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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어린 시절을 시골(양평)에서 자랐다. 집 앞에 흐르는 실개천에 한여름 장마가 찾아오면 물의 깊이와 흐름이 멱감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물이 불어난 그곳에서 온 종일 아이들과 고기를 잡고 물장구를 치며 놀았다. 동네 뒤편에는 병풍을 두른 듯 동산이 자리하고 있었다. 뒷산에 오르면 온갖 나무들이 즐비하게 자리를 잡고 새와 온갖 벌레, 그리고 간간히 자그마한 동물들이 오가는 정겨운 산이었다. 산을 오가며 놀다가 만만한 높이에 나무를 만나면 다람쥐처럼 나무를 탔다. 어른 어깨처럼 펼쳐진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동리를 바라보면 한폭의 그림처럼 한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어린 가슴은 부자가 되어갔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다. 잘생긴 나무는 나무꾼의 눈에 일찍 띄어 제대로 크기도 전에 잘리고 만다. 그러나 못생긴 나무는 못생긴 덕분에 오래 살면서 산을 지킨다. 산 비탈에 웅크리고 있는 보잘것 없는 한 그루 나무가 장마 때에는 산사태를 막아준다. 못난 큰 나무는 가지가 무성해져서 더운 여름, 뜨거운 햇볕에 지친 사람들에게 ‘그늘’이란 쉼터를 제공해 주고, 추운 겨울에는 오갈 데 없는 새들의 아늑한 보금자리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 그 산을 지켜내는 든든한 존재로 서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잘난 사람을 부러워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한다. 스크린에 등장하는 남녀 배우들을 본다. 정말 멋있다. 체격도 몸매도 감탄이 나올만큼 월등하다. 그것도 복이다. 인생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요소가 별로 없다. 인종, 나라, 가족이 그렇다. 외모. 또한 원해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단 유전자가 좋아야 하고, 집안의 흐름에 따라 생성된다. 외모가 수려하다고 인생을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우리는 위로를 받아야 한다.

 

 여성이 멋진 남성을 만나면 가슴이 설렌다. 남성이 미모가 예쁜 여성과 마주치면 기분이 Up되어 진다. 첫인상부터 호감을 갖게 하고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도 복이다. 하지만 그 퍼센트(%)는 절대적이지 않다. 드물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루저’(loser)라는 표현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패자를 너무 질책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생각하여 조심스러워했다. 그런데 어느때부터인가? ‘루저’ 개념이 은근히 퍼지더니 이제는 패자를 깔보고 조롱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풍조가 깃들여졌다. 물론 반대말은 ‘위너’(winner)이다. 반면, 루저는 이제 인생의 패배자, 낙오자, 인간쓰레기, 잉여인간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다. 역사는 특출한 사람들로 주도되어 온 것처럼 보이지만 깊이 들어가보면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 민초들에 의해 이어져 왔음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평범하다는 것처럼 감사한 일도 없을 것 같다. 가진 자의 여유라고 할까? 잘난 사람은 나름대로 고충을 털어놓는다. 어디가나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아야 하고 따라서 행동거지가 자유롭지 못하다고. 얼마나 삶이 어색하고 불편하겠는가? 외모나 체격이 출중하지 못해도 건강하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며 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는 건강이 유일한 소망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못생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못생긴 자신 때문에 서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 잘나지 못한 것이 축복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기에, 다음으로는 그래서 겸손할 수 밖에 없고, 남을 배려하는 심성을 소유했다면 가장 큰 복을 받은 사람일 것이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키듯이, 성실을 무기로 삼고 조용히 실력을 쌓아야 한다. 잘나고 똑똑한 사람으로 지옥의 왕자가 되기보다, 낮고 섬기는 천국의 사람으로 살기를 다짐해야만 한다.

 

 스스로 외모의 문제를 초월하기 위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변화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에너지를 사용하라는 말이다. 약점에서 자유로워지기로 결정하자. 길가에 놓여 있는 보잘것 없는 돌멩이 하나가 물에 놓이면 물고기들의 소중한 안식처가 된다. 비탈길에 놓인 작은 돌멩이 하나가 주 · 정차 시 큰 트럭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아주는 소중한 버팀돌이 된다. 당신은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아름답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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