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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09:07

황혼기 갈등 6/5/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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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jpg

 

 

이 세상에 갈등이 없는 부부가 얼마나 될까? 부부는 만나면서 “갈등”을 전제하고 시작하는 지도 모른다. 전혀 다른 관습과 환경 속에서 성장한 청춘남녀가 ‘사랑’이라는 가느다란 끄나풀로 시작하는 것이 부부이다. 그 사랑이라는 것이 수명이 그리 길지 못하다는 것을 당사자들은 모른다. ‘그냥 같이 있고 싶고, 노래가사처럼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 너무 행복할 것 같아’ 두 사람은 결심을 하고 결혼식장에 들어선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랑 신부이다. 그날처럼 황홀하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날이 또 있을까? 그런 달콤함이 영원히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신혼의 단꿈에서 깨어나는 순간부터, 아니 결혼하는 그날부터 부부는 갈등하기 시작한다. 서로가 다름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심할 줄이야! 서로가 너무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결혼을 했는데 살아갈수록 알 수 없는 오리무중 상태에서 서로는 서서히 지쳐간다. 그렇게 7, 8년이 지나가면서도 실망감을 극복하지 못하면 부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더 이상 저 사람과 생을 이어간다는 것은 암흑보다 더 절망적이다.”라는 생각에 빠져들면 부부는 아무것도 보이거나 들리지도 않는다. 그 위기가 빠르면 30대 후반이고 늦으면 40대 초반에 엄습한다.

그런데 최근에 그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몇 년 전에 80이 넘은 할머니가 이혼소송을 했다. “더 이상 봉건적인 사고방식의 남편과는 더 살수 없다”는 것이 노(老)아내의 주장이었다. “황혼이혼”의 시발점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부부는 갈등할 수 있다. 그것이 앞에서 언급한 비교적 젊은 세대라면 이해할만하다. 그런데 이제 그 현상이 60대 이후로 밀려나 나타나고 있다. 우리 부부가 한국에서 가정 사역을 하던 2000년 초와는 전혀 예상 밖에 부부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기혼자 3명 중 1명꼴로 지난 1년 사이 부부 간 갈등을 경험한 조사결과가 나왔다.

조사에 따르면 20대 후반보다 60대 후반에 접어든 노부부가 갈등하는 빈도가 더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작년 8월21일~9월1일까지 전국 만 19~69세 기혼 남녀 676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했다. 질문은 “최근 1년간 부부 갈등을 경험한 적 있느냐?”였다. 응답자의32.0%가 “그렇다”고 답했다. 갈등 경험률은 20대가 20.0%, 30대가 30.5%였지만 이어 40대와 50대는 각각 33.9%, 32.2%로 평균보다 높아졌다. 이후 60대 초반에는 24.6%로 뚝 떨어졌지만, 다시 60대 후반에서는 35.3%로 올라가 20대보다 15.3%포인트나 높았다.

매우 충격적인 결과였다. 젊은 날에야 그렇다 치더라도 살만치 살아 누구보다 배우자를 잘 알게 된 인생의 황혼기에 갈등이라니? 그만큼 평균수명이 길어진 것이 원인이고 자식들을 출가시킨 자유함(?) 속에서 이제 마지막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고자하는 몸부림이라고 봐야 할까? 그럼 갈등의 요인은 무엇일까? 응답자들은 경제 문제보다는 ‘배우자의 성격이나 생활방식’을 더 많은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어떠할까? “차분하게 대화를 나누는 방식”(41.7%)이 가장 흔했지만, “그냥 참는 경우”도 39.4%나 됐다. '격렬하게 논쟁을 하거나 소리를 지른다'는 대답은 13.9%였으며, '폭력적으로 해결한다'는 응답은 0.9%에 그쳤다.

실로 호미를 막을 것을 노년까지 방치하다가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남편 중심적인 권력구조로 부부관계가 이어지는 상황은 말년에 위험해 질 수 있다. 부부는 신뢰가 중요하다. 서로가 믿어 줄때에 갈등은 일회성으로 마무리 될 수 있다. 갈등은 필연적이라 하더라도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응어리진 것을 풀어주는 부부는 노년까지 행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다 있다할지라도 “‘귀먹는 남자’(말이 안 통하는)하고는 더 이상 살수 없다.”는 것이 요사이 노년에 접어든 아내들의 강경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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