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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소명을 받고 신학도의 길에 접어들어 젊은 31살 나이에 목사가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학을 거쳐 신학대학원에 들어 가보니 늦깍이 신학생들이 많았다. 동생뻘 되는 학우들 틈에서 만학도의 길을 걸어가느라 애를 쓰던 동기들의 모습이 참 안쓰러웠다. 학교라는 곳이 공부만 하는 곳은 아니지 않은가! 친구가 있어야 학교생활이 재미있는 법인데 나이 때문에 누구와도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못했던 학우들이 생각난다. 직장, 혹은 사업을 하다가 신학생이 되었으니 이미 신학대학교를 나온 우리와는 가치관이 많이 달랐다. 그러면서도 그분들은 순수했고 열심히 있었다. 시간마다 앞자리에 앉아 강의를 듣는 분들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연단의 시간을 거쳐 목회의 일선에 나서게 된다. ‘목회가 힘들다.’는 것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사람의 얼굴모양이 서로 다르듯이 성향과 취향이 제 각각이다. 모든 이들을 100% 만족시켜줄 목회자는 그 어디에도 없다. 목사가 하는 일중에 가장 큰일은 ‘설교’이다. 평생 목사는 설교를 위해 수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부으며 산다. 대학교수는 교안을 한번 준비해 놓으면 수 십년 그 강의를 반복하며 베테랑이 되어간다. 목사는 매일 순간마다 새롭고도 신선한 설교를 쏟아내야만 한다. 실로 만능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큰소리로 박력있게 설교를 하면 한편에서는 ‘시원시원해서 좋다.’고 하는데 한쪽에서는 “귀먹은 사람이 있나? 왜 저렇게 핏대를 올리며 소리를 지르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조용히 설교를 하면 “톤이 똑같아서 졸렵다”고 한다. 재미있는 예화를 들어 설교하면 “성경만 가지고 설교를 해야지 왜 쓸데없는 농담을 하느냐?”고 하고, 성경을 중심으로 하면 “너무 딱딱 해 어렵다”고 말한다. 원고 없이 설교를 하면 “준비 없이 설교를 한다”고 하고, 원고를 놓고 설교를 하면 “우리 목사님은 매일 써서 읽는다.”고 한다. 설교를 짧게 하면 “실력이 없다”고 하고, 설교가 조금만 길어지면 “지루하다”고들 한다.

설교시간 중간에 은혜로운 찬양을 부르며 이어가면 “준비한 것이 없으면 빨리 끝낼 것이지. 영력이 없으니까 찬송을 자꾸 부른다.”고 지적을 한다. 목회에 충실하느라 외부강사로 나가는 것을 절제하면 “실력이 없어 오라는 데가 없다”고 하고, 집회 인도 차 출타하는 횟수가 늘어나면 “매일 강단을 비워 목회를 소홀히 한다”고 한다. 시사적인 이야기를 자주하면 “우리가 뉴스 들으러 교회에 오느냐?”고 한다. 전문적인 용어를 들어 설교를 하면 “잘난 체 한다”고 하고, 밋밋하게 설교를 하면 “설교가 내용이 없다”고 한다.

부흥회나 헌신 예배에 명설교자를 초빙 해 집회를 마치면 “왜 우리 목사는 저렇게 못하느냐?”고 비교를 하니 후유증이 오래가고, 강사가 시원치 않으면 “우리 목사는 꼭 저런 분들만 강사로 세운다.”고 불평을 한다. 교인들이 중요한 의제를 놓고 갑론을박하다가 목사가 소신을 피력하며 방향을 잡으려고 하면 “우리 목사는 자기 고집대로만 한다.”고 하고, 회의 시간이 길어져도 목사가 지켜만 보면 “우리 목사는 성격이 너무 우유부단하여 답답하다”고 한다. 강단에서 내려와 성도들과 자유분방하게 대화를 하면 “가볍다”고 하고, 신중하게 침묵하면 “너무 과묵하고 사랑이 없다”고 한다.

목사가 음식을 잘 먹으면 “왜 그렇게 먹는 것을 밝히느냐?”고 하고, 음식을 잘 안 먹으면 “입이 짧아 대접하기 힘들다”고 한다. 교회 홈페이지를 관리하며 교인들이 올리는 글에 신속히 답글을 올리면 “목사가 매일 컴퓨터 앞에만 붙어 있다”고 하고, 그런 쪽에 관심이 없으면 “우리 목사는 구시대라”고 폄하한다. 목회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목회를 나타나는 현상만으로 평가하는 일은 위험한 일이다. 사람이 보는 눈과 하나님의 평가는 현저히 다를 수 있다. 목사는 성도의 사랑을 먹어야 산다. 목사는 존경 받을 때에 존재의 의미를 깨달으며 행복해 한다. 오늘도 목사의 마음은 성도들에게 있다. 성도들의 따뜻한 지지를 목말라하며 목사는 강단에 오른다. 거룩한 그 길을 가는 목사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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