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5.11.25 07:11

여자와 거울 1/11/2014

조회 수 802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거울.jpg

 

 

거울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 두메산골에 사는 한 부인네가 서울로 일을 보러 가는 남편에게 “거울을 사다 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남편이 사온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아내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거울 속에 묘령의 여자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평소 자기 얼굴을 본 적이 없던 부인은 남편이 여인을 데려온 것으로 오해하며 토라진다. 남편이 거울 속을 보니 웬 남자가 있으므로 아내가 사나이를 원하였던 것으로 알고 분노하였다. 그 일로 부부가 서로 다투다가 끝내는 관가에 송사를 하게 된다. 원님이 그 거울을 들여다보니 관복을 점잖게 입은 사나이가 나타난다. 원님은 신관이 부임한 것으로 알고 한바탕 소동을 치른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가 던지는 메시지는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거울”이란 말보다 “색경”이란 말을 썼다. 어머니는 항상 “색경, 어디갔냐?”라고 하셨다. 아마 옛날 청동으로 된 거울을 ‘쇠경’이라 부른 것이 유래가 아닐까 생각한다. 옛날 귀하게 쓰는 거울에는 그림이 들어갔다. 기억하기는 ‘학, 소나무, 호랑이 등’ 이 멋들어지게 들어앉았다. 지금 생각하면 촌스럽기 그지없지만 그 당시에는 방이나 마루 한켠에 액자처럼 자리를 잡고 드나드는 가족들의 얼굴을 비춰주었다. 지금은 거울이 흔해서 조금만 흠이 생겨도 내다버리지만 그때는 깨어진 유리를 다양하고도 쓰임새 있게 적재적소에 활용하였다. 아버지가 아침마다 면도를 하시는 마루 기둥부터 다락이 내려앉은 부엌 모서리까지 깨진 거울을 붙여놓았다.

사람들은 거울을 보며 자신의 지금 모습을 확인한다. 남자들이 거울을 보는 모습은 털털하다. 지나치듯이 본다. 하지만 여성들은 자세히 들여다보고 옆으로 서서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는 통상적이 습관을 가지고 있다. 중병에 걸려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누가 병문안을 온다고 하면 거울부터 찾는 것이 여성이다. 여성들의 핸드백 속에는 기본적인 화장품은 물론이고 자그마한 손거울이 들어있다. 식당에서 식사가 끝나면 ‘치아에 이물질이 끼었나?’ 손거울로 확인을 하고 립스틱을 바를때에 거울을 보고 입술을 “빡빡” 마주치며 비벼주는 모습이 앙증맞다.

거울이 없다면 여성들은 살맛이 안 날 것이다. 아니 할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여성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거울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틈만 나면 여성들은 거울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얼굴과 옷매무새를 점검한다. 거울과 대화를 하는 여성들도 많다. 거울에게 넋두리를 하고는 스스로 대답을 한다. 거울 속에 비추이는 자신의 모습이 아름다울 때에는 “멋있는데. 정말 예쁜데!”하고는 스스로 멋쩍게 웃는다. 기대에 못 미칠 때에는 혀를 차며 안타까워한다. 모르긴 몰라도 여성들은 거울만 있으면 하루 종일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지낼 수 있는 감성을 지닌 것 같다. ‘탱탱’하던 얼굴에 잔주름이 잡히고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실감 날 때에도 이렇게 외친다. “싸라있네!”(살아있네)

거울은 전혀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한다. ‘카지노’에 없는 것 세 가지가 있는데 바로 “시계, 창문, 거울”이다. 시간(시계)과 자연(창문)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게 함과 동시에 거울이 없음은 “자기성찰”을 못하게 하는 고도의 전략이다. 얼굴은 마음의 창이다. 사람의 심성이 얼굴에 나타나는 것은 신기하고도 신비하다. 거울에 비친 나의 얼굴을 보며 내 마음의 상태를 살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거울을 자주 들여다보는 사람은 마음이 순수해 질 수 밖에 없다. 전혀 거울을 안보는 여성보다 자주 들여다보는 여성들이 더욱 아름답지 않을까?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사람도 거울이다. 아내는 “안의 해”(inside Sun)이다. 아내가 웃어야 집안이 평안하다. 엄마가 웃어야 가정이 행복하다. 여성들이여! 웃자. 거울을 보고 웃는 연습을 하자. 가족뿐만 아니라 만나는 사람들에게 환한 웃음을 안겨주는 여성들이 늘어갈 때 세상은 천국이 되어 가리라 확신한다


  1. 헐∼ 3/27/15

    나에게 재산이 있다면 소중한 친구들이다. 성격도, 만난시기도 다 다른 친구들이 여기저기 포진(?)하며 내게 힘을 준다. 그중에서도 ‘봉채’는 고 1때 만나 지금까지 끈끈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가만히 헤아려보니 어언 40여년이 흘러갔다. 고...
    Views82662
    Read More
  2. 가리방을 아시나요? 11/8/2012

    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가장 흔한 인쇄술을 ‘가리방’이었다. 아니 다른 대안이 없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가리방’은 일본 말인 듯 하고 사실은 “등사기”라고 해야 맞는 어법이다. 하지만 글의 맛이 살리기 위해 ...
    Views82583
    Read More
  3. 졸업 기념 - 타임캡슐 3/9/2011

    한국은 지금 졸업시즌이다. 초등학교부터 중, 고등학교를 거쳐 요사이는 대학졸업식이 한창이다. 날을 잘 만나면 따스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쌀쌀한 중에 졸업식을 거행하고 있다. 미국은 가을학기이기에 거의 초여름에 졸업식을 한다. 큰 아이가 고등학교를 ...
    Views81672
    Read More
  4. 통제하지 마세요! 12/18/2010

    사람은 누구나 동화 같은 사랑을 꿈꾼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결국 사랑을 위해서이고 행복해 지는 지름길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어른만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다. 소꿉놀이를 하는 어린아이들에게도 사랑의 흐름이 있다. 남녀...
    Views80887
    Read More
  5. 감나무와 밤나무 9/12/2014

    부부들은 말한다. “저 사람과 나는 달라도 너무 달라요!” 아주 멋져 보이는 부부를 보고 누군가 부러운 듯이 말을 건넨다. “참 좋으시겠어요. 저런 분과 함께 살아서” 그런데 정색을 하며 대답하는 아내의 말이 걸작이다. “그...
    Views80711
    Read More
  6. Voice of Myonggi 명지대학교 초청음악회에 초대합니다! 1/21/2013

    필라 밀알선교단이 어언 설립 26주년을 맞이합니다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한국에서 Voice of Myongji(명지대학교)를 초청하여 음악회를 엽니다.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는 크리스천 대학생들로 구성되어 청아하고 밝은 하모니로 우리의 지친 영혼을 ...
    Views80570
    Read More
  7. 닉 부이치치 9/6/2014

    6년 전, 밀알의 밤을 준비하며 찬양을 인도하는 형제에게 긴급명령(?)을 하달했다. 그 내용은 “밀알의 밤에서 띄울 감동적인 영상을 찾아내라!”였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들뜬 형제의 전화 목소리를 접할 수 있었다. “목사님, 기가 막힌 ...
    Views80450
    Read More
  8. 여자와 거울 1/11/2014

    거울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 두메산골에 사는 한 부인네가 서울로 일을 보러 가는 남편에게 “거울을 사다 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남편이 사온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아내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거울 속에 묘령의 여자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평...
    Views80286
    Read More
  9. 관상 1/16/2015

    요사이 “왕의 얼굴”이란 드라마가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작년에는 “관상”이란 한국영화가 9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결국 영화는“관상은 없다.”는 허무한 결론으로 끝이 난다. 과연 그럴까? ...
    Views80225
    Read More
  10. 113Cm 엄지공주 “박찬미” 8/3/2014

    이 땅에는 “저신장증”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 다른 말로 그 분들을 “난장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신데렐라와 일곱난장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등의 동화에서 혹은 서커스 공연을 하...
    Views80062
    Read More
  11. 전철 심리학

    한국에 가면 가장 편리하고 눈에 띄는 것이 대중교통 수단이다. 특히 전철노선은 서울뿐 아니라 지방 속속 까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있다. 전철의 좌석배치는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서인지 양쪽 창가 밑에 일렬로 배열되어 있다. 전철을 타면 어쩔 수 ...
    Views79770
    Read More
  12. 남자와 자동차

    십 수 년 전, 늦깎이 이민을 L.A.로 왔다. 그때가 40대 중반이었으니까 이민을 결단하기에는 위험이 따른 시기라 할 수 있었다. 지금이야 필라 밀알선교단에서 소신껏 사역을 하고 있지만 처음 맨주먹으로 이민을 왔을 때에 상황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았다. ...
    Views79615
    Read More
  13. 시장통 사람들 9/2/2011

    우리 한국의 매력은 재래시장에 있다. 백화점이 동네를 점령하면서 편리한 생활이 보장 된 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재래시장에 가야 사람냄새를 맡을 수 있다. 미국에 살면서 항상 그리운 것은 재래시장의 정겨움이다. 시장 한구석에 퍼질러 앉아 순대와 오뎅을...
    Views79526
    Read More
  14. 짜장면 좋아하세요? 7/17/15

    밀알선교단 모임에서 “당장 죽음이 가까워 온다면 꼭 먹고 싶은 음식은 무엇입니까?”라는 화두로 대화의 광장을 열었다. 희한한 질문에 장애인들 대부분은 “짜장면”이라고 대답했다. 사람이 철이 나려면 세 가지 현상이 나타나야한단...
    Views79496
    Read More
  15. 철수와 영희가 사라졌다!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면 국어시간에 만나는 첫 인물이 “철수와 영희”이다. “철수야 놀자, 영희야 놀자!”로 문장은 시작된다. 아마 지금도 한국인중에 가장 많은 이름이 남자는 “철수”, 여자는 “영희”일 것이...
    Views79454
    Read More
  16.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5/7/2013

    사람은 물과 함께 태어나 평생 물을 먹고 물에서 살다가 간다. 그래서인지 물에 들어가면 누구나 어린아이가 된다. 물놀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물과 접촉하는 순간부터 사람은 원초적인 행동을 시작한다. 헤엄을 치고 궨시리 물을 때려보고 다른 사람을 ...
    Views79147
    Read More
  17. 강남 스타일 9/23/2012

    요사이 한국에서뿐 아니라 한류의 흐름을 따라 해외로 번지고 있는 노래가 있다. 바로 가수 ‘싸이’가 부른 “강남스타일”이다. 전자 악기가 분위기를 주도하고 비트를 강하게 넣고 같은 멜로디가 반복되는 노래이다. 가사도 중간 중간...
    Views78907
    Read More
  18. 휠체어  7/7/2011

    휠체어가 한 대 놓여있다. 사람들은 휠체어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우선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두려운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거동이 몹시 불편한 분들이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휠체어에 앉으신 분을 처음 보았을 때에 느낌이 떠오른다. 장애를 가지...
    Views78890
    Read More
  19. 아! 청계천  4/29/2011

    금번 한국 방문 목적 중에 하나는 나의 모교인 총신대학교 “장애인의 날 기념 예배”에서 설교를 하는 일이었다. 13일(수) 정오가 가까워오면서 총신대학교 대강당에는 신학생들과 교직원 들이 자리를 하기 시작하였다. 대강당에 운집한 학생들의 ...
    Views78740
    Read More
  20. 패치 아담스 5/1/2015

    2014년 8월 비보를 들었다. 영화배우(희극)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20년 전 상담을 공부하던 장면이 주마등처럼 훑고 지나갔다. 상담을 공부하기 2년차 새 학기에 한 젊은 교수가 강단에 섰다. 미국 하...
    Views7857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