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31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다정한 부부.jpg

 

  처음 L.A.에 이민을 와서 유학생 가족과 가까이 지낸 적이 있다. 신랑은 남가주대학(U.S.C.)공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고, 세 살 된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이 엄마는 연신 남편을 향해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지금과 달라서 그때는 아주 그 말이 귀에 거슬렸다. 하루는 조용히 물었다. “현주 자매! 자매에게 영준 형제가 오빠이면, 아들과는 어떤 관계가 되는 거야?” 심각하게 물었는데 자매는 웃으며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대수롭지 않게 대답을 한다. 워낙 쿨한 성격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오히려 내가 머쓱해졌다.

 

  이제는 그 호칭이 일반화되어 버린 것 같다. 내가 대학을 다닐 때는 여학생들이 !”이라고 부르는 것이 유행이었다. “이라는 호칭은 말 그대로 남자 형제끼리의 호칭인데 자매가 선배 남학생을 부를 때 이라고 불렀다. 다시 돌아와서 아내가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면 촌수가 상당히 복잡 해 진다. 그런데 신세대들은 당연 한 듯 남편을 향해 오빠라고 부르며 살고 있다. 남편하고 살아야 하는데 오빠하고 사니 사회가 복잡 해 지는 것이 아닐까? 언어에는 우리가 상상 할 수 없는 능력이 숨어있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은 그래서 나왔다.

 

  보통 우리는 부부를 부를 때 여보라고 부른다. 나도 아내를 부를 때 여보라는 말을 많이 썼다. 그런데 여보여보세요의 준말이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호칭이다. 한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도 여전히 여보세요라고 부르는 것은 제 삼자로 생각하며 산다는 의미가 된다. 너무 극단적인 해석 같지만 한번은 돌아보아야할 필요가 있다. 어떤 사모님은 남편을 계속 목사님이라고 부른다. 어떤 사모님은 평상시에는 여보라고 부르다가 기분이 나쁘면 목사님이라고 부른다나. 목사님은 교회에서나 목사님이지 부부간에 "목사님으로 부른다면 사모님은 평신도 일까? 아니면 사찰일까?

 

  어떤 부부는 자기라고 부른다. 자기? 그것은 어떤 의미일까? 남편과 아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찾는다는 의미일까? 그러니 서로의 관계가 피곤 해 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어떤 분은 남편을 김 서방이라고 부른다. 남편의 안부를 물으면 자연스럽게 우리 김 서방이요? 요즘 너무 바빠요라고 대답한다. 그 분은 서방님하고 사는 모양이다. 어떤 자매는 계속해서 남편을 아빠라고 부른다. 물론 아이들 아빠라는 의미이겠지만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이 호칭은 심각 해 진다. 어떤 남편은 아내를 베이비라고 부른다. 미국 냄새가 나는데 아내가 아닌 베이비하고 살려니 그 고충이 얼마나 심하겠는가?

 

  내가 아는 분은 아예 아내의 이름을 부른다. 민망하리만큼, 마치 대학생 커플처럼 불러댄다. 한편으로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도 서로의 이름을 부른 다는 것은 아름답게 느껴진다. 항상 청년 같은 기분을 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씨자()를 넣으면 회사 같은 기분이 드니까 빼면 좋겠고, 머리에 흰 꽃이 피어도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존경하는 마음으로 산다면 행복한 부부가 아닐까?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부부는 11% 정도란다. 그러니까 열 명중 한명인 셈이다.

 

  우리 부부도 10여 년 전부터 호칭을 바꿨다. “허니.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 그러면 허니달링은 어떻게 다를까? “허니는 보통 자기의 아내나 남편 또는 애인이나 자녀에 대한 호칭이다. 반면 달링은 나이를 묻지 않고 가장 사랑하거나 귀여워하는 사람을 부를 때에 사용한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나 동물까지도 포함해서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우리부부만이 아니라 서로를 “Honey!”라고 부르는 부부가 종종 있는 것 같다.

 

  이글을 읽으시는 분은 남편(아내)를 어떻게 부르시는지 궁금한 마음이 있다. 너무 획기적인 변화는 건강에 해로운 법. 부부간의 호칭을 점검하고 애정이 솟아 날뿐 아니라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호칭으로 바꾸어 보시기를 권해보고 싶다.

 

 

 


  1. 가상과 현실

    고교시절 가슴을 달뜨게 한 노래들이 멋진 사랑에 대한 로망을 품게 했다. 70년대 포크송이 트로트의 흐름을 잠시 멈추게 하며 가요판세를 흔들었다. 템포가 그리 빠르지 않으면서도 서정적인 가사는 청춘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
    Views1669
    Read More
  2. 여자가 나라를 움직일 때

    내가 결혼 했을 즈음(80년대) 대부분 신혼부부들의 소망은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아 부모님께 안겨드리는 것이었다. 이것은 당시 최고 효의 상징이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딸 둘을 낳으면서 실망의 잔을 거듭 마셔야 했다. 모시고 사는 어머니의 표정은 서...
    Views1615
    Read More
  3. 백년을 살다보니

    새해 첫 KBS 인간극장에 철학교수 김형석 교수가 등장했다. 평상시 즐겨보는 영상은 아니지만 제목이 눈에 들어왔고, 평소 흠모하던 분의 다큐멘터리이기에 집중해서 보았다. 김 교수는 이미 “백년을 살다보니”라는 책을 97세에 집필하였다. 이런...
    Views1771
    Read More
  4. No Image

    <2019년 첫 칼럼> 예쁜 마음, 그래서 고운 소녀

    새해가 밝았다. 2019년 서서히 항해를 시작한다. 짙은 안개 속에 감취어진 미지의 세계를 향해 인생의 노를 젓는다. 돌아보면 그 노를 저어 온지도 꽤나 오랜 세월이 지나간 것 같다. 어리디 어린 시절에는 속히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만큼 어른들은 할 수 ...
    Views1993
    Read More
  5. No Image

    새벽송을 그리워하며

    어느새 성탄을 지나 2018년의 끝이 보인다. 기대감을 안고 출발한 금년이 이제는 과거로 돌아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22일) 첼튼햄 한아름마트 앞에서 구세군남비 모금을 위한 자그마한 단독콘서트를 가졌다. 내가 가진 기타는 12줄이다...
    Views2271
    Read More
  6. No Image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서민들에게 월급봉투는 생명 줄과 같다. 애써 한 달을 수고한 후에 받는 월급은 성취감과 새로운 꿈을 안겨준다. 액수의 관계없이 월급봉투를 받아드는 순간의 희열은 경험해 본 사람만 안다. 세대가 변하여 이제는 온라인으로 급여를 받는다. 편리할지는 모...
    Views2174
    Read More
  7. No Image

    “오빠”라는 이름의 남편

    처음 L.A.에 이민을 와서 유학생 가족과 가까이 지낸 적이 있다. 신랑은 남가주대학(U.S.C.)공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고, 세 살 된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이 엄마는 연신 남편을 향해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지금과 달라서 그때...
    Views2318
    Read More
  8. No Image

    영웅견 “치치”

    미국에 처음 와서 놀란 것은 미국인들의 유별난 동물사랑이다. 오리가족이 길을 건넌다고 양쪽 차선의 차량들이 모두 멈추고 기다려주는 장면은 감동이었다. 산책하는 미국인들의 손에는 반드시 개와 연결된 끈이 들려져있다. 덩치가 커다란 사람이 자그마한 ...
    Views2221
    Read More
  9. No Image

    행복은 어디에?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목말라 하며 살고 있다. 저만큼 나아가면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그곳에 가도 그냥 그렇다. 과연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누가 가장 행복한 사람일까? 과거에는 주로 경제적인 면에서의 결핍이 사람의 행복을 가로채 갔다. 맛있는 ...
    Views2332
    Read More
  10. No Image

    별들의 고향으로!

    2013년 9월, 우리 시대 최고 소설가인 최인호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 더벅버리를 하고 청년문화를 외치며 명동 뒷골목을 누비고 다닐때에 그는 진정 우리의 우상이었고 젊은 가슴을 풍성하게 한 시대의 작가였다. 서글서글한 인상과 구성진 목소리가 친근감을...
    Views2450
    Read More
  11. No Image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원제목인 "Whale Done!"인 이 책은 범고래가 조련사의 손에 길들여져 사람들 앞에서 멋진 쇼를 보여주는 현장에 나가기까지의 과정을 ‘조근조근’ 그려가고 있다. 대중 앞에서 범고래가 많은 기술을 습득하여 “쇼”를 하기까지는 사육...
    Views2920
    Read More
  12. No Image

    어르신∼

    노인복지원에서 일하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 로비에 들어섰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한참이나 “누구계세요. 사람 없습니까?” 외치고 있는데 스탭인 듯한 여성이 나타난다. “저, ○○○씨를 만나려고 왔는데요.” 인터...
    Views2524
    Read More
  13. No Image

    가을 한복판에서 만나는 밀밤

    밀알의 밤(밀밤)이 막을 내렸다. 구름떼처럼 모여드는 청중에 놀라고 매년 그 시간, 그 자리를 지켜주는 분들의 열정에 감탄한 시간이었다. 밀알의 밤은 온 가족이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장이요. 가을에 걸 맞는 분위기로 삶을 돌아보게 하는 묘한...
    Views3104
    Read More
  14. No Image

    심(心)이 아니고, 감(感)이다

    사람은 누구나 삶을 지탱해 주는 지렛대가 있다. 삶이 힘들고 어려워도 어느샌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쳐 오르는 힘이 있기에 고통을 견디고 오늘이라는 시간에 우뚝 서있는 것이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이...
    Views2997
    Read More
  15. No Image

    내 나이가 어때서

    30대 젊은 목사는 항상 자신감이 넘쳤고 사역에 대한 의욕이 충만했다. 건의하는 횟수와 강도는 점점 늘어갔다. 하루는 나에게 담임목사님이 말했다. “이 목사님, 뭘 그렇게 자꾸 하려고 하세요. 조금 천천히 갑시다.” 그때는 그 말의 의미를 몰...
    Views3074
    Read More
  16. No Image

    외로운 사람끼리

    인생은 어차피 외로운 것이라고 들 한다. 그 외로움이 때로는 삶을 어두운 데로 끌고 가지만 외롭기에 거기에서 시가 나오고 심금을 울리는 노래가 나오는 것 같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두려워한다. 외로움이 두렵다기보다 그 상황을 더 무서워하는지도 모른다...
    Views3164
    Read More
  17. No Image

    밀알의 밤을 열며

    사람은 언어를 가지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말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사람의 말이 인격이고, 실력이며, 사람됨됨이다. 해서 말 잘하는 사람은 인생성공의 확률이 높아진다. 말을 잘하는 사람을 흔히 ‘언어의 마술사’라고 부른다. &ldq...
    Views3251
    Read More
  18. No Image

    하늘

    가을하면 무엇보다 하늘이 생각난다. 구름 한 점 없는 코발트색 하늘은 사람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다. 하늘은 여러 가지 색깔을 연출한다. 보통은 파란 색깔을 유지하지만 때로는 회색빛으로, 혹은 검은 색으로 변해간다. 번쩍이는 번갯불로 두려움을 주고 ...
    Views3853
    Read More
  19. No Image

    당신의 성격은?

    사람의 성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외향적이냐? 아니면 내향적이냐?”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에 거리낌이 없고 만나서 에너지를 얻는다면 당신은 ‘외향성이 강한 사람’이다. 반면에 사람을 만나는 것이 버겁고 특별히 새로운 사...
    Views3636
    Read More
  20. No Image

    쇼윈도우 부부를 만나다

    지난 봄 한국 방문 길에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가득히 사람들이 타고 결혼식장인 10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안쪽에 서있던 한 여인이 소리쳤다. “친한 척 하지 마요. 조금 떨어져 와...
    Views349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3 Next
/ 23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