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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얼굴을 보면 코와 입은 하나인데 눈과 귀는 둘이 있다. 이목구비 모두 요긴하지만 보는 것과 듣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성경 야고보서 1:19절은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거니와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고 말씀한다. 말은 한 템포 늦추어 해야 하며 성을 내는 것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듣기는 속히 하라고 강조한다.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한다는 의미이다.

사람들은 말하기를 좋아한다. 말을 많이 해야 무엇인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말이 많아서 문제가 생겼지, 말이 없어서 문제가 생긴 적은 없다. 말을 많이 하면서는 영성이 깊어지기 힘들다. 말하기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듣는 것이다. 잘 들으면 열리는 세계가 있다. 40대에 접어들며 어느 날 부딪쳐 온 것이 영성(靈性)의 문제였다. “신학대학에서 공부한 것은 목회 3년이 넘어가면 밑천이 달린다.” 언젠가 선배 목사가 지나가듯 한말이었다. 처음에는 그 말의 깊은 의미를 몰랐다. 실제로 본격적인 목회가 시작되고 교회가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서며 뭔가 채워지지 않는 영적 기갈에 허덕여야 했다.

‘분명히 교회는 성장하고 있는데 왜 내 영혼은 점점 곤고해 지는 것일까?’ 가만히 짚어보니 말을 너무 많이 해서였다. 한국 교회의 목회자들은 1주일이면 보통10편이상의 설교를 한다. 주일 아침, 오후 설교, 수요예배, 금요 철야, 새벽, 거기다 구역 예배 설교까지 하면 설교 횟수가 보통 이상이다. 나도 당시 계산 해보니1주일에 13번 설교를 하고 있었다. 그러기에 어떤 미국 목사가 한국 교회 목사를 향해 “E.T.(외계인)”라고 했다지 않는가?

영성을 회복하지 않으면 영적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순간부터 영성 프로그램을 찾아 방방곡곡을 누볐다. 치유 상담을 공부하며 영성훈련 프로그램에 8번(1주일씩) 이상을 참석하며 영성을 회복하는 일에 몰두하였다. 그리고 터득한 것이 듣는 것이다. 어떤 날은 둘러앉은 지체들에게 강사가 똑같은 질문을 반복적으로 계속한다. 하루 종일 밥만 먹으면 둘러 앉아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한번 상상을 해보라! 나중에는 머리가 혼란스러워진다. 아니, 터질듯한 상황이 된다. 미칠 지경이 된다. 성질이 급한 친구는 강사에게 소리를 지르며 “이게 무슨 짓이냐?”고 대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 고비를 지나면 열리는 세계가 있다. 딱딱한 쌀이 죽을듯한 압력을 받으며 맛있는 밥이 되듯이. 한번도 가보지 않은, 경험 해 보지 못했던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때 터지는 통곡, 찬송, 환희 - 지금 생각을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똑같은 질문을 300번 하면 영의 세계가 열린다.”는 논문을 본적이 있다. 단순하지만 똑같은 질문을 계속 들으며 묵상하다보면 가슴이 열리게 된다. 이 세상에 모든 물체는 소리를 가지고 있다. 움직이지 못하는 나무도 바람이 불면 흔들리며 소리를 낸다. 땅속에 굼벵이에게 청진기를 갖다 대니 “끼끼끼…” 소리가 들리더란다.

소리는 목적이 있다. 소리에는 메시지가 있다. 그런데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그 모든 소리를 흘리며 살고 있다. 성 프랜시스가 설교를 시작하면 사람들뿐만 아니라 짐승들과 새들까지도 다가와 그의 설교를 들었다고 한다. 영성에 대해 눈을 뜨기 전에는 꾸며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슴이 열리고 영의 세계가 열리면 그 모든 것은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윤동주님은 『서시』에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고 고백한다. 가슴이 열리면 들리는 것이다.

부부싸움을 할 때 상대의 말을 가슴으로 들어보라! 머리로 들으니 싸움이 되지. 가슴으로 들으면 그 사람의 마음이 읽어지는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목사님이 전하는 설교를 가슴으로 들어보라! 새로운 은혜가 임한다.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아름다운 저 숲 속에서 들려오는 온갖 소리를 들어보라! 다 노래가 아닌가! 가슴의 사람이 되기를 원하시는가? 잘 들어보라, 처음 듣듯이 다시는 못들을 듯이 그러면 통쾌하게 열리는 세계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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