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342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mw_20110624051407_22.jpg

 

장애인들이 매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랑의 캠프”가 막을 올렸다. 동부에 있는 밀알선교단이 연합하여 개최하는 사랑의 캠프는 금년으로 19회 째를 맞이한다. 필라델피아 밀알 단장으로 와서 어느새 아홉 번째 참석하고 있으니 실로 세월이 유수이다. 장애인들은 나들이를 좋아한다. 소일거리도 없고 불러주는 곳도 없기에 차를 타고 외출하는 것을 너무도 행복해 한다. 사랑의 캠프는 미주 동부 전역에 흩어져 지내던 밀알단원들이 먼 길을 달려와 하나가 되는 것에 의미가 있다. 사람은 같은 성향의 사람을 만날 때에 가장 편안해 한다. 캠프에서 또 다른 장애를 가진 분들을 만나며 삶을 돌아보게 되고 회복을 경험하는 것이다.

캠프 장소에 들어서자 “목사님, 반가워요” 외치는 소리들이 있다. 타지역 밀알 장애인이다. 장애아동들도 다가온다. 다정하게 ‘허그’를 하며 캠프가 시작되었음을 실감한다. 금년 캠프 강사로 워싱톤 지구촌 교회를 담임하시는 김만풍 목사님이 초대되었다. 개회예배 설교 중에 “5살 나이에 천연두를 앓으며 안면에 흠집이 생겨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그 아픔까지도 쓰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했다.”고 외치시는 목사님이 너무도 멋져보였다.

예배 후 이어진 “환영의 밤” 순서는 내가 직접 기타를 치며 진행하였다. 가곡 “별”을 함께 부르며 어린 시절, 여름날 마당에 멍석을 펴놓고 헤아리던 은하수를 추억했다. 이어 등장한 “이준수 목사님.” 그는 금번 캠프를 위해 로스엔젤레스에서 날아왔다. 이 목사님은 모태에서 태어나는 순간에 문제가 생겨 “뇌성마비 장애인”(뇌병변)이 되었다. 그는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한시도 조용히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온몸을 흔든다. 그런데도 건강한 사람보다 더 활기찬 생을 살아왔다. 중증 장애의 몸으로 그는 불가능 앞에 도전하여 서강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와서 유수한 대학에 석사과정을 거쳐 목사안수를 받는 과정에 이른다.

2000년에는 채팅으로 만난 미모의 여대생과 어려운 과정을 거쳐 결혼에 골인하는 쾌거를 이룬다. 장애인의 결혼이 얼마나 힘든가는 장애인이 아니면 상상이 안간다. 지금은 쌍둥이 남매를 둔 의젓한 가장의 자리에 서있다.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제 앞에는 길이 없었습니다. 뭐하나 편하고 쉬운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저의 땀과 노력과 눈물을 필요로 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좌절은 있어도 후회는 없는 치열한 도전과 극복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무수한 역경과 환난 속에서도 지금까지 저를 인도하시고 ‘이김을 주신’ 우리 하나님께 감사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중증 장애를 가지고도 너무도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이 목사님의 간증에 첫날부터 감동의 파도가 청중들을 덮어갔다. 이제 그는 더 큰 꿈을 향해 열심히 노를 젓고 있다.

흔들리는 몸을 바로 잡아가며 자꾸만 옆으로 제껴지는 고개를 왼손으로 받치고는 그는 격정적인 간증을 이어갔다. “장애는 하나님이 제게 주신 최고의 달란트입니다.” 그의 마지막 멘트가 가슴을 파고들었다. 간증이 끝나고 다시 사회를 이어가며 내가 한말은 “너무 부끄럽네요.”라는 말이었다. 극한 장애를 가지고도 긍정적일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이 목사님의 모습을 보며 정말 부끄러웠다. 이어 ‘장성규 형제’가 무대에 올랐다. 태어 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장 형제는 프로 클라리넷 연주자이다. 얼마나 화술이 좋은지 우리 모두는 그가 시작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조차도 느낄 수 없었다. 그의 간증과 클라리넷의 연주는 여름밤 하늘을 아름다운 멜로디로 수놓아 갔다. 그의 장애는 클라리넷의 음율을 타고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의 향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며 캠프는 이어져 갔고 우리들의 이야기는 마무리 되었다. 실로 환경은 환경일 뿐이요, 장애는 장애일 뿐이다. 그 험한 산을 넘어가는 자에게는 놀라운 희락과 감격이 주어지는 것을 그들을 통해 보았다
.


  1. 밀당

    어디나 문은 미닫이와 여닫이가 있다. 미닫이는 옆으로 밀면 되지만 여닫이는 ‘밀고 당기기’가 분명해야 한다. 대개 음식점이나 일반 가게에는 출입문에 “Push” 혹은 “Pull”이라고 쓰여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
    Views58812
    Read More
  2. 그냥 그랬으면 좋겠어

    미국에 처음 와서 이민선배들(?)로부터 많은 말을 들었다. 어떤 말은 “맞아!”하며 맞장구가 쳐지지만 선뜻 이해가 안가는 말 중에 하나는 “누구나 자신이 이민을 온 그 시점에 한국이 멈춰져 있다.”는 말이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
    Views70669
    Read More
  3. 가시고기의 사랑

    오래전 조창인의 소설 ‘가시고기’가 많은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가시고기는 특이한 고기이다. 엄마 고기가 알을 낳고 그냥 떠나 버리면 아빠 고기가 생명을 걸고 알을 지킨다. 그 후 새끼가 깨어나면 새끼는 아빠의 고생도 모르고 훌쩍 떠...
    Views77936
    Read More
  4. 인생의 자오선- 중년

    인생의 세대를 나눈다면 유년, 청년, 중년, 노년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유년은 철모르고 마냥 뛰어노는 시기이고, 청년은 말 그대로 인생의 푸른 꿈을 안고 달리는 시기이다. 그 이후에 찾아오는 중년, 사람들은 그렇다. 나도 그랬다. 자신의 삶에는 중년...
    Views86694
    Read More
  5. 생방송

    나는 화요일마다 필라 기독교방송국에서 생방송을 진행한다. 방송명은 “밀알의 소리”. 사람들은 생방송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에게는 생방송이 체질이다. 방송을 진행한지가 어언 14년에 접어드는 것을 보면 스스로 대견함을 느낀다. 방...
    Views62170
    Read More
  6. 꽃은 말한다

    봄이다. 난데없이 함박눈이 쏟아져 사람들을 ‘화들짝’ 놀라게 하지만 봄은 서서히 대지를 점령해 가고 있다. 가을을 보내며 만났던 겨울. 화롯불에 고구마를 구어 먹는 옛 정취는 사라졌지만 그런대로 겨울 찬바람에 정이 들어갔다. 간간히 뿌리...
    Views67344
    Read More
  7. 당신은 운전중에 분노하십니까?

    “화”를 내지 않는 존재는 세상에 없다. 동물도 스트레스를 주면 금방 화를 낸다. 식물도 마찬가지이다. 눈에 띄게 동적이지는 않지만 이산화탄소를 뿜어내며 분노한다. 하물며 사람은 어떨까? 불이익을 당했을 때나 자존심의 손상을 입을 때에 화...
    Views64479
    Read More
  8. 45분 아빠

    최근 해외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아빠의 마지막 45분'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위독해 보이는 한 남성이 산소마스크를 낀 채 신생아를 안고 있다. 무슨 사연일까? 52세의 “Mark”라는 환자가 있었다. 생...
    Views63356
    Read More
  9. 내적치유의 효험

    상처가 상처인지도 모르고 살던 때가 있었다. 당장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판국에 내면을 살펴볼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 되어가고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사람들에게는 참 평안을 누리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자연스럽게 찾아 왔다. 환경이 ...
    Views63761
    Read More
  10. 추억의 색깔을 음미하며

    인생이 힘들고 기나긴 여정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가끔 떠오르는 추억이 미소를 머금게도 하고 잠시 현실의 무게를 덜어주기도 한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사랑의 색깔이 달라진다. 사람들은 그 색깔을 다시 음미하고 싶어 추억의 장소를 찾아간다. 사진첩...
    Views71285
    Read More
  11. 부부싸움은 진정 '필요악'인가?

    부부는 대체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만난다. 비슷한 성격의 부부가 만나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밋밋한 삶을 살거나, 극단적으로 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은 힘들어 보이지만 역동성이 있고, 몇 번의 고비를 넘어가고 나면 환상의 콤비가 되는...
    Views63335
    Read More
  12. 아, 결혼 30주년!

    누구에게나 인생을 살다보면 절벽을 만나는 때가 있다. 돌아보면 내게도 크고 작은 시련들이 다가오고 물러갔다. 그중에서도 20대 후반에 접어들며 내 앞에 거대하게 다가온 절벽은 “결혼”이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장애인이라고 결혼을 ...
    Views62288
    Read More
  13. 이름 묘학

    사람은 만나면 이름을 묻는다. 이상하리만큼 이름이 그 사람의 인상과 조화를 이룬다. 때로는 이름을 물어놓고도 반응하기 어려울 만큼 희한한 이름도 있다. 참 묘하다. 이름이 그래서 인지, 아니면 이름을 부르다보니 그런 것 인지? 이름과 그 사람의 분위기...
    Views69794
    Read More
  14. 당신의 운을 점쳐 드립니다!

    “운이 없어서 부도 당했다” “운이 없어 동업자를 잘못 만났다” “운이 없어 시험에 떨어졌다” 사람들은 “운”(運)에 대한 말을 많이도 하고 산다. 결국 “운”은 있는 것일까? 있다고 하더라도 &ldq...
    Views63132
    Read More
  15. 남자와 자동차

    십 수 년 전, 늦깎이 이민을 L.A.로 왔다. 그때가 40대 중반이었으니까 이민을 결단하기에는 위험이 따른 시기라 할 수 있었다. 지금이야 필라 밀알선교단에서 소신껏 사역을 하고 있지만 처음 맨주먹으로 이민을 왔을 때에 상황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았다. ...
    Views79556
    Read More
  16. 로봇다리; 세진 엄마

    내가 배 아파 낳은 자식을 키우기도 힘이 드는데 아무 연고도 없는 아이를 입양하여 멋지게 사는 분이 있다. “양정숙”씨(47)는 장애인 시설 자원봉사를 갔다가 운명처럼 만난 “세진”이를 아들로 입양한다. 그것도 두 다리와 오른손 ...
    Views70992
    Read More
  17. 생각, 아니면 느낌?

    사람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동물들도 때로는 화를 내며 달려드는 것을 보면 감정이 없지는 않나보다. 우리는 순간마다 엄청난 생각을 흘려보내며 살고 있다. 발명왕 에디슨이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고 했는데 사실 그...
    Views60111
    Read More
  18. 박첨지 떼루아!

    내가 어린 시절에는 볼거리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에게는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이 장난감이었다. 학교를 오가며 논길에 들어서면 거의 모든 것을 훑고 지나다녔다. 강아지풀을 잡아채어 입에 물고 다니는 것으로 시작하여 막 피어나는 ...
    Views60393
    Read More
  19. 응답하라, 1988!

    드라마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 걸까? 요즈음 아내와 드라마 삼매경에 빠져 추억에 젖어 보는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이런 질문을 저절로 하게 만든다. 몇 주 전에 한 교회를 방문했다. 예배를 마치고 친교시간에 담임 ...
    Views63601
    Read More
  20. 아내로 하여금 말하게 하라!

    나이가 들어가는 부부가 행복해 질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감정과 대화가 통할 때에 행복지수는 높아진다.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에너지가 입으로 간다. 나이가 들수록 말이 많아진다는 말이다. 문제는 할 말과 안할 말의 경계가 나이가 들수록 ...
    Views7314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