할 수 ...
    Views3335
    Read More
  18. No Image

    새벽송을 그리워하며

    어느새 성탄을 지나 2018년의 끝이 보인다. 기대감을 안고 출발한 금년이 이제는 과거로 돌아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22일) 첼튼햄 한아름마트 앞에서 구세군남비 모금을 위한 자그마한 단독콘서트를 가졌다. 내가 가진 기타는 12줄이다...
    Views3322
    Read More
  19. No Image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서민들에게 월급봉투는 생명 줄과 같다. 애써 한 달을 수고한 후에 받는 월급은 성취감과 새로운 꿈을 안겨준다. 액수의 관계없이 월급봉투를 받아드는 순간의 희열은 경험해 본 사람만 안다. 세대가 변하여 이제는 온라인으로 급여를 받는다. 편리할지는 모...
    Views3326
    Read More
  20. No Image

    “오빠”라는 이름의 남편

    처음 L.A.에 이민을 와서 유학생 가족과 가까이 지낸 적이 있다. 신랑은 남가주대학(U.S.C.)공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고, 세 살 된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이 엄마는 연신 남편을 향해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지금과 달라서 그때...
    Views367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4 Next
/ 24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