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54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k-n-f5.jpg

 

 

지난 1월 12일(수) 폭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나는 L.A.행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었다. 밀알선교단 행사와 집회인도를 위해서였다. 혹한의 겨울날씨가 맹위를 떨치는 필라델피아와는 달리 L.A.는 코발트색깔의 하늘과 매일 75˚를 유지하는 쾌적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 L.A.에서 나는 극적으로 이옥임 선교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한국에서 소식이 묘연해진 이후에 무려 13년만이었다. 충격적이 소식은 “부군인 이건만 선교사님이 과로가 겹쳐 간경화로 고생을 하시다가 결국 3년 전에 천국에 가셨다.”는 소식이었다. 안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나를 무색케 할 정도로 이 선교사님은 남편을 여읜 아픔을 견뎌내고 씩씩하고 당당하게 멕시코 선교를 이어가고 계셨다.

일단 계획된 집회 인도를 위해 산호세로 향하는 차편에 올랐다. 무려 6시간에 운행 끝에 샌프란시스코에 도착을 하였고 한 주간 동안 북가주 밀알 신임 단장 취임식과 <산호세 새소망 교회> 설교를 은혜 중에 마칠 수 있었다. 17일(월) L.A.로 하강한 나는 친구 목사님들과 멕시코 땅 “엔세나다”로 향했다. 샌디에고를 거쳐 드디어 국경을 넘어 멕시코 땅에 접어들었다. 똑같은 캘리포니아 땅이건만 국경을 넘어서자 우리나라 60년대의 분위기가 배어나왔다. 곳곳마다 총을 거머쥔 군인들이 검문을 하는 것부터 주요도로 외에는 거의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길이 낯설었다. 초등학교 옆을 지나게 되었다. 학교 부근은 철조망이 쳐져있었고 온통 풀뿐인 운동장을 누비며 뛰어 노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에서 아련한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지나치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삶의 찌들은 고단함이 드러나 보였다. 미국의 <STOP>과 같은 <ALTO> 싸인이 멕시코 땅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었다.

램프에서 빠져나가 흙먼지가 날리는 골목길을 한참 누비고 나서야 “엔세나다 교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교회의 육중한 문이 열리자 어마어마한 크기에 “세퍼드” 두 마리가 다가왔다. 겁을 먹은 우리 일행을 향해 이 선교사님이 입을 연다. “이 개들은 한국 사람을 엄청 좋아해요.” 정말 덩치는 큰데 얼마나 순한지 신기하였다. 반면 멕시코 사람이 접근하면 “엄청 사나워진다.”고 덧붙인다. 참 개들이 영리하기도 하다. 그 개들은 남편 선교사님을 여의고 홀로 선교를 하고 계시는 이 선교사님을 든든히 지켜주는 경비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잠자리는 불편했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선교하시는 모습에 머리가 숙여졌다.

다음날 아침, 교회를 둘러보던 나는 깜짝 놀라 발걸음을 멈추었다. 예배당 아랫 쪽에 “이재철 목사”라는 내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20년 전에 이 선교사님이 멕시코 선교를 떠난 날부터 필자가 목회하던 교회에서 매달 선교비를 보내드렸는데 예배당을 지으면서 그동안 선교비를 보내준 분들의 이름을 새겨놓았던 것이다. 감동이 밀려왔다. 오래전 일이라 선교비를 보낸 사실자체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내 이름 석자가 새겨져있다는 사실이 송구하기고하고 감사하기도 하였다. 함께 간 목사님들과 선교사님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 후 함께 지교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선교사님 부부는 “엔세나다”교회를 필두로 지교회 3곳을 설립하신 후 멕시코 현지 목사를 양성해 목회를 맡기고 있었다. 멋이 있었다. 교회마다 탄탄하게 성장하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엔세나다 바닷가는 미국과는 다른 청아함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다. 특히 “La Bufadora”는 보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 “La Bufadora”는 세계에서 3곳밖에 없는 '바다분수'로 밀물과 파도가 절벽의 좁은 공간으로 밀려들어 오면서 압력을 이용해 물이 분수처럼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신기하고 흥미진진한 곳이다. 세계 인종들이 모여 온 그곳에서 나는 갑자기 두 손을 들고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열창하였다. 찬양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졌다. 둘러보니 사람들이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부라보!”를 외치고 있었다. 언어는 달라도 찬양은 통하는가 보다. 멕시코 땅 “엔세나다”에서 귀한 선교사님을 격려하고 “La Bufadora” 곁에서 찬양을 하며 오늘도 세상을 지으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가슴에 듬뿍 담아올 수 있었다. 오늘도 낯설은 땅에서 목숨을 내어놓고 복음을 전하고 계시는 모든 선교사님들에게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도한다.


  1. 아내로 하여금 말하게 하라!

    나이가 들어가는 부부가 행복해 질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감정과 대화가 통할 때에 행복지수는 높아진다.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에너지가 입으로 간다. 나이가 들수록 말이 많아진다는 말이다. 문제는 할 말과 안할 말의 경계가 나이가 들수록 ...
    Views73808
    Read More
  2. 2016년 첫 칼럼 나를 찾는 여행

    새해가 밝았다. 2016년이 시작되는 날이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소망을 품고 그 꿈이 이루어질 것을 간절히 바라며 신년호에 올랐다. 사람들은 만나면 서로를 알기위해 애를 쓴다. 고향부터, 가족과 친구관계. 그리고 그 사람의 취향과 재능까지 속속들이 알아...
    Views66614
    Read More
  3. 언덕에 서면

    불현듯 서러움이 밀려왔다. 뜻 모를 감정은 세월의 흐름에 역행할 수 없는 인생의 한계를 실감해서일까? 2015년이 우리 곁을 떠나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 신선한 이름과 반갑게 악수를 나눈 지가 그리 길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다. 참 바쁘게도 살아왔다...
    Views63773
    Read More
  4. 연필, 그 속에 들어있는 이야기

    우리는 연필세대이다.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사용하던 연필은 지금 생각하면 ‘열악’ 그 자체였다. ‘연필심’이 물러 뭉그러지기도 하고 어떤 것은 너무 날카로워 공책을 찢어놓기 일수였다. 어떨 때는 글씨를 쓰다가 연필이 반쪽...
    Views76365
    Read More
  5. 사랑 참 어렵다!

    사람은 사랑으로 태어나 사랑을 갈구하다가 사랑으로 일생을 마감한다. 요람으로부터 무덤까지 사람은 사랑을 위해 살다간다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사랑을 받아 행복해 하기도하지만 때로는 사랑을 구걸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평생 사랑을 베푸는 것...
    Views65765
    Read More
  6. 나도 가고 너도 가야지 11/27/15

    초등학교 3학년으로 기억한다. 나는 그때 경기도 양평군 “강상”이란 곳에 살았다. 세를 들어 살았는데 집 주인은 양평과 강상사이를 오가는 배에 노를 젓는 뱃사공이었다. 집은 동리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고 집 위로 나지막한 산이 있었다. 문제...
    Views67397
    Read More
  7. ‘시애틀’의 비 내리는 밤 11/20/15

    8년 만에 시애틀을 찾았다. 시애틀의 가을향취를 기대했건만 오는 날부터 내내 비가 뿌리고 있다. 비가와도 보통 비가 아니다. 며칠 동안 내내 소낙비가 쏟아지고 있다. 시애틀의 하늘에는 댐이 존재하고 있는듯하다. 처음 비행장을 빠져 나올 때만해도 운치...
    Views77795
    Read More
  8. 아버지의 시선 11/13/15

    나의 아버지는 엄한 분이였고 항상 어려웠다. 동리 분들과 어울리실 때는 퍽 다정다감한 것 같은데 자식들 앞에서는 무표정이셨다. 그것이 사춘기시절에는 못 마땅했다. 이유 없는 반항을 하며 대들어보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요지부동이셨다. 나이가 들어가며...
    Views71947
    Read More
  9. 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원 11/6/15

    영화 <말아톤>을 보면 장애우 “초원”이 엄마와 마라톤 감독 간에 대화가 주목을 끈다. 감독이 초원이 엄마(김미숙 분)에게 묻는다. “아줌마 소원이 무엇입니까?” 망설이듯 하던 초원 엄마가 대답한다. “내 소원은 초원이보다 ...
    Views71896
    Read More
  10. 가을 편지 10/30/15

    우리 집 앞마당에는 커다란 나무 한그루가 자태를 뽐내며 서있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이 나무는 희한하게 늦은 봄에 잎사귀를 틔우고 가을만 되면 일찌감치 낙엽을 떨어뜨린다. 남들이 새싹을 드러낼 때에는 느긋하다가 느즈막히 잎을 드러내는 것은 그렇다치...
    Views69905
    Read More
  11. 고양이를 아시나요? 10/23/15

    나는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싫다. 눈매와 발톱이 너무 날카로워서일까? 아니면 울음소리 때문일까? “야∼∼옹!” 흉내만 내도 기분이 섬뜻해 진다. 무엇보다 어릴 때 보았던 영화 탓이 큰 것...
    Views72592
    Read More
  12. 드라마 법칙 10/16/15

    가까이 지내는 목사님에게 물었다. “드라마 보십니까?” 정색을 하며 대답한다. “드라마를 보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목사님 설교는 어째 Dry하다. 드라마를 멀리하는 것이 경건일까? 드라마는 사람들의...
    Views66267
    Read More
  13. 아내는 반응을 고대하며 산다 10/9/15

    사람은 혼자 살수 없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해야 사는 것이 인생이다. 관계는 네 분야로 나눌 수 있다. 1:1대응, 1:다대응, 다대:다대응, 다대:1대응. 어떤 분은 많은 사람들과는 잘 어울리는데 1:1의 만남에서는 어색해 한다. 여성들은 다대응:다대응보다는...
    Views75692
    Read More
  14. 친구가 되어주세요!10/2/15

    <팔 없는 친구에게 3년간 우정의 팔.> 오래 전, 한국 신문 기사에 난 타이틀이다. 양팔이 전혀 없는 친구를 위해 3년 동안 헌신한 우정에 대한 기사였다. “김영태”군은 6살 때 불의의 감전사고로 양팔을 잃게 되었다. 팔이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
    Views74840
    Read More
  15. 반말 & 존댓말 9/25/15

    사람은 만나면 말을 한다. 말을 많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할 정도로 말수가 적은 사람이 있다. 그래서 대화가 되는 것 같다. 말 많은 사람끼리 만나면 서로 말을 잘라버리는 상황이 벌어진다. 말이 없는 사람끼리 만나면 분위기 조성이 어렵다. 나의 가장 ...
    Views67897
    Read More
  16. 바다 그리고 음파 9/18/15

    세상에는 노래가 많다. 사실 들리는 모든 소리가 리듬을 타고 있다. 어린 시절에 우리 동네에는 물레방아가 있었다. 그 옆에는 대장간이 마주했다. 친구들과 심심하면 그 앞에 자리를 틀고 앉았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모습은 신기하기 이를 데 없었다. 커다...
    Views65026
    Read More
  17. 니, 우째 잠이오노? 9/11/15

    한국의 격동기 시절. 경남 고성에 18살 먹은 철없는 아가씨가 있었다. 시절이 어려운지라 친정아버지는 ‘부랴부랴’ 혼처를 알아보고 딸을 출가시킨다. 엄처시하의 환경 속에서도 해맑은 신부는 철없는 행동을 하지만 시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효...
    Views66929
    Read More
  18. 밀알의 밤 바다 9/4/15

    가을이 되면 밀알선교단에서는 음악회를 연다. 2003년 7월. 밀알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하여 장애인사역의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당시 선교단의 상황은 열악했다. 전임 단장이 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급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시...
    Views64850
    Read More
  19. 나를 만든것은 바람 8/28/15

    미당 서정주 선생은 “자화상”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스믈세햇동안 나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Views67720
    Read More
  20. 생각바꾸기 8/14/15

    인생은 한마디로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느냐?”입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 즉”(잠언 23:7). 생각이 그 사람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위대한 발명왕 에디슨은 “천재는 1%의 영감과...
    Views6640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