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871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부흥회.jpg

 

20151112_210217.jpg

 

1447205636432.jpg

 

8년 만에 시애틀을 찾았다. 시애틀의 가을향취를 기대했건만 오는 날부터 내내 비가 뿌리고 있다. 비가와도 보통 비가 아니다. 며칠 동안 내내 소낙비가 쏟아지고 있다. 시애틀의 하늘에는 댐이 존재하고 있는듯하다. 처음 비행장을 빠져 나올 때만해도 운치가 느껴졌는데 3일을 넘어가며 밝은 햇살이 못내 그리워진다. 미국에서 ‘우울증이 가장 많은 도시’라는 것이 이해가 된다. 일주일 전,로스앤젤레스에 발을 디뎠다. 역시 L.A. 날씨는 환상이었다. 청명한 가을 하늘에 따스하기까지(77°F)한 기온이 절로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3년 만에 만나는 남가주 밀알선교단원들은 활기 넘치는 얼굴로 나를 반겨주었다. 13년 전, 처음 만나 장애인 사역을 시작하던 그 풋풋함이 남가주 밀알 단원들을 만나면 되살아난다. 휠체어에 앉아 몸을 흔들며 반기는 김수혁 집사,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무표정한 얼굴로 악수를 건네 오는 이상종 간사(뇌성마비), 15년째 찬양을 인도하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폴한 전도사. 소년의 미소를 잃지 않고 사역하는 이종희 단장. 말씀을 선포하며 처음 만났을 때의 추억을 되새겼다.

 

금요일(6일) 오후. L.A. 코리아타운으로 향했다. 서부에 온 가장 중요한 여정인 부흥회를 인도하기 위해서였다. “L.A. 사랑한인교회”에 당도하자 하재식 담임목사와 중직자들이 극진히 영접해 주었다. 하 목사는 나의 신학대학원 동기이다. 브라질 선교사로 18년을 헌신하다가 6년 전에 이 교회를 맡아 목회하고 있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하 목사는 정적인 분이다. 말수가 적고 실로 교회와 가정밖에 모르는 진실한 목회자이다. 지난 2월 부흥회 강사로 나를 청빙하면서 하 목사는 말했다. “우리 교회 성도들을 이 목사 특유의 유모어 감각으로 행복하게 해 달라!”고.

 

그렇게 시작된 부흥회는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며 은혜 중에 막을 내렸다. 무엇보다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하 목사의 표정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3일 동안 오랜 친구처럼 가까워진 장로님들의 반응 또한 나를 행복하게 했다. L.A. 집회를 마치자마자 시애틀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미 언급한대로 시애틀은 굵다란 빗줄기로 나를 반겼다. 우연찮게 마주친 “우경철 목사”를 비롯하여 “김대호 목사”, “성종근 목사”, “박은일 목사”를 만났다. 그러고보니 시애틀은 필라에서 부임해 간 목사들이 4명이나 되었다. 세분은 영생장로교회, 한분은 벅스카운티장로교회 출신이다. 그분들을 만나며 이곳이 필라델피아인지, 시애틀인지 잠시 혼란스러웠다.

 

시애틀 집회를 마치고 강행군을 하여 캐나다 밴쿠버로 북상하였다. 같은 땅인데 국경을 넘어서며 만난 캐나다 서부의 얼굴은 몹시도 낯설었다. 우거진 산세와 왼편으로 펼쳐지는 태평양의 웅대한 자태는 근사해 보였지만 무언가 세련되지 못한 산세와 도로의 부조화가 자연스럽지 못함 때문이었다. 휘슬러(Whistler)의 위용 앞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밴쿠버 밀알선교단(단장:이상현 목사)의 장애 아동들을 만나며 맑디맑은 영혼의 청아함을 느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가을이다. 여행은 낯선 곳이 설레임으로 바뀌는 묘미가 있다. 1년의 절반 이상이 흐리거나 비가 오는 탓에 이른바 ‘SAD’(Seasonal Affective Disrder)라고 불리우는 계절성 정서장애를 겪고 있는 도시.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커피문화 발달은 커피만이 우울한 날씨를 견딜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아마존’ 사 등 굴지의 회사들이 자리한 곳. 그래서인지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인들이 은퇴 후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가 시애틀이기도하다.

 

이제 내일이면 사역지인 필라로 돌아가야 한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도 빗줄기는 창을 세차게 두드리고 있다. 시애틀의 마지막 밤은 스타벅스의 진한 커피 향처럼 내 가슴에 여운을 남기고 있다. 여전히 <시애틀>은 매력덩어리이며 다시 오고 싶은 향수의 마을이다.


  1. Chicago 밀알의 밤 8/4/2012

    지난 2월 시카고 밀알선교단 단장 김산식 목사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6월에 있는 “<시카고 밀알의 밤>에 메인게스트로 출연해 달라.”는 전화였다. 가슴이 벅차왔다. 우리 필라델피아도 마찬가지지만 “밀알의 밤”에는 결코 아무나...
    Views66121
    Read More
  2. No Image

    H-MART에서 울다

    희한하다. 딸은 나이가 들어가며 엄마를 닮아간다. 사춘기 시절 엄마가 다그칠때면 “난 엄마처럼 안 살거야” 외쳐댔다. 그런데 지금 내 모습이 엄마를 너무도 닮았다. 아이들을 야단치며, 거친 말을 내뱉을 때 스스로 놀란다. 그렇게 듣기 싫은 ...
    Views4420
    Read More
  3. Home, Sweet Home

    사람들은 집값이 치솟았다고 낙담한다. 특히 한국인들은 집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젊어서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며 근검절약하여 집을 장만하려 애를 쓴다. 거의 다가갔나 했더니 집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며 사람들을 좌절케 만든다. 내가 중학교를 졸업...
    Views9836
    Read More
  4. Honey! 1/25/2012

    어느 날 어떤 인연으로 남녀가 만나고 서로를 사랑하기에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된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부부는 어느새 닮아간다. 생김새만 닮는 것이 아니고 성격도 취향도 같아진다. 그래서 부부는 정말 신비하다. 지난 주간 어느 노...
    Views69283
    Read More
  5. It is not your fault!

    인생이란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평생 그렇게 바쁘게 돌아치며 살고 있을까? 분명히 뭔가 잡으려고 그렇게 달려가는데 나중에는 ‘허무’라는 종착역에 다다르게 되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것을 원 없이 누렸던 솔로몬은 유언처럼 남긴 전도서에서 ...
    Views18178
    Read More
  6. Meister

    독일에는 ‘Meister’라는 제도가 있다. 원뜻은 ‘선생’이란 뜻을 갖는 라틴어 마기스터(magister)이다. 영어로는 마스터(master), 이탈리어로는 마에스트로(maestro)이다. 우리말로는 “장인, 거장, 명장”등으로 불리우기도...
    Views10468
    Read More
  7. Merry Christmas!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이다. 이제 7일만 지나면 2021년은 역사의 뒤켠으로 사라져 갈 것이다. 팬데믹의 동굴을 아직도 헤매이고 있지만 한해를 보내는 마음은 아쉽기만 하다. 미우나고우나 익숙했던 2021년을 떠나보내며 웃을 수 있음은 성탄절이 있기 때문...
    Views11300
    Read More
  8. Merry Christmas!!! 12/24/2010

    아내와 함께 주일예배를 드리고 차에 올랐다. 섭씨 영하 5°로 체감온도는 상상을 초월할 매서운 추위가 등줄기를 식혀버렸다. 차가 움직이면서 혼자 말처럼 중얼 거렸다. “나만 그런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성탄절이 가까워져도, 캐롤송을 불러도 성...
    Views71493
    Read More
  9. Not In My Back Yard

    오래전, 버지니아에 있는 한인교회에서 전도 집회를 인도한 적이 있다. 교회 역사만큼 구성원들은 고학력에 고상한 인품을 가진 분들이었다. 둘째 날이었던가? 설교 중에 ‘어린 시절 장애 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음’을...
    Views57256
    Read More
  10. Small Wedding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부부의 연을 맺고 가정을 이루게 된다. 우리 세대는 결혼적령기가 일렀다. 여성의 나이가 20대 중반을 넘어서면 노처녀, 남성은 30에 이르르면 노총각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세태가 변했다. 이제는 30이 넘어도 ...
    Views22019
    Read More
  11. STOP! 5/16/2012

    미국에 와서 정말 낯설게 느껴진 것은 팔각형 표지판에 새겨진 <STOP>싸인이었다. 가는 곳마다 <STOP>이 나타나면 차를 정지시켜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너무도 낯설었다. 그러면서 그 옛날 주일학교 전도사 시절에 아이들과 불렀던 어린이 복음성가 “STO...
    Views69703
    Read More
  12. The Day After

    인생을 살다보면 행복에 겨워 소리치며 흥분에 들뜰 때가 있다. 그런 날들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면 좋으련만 인생은 하향곡선을 그리며 정신이 혼미해지고 삶의 무게를 지탱하기에는 너무도 버거울 때를 만나게 된다. 1983년 KBS TV에서 “이산가족을 찾...
    Views67993
    Read More
  13. Voice of Myonggi 명지대학교 초청음악회에 초대합니다! 1/21/2013

    필라 밀알선교단이 어언 설립 26주년을 맞이합니다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한국에서 Voice of Myongji(명지대학교)를 초청하여 음악회를 엽니다.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는 크리스천 대학생들로 구성되어 청아하고 밝은 하모니로 우리의 지친 영혼을 ...
    Views82126
    Read More
  14. YOLO의 불편한 진실

    바야흐로 웰빙을 넘어 ‘YOLO 시대’이다. ‘YOLO’란 ‘You only live once’의 약자이다. 한마디로 “인생은 한번 뿐이다.”라는 뜻인데 굳이 죽어라고 애쓰며 살지 말고 “오늘을 즐기라”는 것이다. ...
    Views63088
    Read More
  15. ‘시애틀’의 비 내리는 밤 11/20/15

    8년 만에 시애틀을 찾았다. 시애틀의 가을향취를 기대했건만 오는 날부터 내내 비가 뿌리고 있다. 비가와도 보통 비가 아니다. 며칠 동안 내내 소낙비가 쏟아지고 있다. 시애틀의 하늘에는 댐이 존재하고 있는듯하다. 처음 비행장을 빠져 나올 때만해도 운치...
    Views78712
    Read More
  16. ‘장애우’가 아니라 장애인!

    사람에 대한 호칭이 중요하다. 성도들이 목사님이라고 부르면서 강단에 올라 대표 기도를 할 때에는 그 명칭이 다양해진다. “목사님, 주의 사자, 종”은 이해가 간다. 어떤 분은 “오늘 주의 종님이 말씀을 증거하실때에…”라고 ...
    Views26313
    Read More
  17. No Image

    ‘호꾸’와 ‘모난 돌’

    갑자기 중 · 고 시절 입던 교복이 생각났다. 까만색 교복에 모자까지 눌러쓰고 다녀야 하는 세월이 무려 6년이었다. 하복은 그렇다치고 동복에는 ‘호꾸’라는 것이 있었다. 하얀색 얇은 플라스틱으로 된 칼라를 목 안쪽에 장착하고 채워야...
    Views3172
    Read More
  18. “1박 2일” 마지막 여행 3/7/2012

    세상의 모든 것은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다. 그것을 알고는 있지만 막상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을 때에 밀려오는 서운함은 감당하기 어려운 과정이다. 나는 초등학교를 5군데나 다녔다. 순경아버지를 둔 덕분(?)에 일어났던 일이다. 가장 오래 다녔던 ...
    Views75775
    Read More
  19. “밀알의 밤”을 열며

    가을이다. 아직 한낮에는 햇볕이 따갑지만 습도가 낮아 가을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가을은 상념의 계절이다. 여름 열기에 세월 가는 것을 잊고 살다가 스산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비로소 삶의 벤치에 걸터앉아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이제 곧 ...
    Views7711
    Read More
  20. “성일아, 엄마 한번 해봐. 엄마 해봐…”

    나이가 들어가는 장애인들의 소망은 결혼이다. 문제는 장애인과 장애인이 부부가 되었을 때 그 사이에서 태어나는 2세를 생각해야 한다. 선천 장애인들끼리의 결혼은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 장애에 대물림으로 아파하는 사람이 ...
    Views5131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