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553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아듀_2014.png

 

 

어느새 2014년 말미이다. 이맘때가 되면 누구나 “다사다난”이란 단어를 되뇌이게 된다. 금년 가장 충격적인 일을 꼽으라면 4월에 있었던 “세월호 침몰”사건이다. 진정 엘리옷의 말처럼 “4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그런대로 잠잠히 흘러가던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지축을 흔든 엄청난 사건이었다. 무려 295명의 희생자가 났고 그 중 생때같은 “단원고등학교” 학생 200여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아려온다. 한해를 마감해 가는 시점에서 그 부모들은 얼마나 애타는 심정으로 자식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을까?

20년 전, 출근길에 성수대교가 무너져 꽃다운 무학여고생들이 죽어갔다. 이듬해 6월에는 난데없이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상상할 수 없는 주검들이 줄을 이었다.그해 여름은 비가 참 많이도 왔다. 사건이 없을 수는 없지만 어찌 대한민국은 그리 한스런 사고가 많은 것인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렇게 세월은 무심히 흐르고 있다. 가슴 한켠에 응어리 없는 인생이 있을까? 가만히 묻고 싶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한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지?무엇이 그리 아프고, 아쉽고 그리운지를!

지난 일년 목회를 위해 달리다보니 한해의 끝이 보인다. 어느새 장애인 사역 13년이다. 입만 열면 “한국에서 13년 동안 교회 담임목회를 했노라!”고 외쳐왔는데 이제는 특수목회를 한 연수가 그 세월과 맘먹는다. 밀알선교단 사역하랴! 여러 교회에 초청을 받아 설교하랴! 일주일에 한번 방송하랴! 거기다가 <주간 필라>에 칼럼 쓰랴! 그렇게 바삐 몰아쳐도 특유의 여유를 잃지 않은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이다. ‘바쁘게 산다.’는 것은 힘들지만 생각해보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도 된다. 그래서 누구보다 행복하다.

사람들은 말한다. “목사님 일주일에 한번 씩 칼럼을 쓰시려면 보통 힘이 들지 않으시겠어요?” 물론이다. 하지만 기대하며 읽어주는 분들이 있기에 매주 마다 미소 지으며 글을 써가고 있다. 어떤 때는 ‘술술’ 글이 풀린다. 하지만 어떤 날은 글의 맥락을 잡지 못할 때가 있다. 어떤 때는 이런 의도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글이 흘러가기도 한다. 참으로 희한하다. 그렇게 칼럼을 집필한지 10년! 내 컴퓨터에는 500여 편의 칼럼이 가지런히 담겨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 책을 내셔도 되겠네요.” 하지만 나는 아직 자신이 없다. 그냥 일주일에 한번 사람들의 마음을 글로 설레이게 하고 싶다. 잠시라도 독자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면 족하다. 소년 시절 보리밭 둑 오솔길에서 마주친 소녀가 ‘싱끗’ 수줍게 웃어준 것만으로 잠을 ‘뒤척’였듯이 내가 쓰는 글이 사람들의 마음을 잔잔히 흔들어 주면 족하다. 아니 살다가 ‘언뜻’ ‘문득’ 생각이 났으면 한다. 내가 던진 한편의 칼럼이 행복상자를 열어주는 예쁘고 작은 Key가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였던가? 화투를 배웠다. 화투는 ‘민화투’에서 ‘나이롱 뻥’으로. ‘섰다’에서 ‘도리지꾸 땡’으로 진화해 갔다. 그리고 드디어 “고스톱”에서 정점을 맞는다. 도박용어 중에 “퉁친다!”가 있다. 같은 패를 가졌을 때에 “없었던 일로 하다, 바꾸다.”는 뜻이다. 이것이 일상용어가 되어버렸다. 서로 마음상하거나 이권이 오갈일이 있으면 상대가 제안해 온다. “그냥 ‘퉁’ 칩시다!” 고개를 ‘끄덕’이면 성사가 되는 것이고, 고개를 가로 저으면 거절이다.

나는 성격이 ‘화끈’하다. 그것도 내 스스로의 생각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뒷끝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누가 나를 무시하거나 불이익을 주면 곰씹으며 괴로워한다. 금년을 가만히 돌아보면 좋은 일, 기쁜 일도 많았지만 마음 한구석에 ‘굉’하니 섭섭함이 고여 있는 것 같다. 나는 내가 ‘대인배’(大人輩)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도 아닌듯하다. 나이가 먹을수록 스스로가 못나 보인다. 이렇게 한없이 부족한 사람의 글을 일년 동안 읽어주신 분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이제 새해 문턱이다. 살다가 혹시 섭섭한 일, 못마땅한 일이 있었다 할지라도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그냥 “퉁치고 삽시다!”


  1. 정녕 가슴에 봄은 오는가? 3/20/15

    사계절이 변하는 모습을 느끼며 산다는 것은 축복이다. 추운 날씨가 계속되거나, 더운 나날이 지속되지 아니하고 때를 따라 계절이 옷을 갈아입으며 나름대로의 자태를 뽐내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인생에게 허락하신 그분의 크신 은총이다. 나는 가을을 좋...
    Views70937
    Read More
  2. 그렇게 놀았기에 3/13/15

    인생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즐거움이다. 갓 태어난 아가들도 어느새 편안하고 즐거운 것을 알아차리며 성장한다. 사람이 추구하는 즐거움은 두 가지로 집약된다. 먼저는 “배우는 즐거움”이다. 지식이든 기술이든 악기든지 처음 그것을 배...
    Views66385
    Read More
  3. 길은 여기에 3/6/15

    삶의 깊은 고독과 번민이 밀려오던 젊은 날이 있었다. 고통이 심해지다 보니 신앙의 회의마저 밀려오고 장애의 무게는 내 청춘을 짓눌러댔다. 그때 누군가가 내어민 책이 “길은 여기에”였다. 미우라 아야꼬(三浦綾子)의 자전적 소설인 “길...
    Views72848
    Read More
  4. 혹시 고집불통 아니세요?<2월 27일>

    사람들은 말한다. “나는 고집이 별로 없어!” 그런데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 사람 고집이 쇠 힘줄이야!”라고 한다. 하도 오래되어서 이젠 우리 부부가 ‘가정사역자’라고 말하기도 민망하지만 부부들에게 물어보면 &ldquo...
    Views72608
    Read More
  5. 아쉬움 2/20/2015

    지난 1월 호주에서 열렸던 AFC(아시안 컵 축구대회)에서 한국은 아쉽게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나는 한국 축구가 아시아에서는 최강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55년 동안 아시안 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 갔다. 금번 대회에 우리나라는 &...
    Views64539
    Read More
  6. 아내는 팝콘이다 2/13/15

    부부가 만나 한 평생을 살아가는 것은 신비롭고 신기한 일이다. 처음부터 잘 맞는 부부가 있다. 행운 중에 행운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부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아간다. 남들 보기에는 잉꼬부부이지만 들어가 보면 ‘속 터지는’(?) 가정이...
    Views68393
    Read More
  7. 내가 3일간 눈을 뜰 수 있다면 2/7/2015

    장애를 가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하나님은 공평하셔서 그 장애를 다른 방법으로 대처 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해당이 안 되는 사람이 있다. 두 눈을 볼 수도 없고, 듣지도 못하며, 언어구사도 안 되는 삼중고(三重苦)의 고통을 안...
    Views68362
    Read More
  8. “햇빛 노인정”의 기막힌 장례식 1/30/2015

    언젠가 방영되었던 MBC 단막극의 제목이다. 드라마는 아파트 “햇빛 노인정” 사람들이 친구의 폐암 소식을 듣고 수술비를 마련하려 애를 쓰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지만 다들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아 사는 노인들이라 거두어진 돈은 몇 만원에 불...
    Views74704
    Read More
  9. 경동시장 1/24/2015

    나는 청소년기부터 대학시절을 “제기동”에서 살았다. 가까이는 청량리 역이 위치해 있었고 조금 더 가면 홍릉과 세종대왕 기념관, 그리고 당시 KIST가 자리한 사통팔달의 동리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흥미진진한 곳은 ‘시장통’이었다...
    Views76275
    Read More
  10. 관상 1/16/2015

    요사이 “왕의 얼굴”이란 드라마가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작년에는 “관상”이란 한국영화가 9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결국 영화는“관상은 없다.”는 허무한 결론으로 끝이 난다. 과연 그럴까? ...
    Views80167
    Read More
  11. 이마고를 아십니까? 1/9/2015

    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미국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돈이나 건강, 학력, 직업, 외모’가 행복지수와는 결정적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가장 행복한 사람은 가족 관계가 가장 좋은 사람, 그 중 부부관계가 좋...
    Views63507
    Read More
  12. 2015 첫 칼럼 (새해에는 예쁜 꿈 꾸세요!) 1/2/2015

    새해가 밝았다. 금년은 양띠 ‘을미년’이다. 이상하다. 띠를 무시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보아서 그런지 그래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띠”에 따라 성격이 나타나는 것을 본다. ‘양띠’들은 대개 온순...
    Views74860
    Read More
  13. 퉁치고 삽시다! 12/26/2014

    어느새 2014년 말미이다. 이맘때가 되면 누구나 “다사다난”이란 단어를 되뇌이게 된다. 금년 가장 충격적인 일을 꼽으라면 4월에 있었던 “세월호 침몰”사건이다. 진정 엘리옷의 말처럼 “4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그런대...
    Views75534
    Read More
  14. 청춘 낙서 12/19/2014

    낙서의 역사는 얼마나 될까? 아마 태초부터 낙서가 있지 않았을까? 아담은 에덴동산 곳곳에서 낙서를 했을성 싶다. 고교 2학년 때. 수학여행을 가서 설악산 암벽에 새겨진 낙서에 혀를 내둘렀다. 처음 이민을 와서 ‘프리웨이’(L.A.)가 지나가는 ...
    Views84295
    Read More
  15. 중년 위기 12/12/2014

    하루를 오전과 오후로 나누듯 인생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는 인생의 자오선(子午線)이 중년이다. 중년은 분명 전환기이다. 건축 설계업을 하는 마흔 여섯 살의 ‘김모’씨는 전업주부인 아내와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3학년의 두 아들을 두었다...
    Views64837
    Read More
  16. 잘못 태어난 인생은 없다 12/5/2014

    이렇게 기구한 삶을 산 여인이 있을까? 단지 딸이라는 이유로 술에 취한 아버지는 갓난아이를 방바닥에 내던져버렸다. 그 아이는 결국 척추를 다친 장애인이 되었다. 갓난아기의 키는 더디 자랐다. 공부는 초등학교가 끝이었다. 아버지의 자살, 정신질환을 앓...
    Views71585
    Read More
  17. 가을 품속에서 11/28/2014

    가을이다. 매년 맞이하는 계절이지만 금년 가을의 숨결은 내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한다. 무려 4개월 이상을 숨 가쁘게 달려왔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전화를 받은 것이 6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5월 한 달, 중국 그리고 동남아 선교를 마치고 돌아와 지친 몸과 ...
    Views64205
    Read More
  18. 중력과 은총 11/21/2014

    우리는 일찍이 ‘만유인력’이라는 과학자 아이작 뉴턴의 학설을 배워 알고 있다. 질량을 가진 물체사이의 끌림을 기술하는 물리학 법칙이다. ‘뉴턴’하면 떠오르는 과일이 있다. 바로 “사과”이다. <에피소드 과학사>라는 ...
    Views89812
    Read More
  19. 이 감격, 이 감동! 11/14/2014

    사람이 살다보면 기쁨의 순간을 경험할 때가 있다. 그토록 원하던 일들이 성취되는 순간이나 생각지 않았던 일들이 영화처럼 눈앞에 나타날 때이다. 올림픽이 온 세계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은 올림픽 자체가 감동 덩어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몇 시간, ...
    Views63735
    Read More
  20. 장애인을 사랑하기까지 11/7/2014

    나는 장애인이다. 모두가 그렇듯이 나도 귀한 가정에 아들로 태어났다. 아들을 둘이나 낳았지만 갓난아기 때 병으로 다 잃어버리고, 딸을 낳아 기르다가(누나)내가 태어났으니 부모님은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하지만 돌이 지나며 ‘소아마비’에 걸...
    Views7015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