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9.10.25 11:08

가을, 밀알의 밤

조회 수 3014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션 부부.jpg

 

 어느새 가을이다. 낯선 2019년과 친해지려 애쓰던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겨울을 거쳐 봄,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새 초록이 지쳐가고 있다. 여기저기 온갖 자태를 뽐내며 물들어 가는 단풍이 매혹적이기는 한데 애처로워 보이는 것은 내 기분 탓일까? 가을은 아름다운 계절이다. 일단 청명한 하늘과 공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어 좋고 눈에 들어오는 가을 풍경이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가을은 누구나 시인이 되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달리는 차창에 내려앉은 낙엽은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파르르 떨며 자태를 뽐낸다. 봄은 다가오는 님을 맞이하는 설레임이 있다면 가을은 정든 님을 떠나보내듯 아쉬움이 많은 계절이다.

 

  그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가을이면 교회마다 단체마다 음악회가 성시를 이룬다. 마트 게시판은 각종 포스터로 빈자리가 없다. 밀알의 밤도 가을이면 대범하게 얼굴을 내어민다. 어느새 17번째. 금년에는 힙합가수 지누션의 ”(SEAN)을 초청하였다. 바쁜 스케줄을 쪼개고 쪼개어 션은 필라델피아 행을 허락해 주었다. 그의 본명은 노승환(Sean Roh)”이다. 아내 정혜영은 유명탤런트이다. 부부는 기부천사라는 자랑스러운 별명을 가지고 있다. 척박한 현시대에 젊은 부부는 사회봉사활동은 물론이요, 지금까지 상당한 금액을 모금하여 어려운 이웃을 섬기고 있다. 소위 버려진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의 후원에 앞장서고 있는것이다.

 

 사실 션은 성공한 비즈니스맨이요, 사회사업가이다. 그럼에도 그에게 더불어 붙는 이름은 실력있는 래퍼요, 힙합 가수이다. 1972년 이태원에서 출생한 션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괌으로 이민을 가게 된다. 학업을 마치고 우연히 춤을 추는 형의 모습에 반해 가수 반열에 동참을 했고 1997. 한국계 미국인 지누와 힙합듀오그룹 <지누션>을 결성하여 일대 한국가요계의 파란을 일으킨다. 그들의 음악은 고급적인 색깔로 만들어 낸 완성도 높은 프로듀싱으로 사랑을 받게 된다.

 

 인기가 올라갈수록 션은 갈등한다. 화려한 무대, 그에 따른 수입에 만족도가 높아야 하는데 그의 마음은 늘 공허하고 괴로웠다. 어릴 때부터 믿음의 어머니를 둔 션은 새벽마다 기도를 드렸지만 평안하질 못했다. 그는 깊은 기도 속에서 두 가지를 깨닫게 된다. “내가 하나님의 사랑을 이미 넘치게 받고 있다.”는 것과 그렇게 뜨겁게 받는 하나님의 사랑을 이제부터 이웃에게 베풀어야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에게 하나님은 더 깊은 신앙과 심성을 가진 믿음의 배필 정혜영을 만나게 하셨고 실로 기부천사부부는 그렇게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결혼을 하자마자 둘은 매달 적금을 부으며 내 집 마련에 꿈을 키워나갔다. 바로 그때에 정혜영은 후원 아동을 만나러 필리핀에 가게 된다. 극적으로 만난 클라리제(, 7)는 나무와 함석지붕으로 지어진 집에서 살고 있었다. 이곳저곳을 다니며 땔감을 긁어모으고 불을 피워 밥을 짓고, 시장에서 물건을 팔아 동생들까지 돌보는 그 모습을 보며 정혜영은 착잡한 심경을 추수리기 힘들었다. 귀국하자마자 션에게 심정을 토한 정혜영은 적금을 깨어 200명의 아이들을 후원하기에 이른다. 과감하게 내 집 마련의 꿈을 내려놓은 것이다. 인격적으로 예수그리스도를 만난 그 부부는 진정 꽃보다 아름다운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션은 달변가이다. 그의 간증은 가식이 없고 지루함도 없다. 어린 나이에 너무나 많은 역경을 겪으며 살아왔기에 그에게서는 사람 냄새가 진동한다. 그가 유명인이라서보다 누구보다 이민의 삶을 잘 이해하는 귀한 입지를 가졌기에 우리와 잘 통할 것 같다. 찬양사역자 최은혜가 무대에 올라 콜라보로 분위기를 달군다. 밀알의 밤을 준비하며 많은분들을 만난다. 정말 바쁘게 사는 모습을 본다. 가을은 쉼의 계절이다. 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가을의 품에 안겨보는 것은 어떠실지? 정성을 다해 밀알의 밤을 준비하고 있다. 재미, 감동, 사랑, 따뜻함, 그리고 원인 모를 기분 좋은 여운이 있는 밀알의 밤에 정중히 초대합니다.

 

 기다리고 기다리겠습니다!


  1. No Image

    숙명, 운명, 사명

    살아있는 사람은 다 생명을 가지고 있다. 생명, 영어로는 Life. 한문으로는 生命-분석하면 살 ‘生’ 명령 ‘命’ 풀어보면 “살아야 할 명령”이 된다. 엄마의 태로부터 태어난 그 순간부터 우리는 “살라는” 명을...
    Views2656
    Read More
  2. No Image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고교 시절에 가장 많이 읽었던 책은 박계형의 소설이었다. 그녀의 소설은 우선 단순하다. 그러면서도 책을 읽다가 실눈을 뜨고 ‘뜨락’을 바라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간혹 야한 장면이 여과 없이 표현되어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사춘기 ...
    Views2612
    Read More
  3. No Image

    개 팔자의 격상

    동물 중에 사람과 가장 가까운 존재가 개일 것이다. 개는 어디에나 있다. 내가 어릴때에도 동네 곳곳에 개가 있었다. 그 시절에 개는 정말 개 취급을 당했다. 개집도 허술했고, 있다고해도 지저분하기 이를데 없었다. 개가 먹는 것은 밥상에서 남은 음식찌꺼...
    Views2939
    Read More
  4. No Image

    눈 뜨면 이리도 좋은 세상

    감사의 달이다. 한해를 돌아보며 그동안 누려왔던 은혜를 되새김해 본다.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준 분들을 생각한다. 지난 3년의 세월동안 우리는 코로나에 휩싸여 살아야 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균이 번지며 일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이제 거추장스럽던...
    Views3113
    Read More
  5. No Image

    등대

    항구마다 바다를 마주한 아름다운 등대가 있다. 등대는 가야 할 길을 몰라 방황하는 배와 비행기에 큰 도움을 주며, 때로는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도 한다. 등대 빛을 알아볼 수 있는 최대 거리를 ‘광달거리’라 한다. 한국에서 광달거리가 큰...
    Views2804
    Read More
  6. 외다리 떡장수

    최영민(48)은 다리 하나가 없다. 어릴 적에는 부모에게 버려진 아픔이 있다. 열살이 되던 해, 하교 길에 횡단 보도를 건너다 버스에 치어 왼쪽 다리를 잃었다. 사고 후 그는 너무 절망해서 집안에 틀어박혀 살았다. 그러다가 매일 도서관을 찾는 일이 일상이 ...
    Views3268
    Read More
  7. 가을 창가에서

    사람마다 계절의 감각을 달리 느낀다. 여성들은 봄의 감성에 손쉽게 사로잡힌다. 나는 가을을 탄다. 가을의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원인 모를 외로움이 살며시 고개를 내어민다.홍릉의 가로수 마로니에 잎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것을 보며 사춘기를 넘어...
    Views3532
    Read More
  8. 천국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없다

    태초에는 숫자가 없었다. 그래서 열손가락을 사용했고, 셈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러다가 오늘날 통용되는 아라비아 숫자까지 발전을 해왔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각자에게 번호가 주어진다. 키가 작은 아이부터 숫자가 주어졌다. 어릴 때부터 키가 작았던...
    Views3925
    Read More
  9. 남편의 위상

    “결혼 안하는 남자”라는 영상을 보았다. 소위 전문직에 종사하는 엘리트 총각들이 모든 것을 다 갖추고도 결혼을 안 하는 현대의 자화상을 담아낸 영상물이었다. 인물, 신장, 집안, 학력 모두 상당한 수준에 있는 젊은이들이었다. 거기다가 전문...
    Views4092
    Read More
  10. 내게 한사람이 있습니다

    우연히 차를 몰다가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 때문에 미소를 짓기도 하고 입을 ‘삐죽’여 보기도 한다. 나를 행복하게 했던 한 사람이 있었다. 내 눈에서 눈물이 나게 했던 야속한 한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세월은 안 좋은 생각은 다 걷어 ...
    Views4133
    Read More
  11. 보람과 아쉬움

    매년 가을이면 기대하던 밀알의 밤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열일을 젖혀놓고 매년 참석하는 분들이 고맙기 그지없다. 밀알의 밤 준비는 행사 3개월 전에 출연자를 결정하는 기획에 들어가고, 19년째, 40일 금식을 이어가며 준비하게 된다. 힘은 들지만 마음...
    Views3974
    Read More
  12. No Image

    마음 속 어린아이

    사람은 누구나 궁금함에서 삶을 시작한다. 그것을 호기심이라고 하기에는 범위가 너무 좁다. 사람의 즐거움은 다양하다. 우선 오감을 자극시켜 주는 즐거움이 있다. 사람의 인지능력은 시력을 통해 가동되는 경향이 높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고 싶...
    Views4320
    Read More
  13. No Image

    이태백

    칼럼 제목을 보고 옛날 당나라의 풍류 시인 “이태백”을 떠올렸다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의 약자이다. 희망에 부풀어 살아야 할 청년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지 오래이다. 실로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Views4395
    Read More
  14. 행복의 샘, 밀알의 밤

    미국 역사상 최대의 재벌은 록펠러이다. 그는 만고의 노력 끝에 억만 장자가 되었지만 행복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보통 돈만 많아도 행복할 것이라 생각이 드는데 말이다. 55세에 그는 불치병을 만나 “1년 이상 살지 못한다”는 사형 선고를 받게 ...
    Views4411
    Read More
  15. No Image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인생사에 사랑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을까? 사랑으로 태어나고 사랑으로 사람은 성장한다. 우연히 “회장님댁 사람들”이라는 영상을 보았다. 장장 22년을 방영한 인기 드라마 <전원일기>를 재구성하는 케이블방송이었다. 마침 <쎄시봉>팀들이 출연...
    Views4519
    Read More
  16. No Image

    밥상의 주인은 밥이다

    팬데믹을 지나며 놀라는 것은 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차 운행이 필수인 미국에서 개솔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인들을 만나 식사를 할라치면 음식 가격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런치 스페셜?’ 옛날이야기이다. 저렴한 스페셜이...
    Views4328
    Read More
  17. No Image

    철학자의 인생론

    한때 ‘철학계의 삼총사’로 불리우며 다양한 철학논리를 펼친 학자들이 있다. 김형석(연대), 김태길(서울대), 안병욱 교수(숭실대)이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라고 하지 않는가? 나야 대학 초년생때 <철학개론>마저도 고루하게 생각했던 장본인...
    Views4637
    Read More
  18. No Image

    아미쉬(Amish) 사람들

    사람들은 유명하고 소중한 것이 가까이에 있으면 그 가치를 모르는 것 같다. 사실 진리는 가까운 곳에 있는데 말이다. ‘필라델피아’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이 있다. 영화 “록키”에서 주인공이 뛰어올라 두 손을 높이 들고 환호하...
    Views4791
    Read More
  19. 장애인들의 행복한 축제

    여름이 다가오면 장애인들과 장애아동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바로 “동부 사랑의 캠프”이다. 어떤 때는 밀알선교센터 달력이 다 찢기워 나가고 7월이 펼쳐져 있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하지만 지난 3년 멈춰서야만 하였다. 끔찍한 팬데...
    Views4582
    Read More
  20. No Image

    그 강 건너편

    사람마다 살아가며 잊지 못할 인연이 있다. 내 생애에 꼽으라면 단연 천정웅 목사님이다. 나를 오늘의 나로 가꾸어 준 멘토이다. 그분은 정말 건강했다. 20대 초반, 교회 청년부에서 ‘아야진’(동해 휴전선 근처 마을)으로 하기수련회를 갔던 때였...
    Views447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