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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왔다. 꿈에 그리던 독일 땅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토록 오고 싶었던 독일을 가슴에 품던 날, 정겨운 봄비가 나를 반겼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독일 RE 기차 편을 이용해 카셀로 향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정경은 미국과는 전혀 달랐다. 낯설지만 가슴은 설레었다. 생각보다 너무도 풍성한 숲과 벌판, 한가로이 펼쳐지는 독일의 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두 시간을 그렇게 달려 카셀 역 광장에서 그리운 “홍성훈 목사님”의 영접을 받았다. 같은 밀알지체로 인연을 맺었는데 먼 독일 땅에서 7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홍 목사님은 독일에서 어언 20여년을 목회하고 있다. 그는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타는 중증장애인이다. 점심을 먹고 나자 홍 목사가 제의를 해왔다. “이 목사님, 이왕이면 <네달란드>부터 시작합시다.” “아니, 여기서 얼마나 걸리는데요?” “아마 5시간은 족히 달려야 할 겁니다.” 놀라는 내 표정을 뒤로하고 우리는 그렇게 여행을 시작했다. 말로만 듣던 “아우토반”에 올라섰다. 제한속도가 없는 아우토반을 차들이 총알처럼 달리고 있었다. 우리 차 속도계를 보니 160Km(100Mile)를 가리키고 있었다. ‘왜 독일에 자동차 산업이 발달했는가?’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달려대니 튼튼하고 정밀한 차를 만들 수밖에 없지 않은가?

독일 국경을 넘어서며 마주하는 네덜란드의 첫인상은 보다 더 정돈되고 체계화된 환경이었다. 네달란드의 상징인 풍차마을 “잔세스칸스”를 방문하였다. 크기도 다르고 다양한 모양의 풍차를 둘러보며 ‘인증 샷’을 했다.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유명한 “자유대학”(Vrije Universiteit)의 위풍에 압도당했고 시내곳곳에 자그마한 운하를 건설하여 꾸며진 풍치가 눈길을 끌었다. 자전거의 물결, 운하 주변에 즐비한 앙증맞은 카페. 그리고 만난 김성혜 집사 가족. 과거 홍 목사님이 네덜란드에서 목회를 하던 시절에 성도였던 집사님은 “화원”이라는 한식당을 경영하고 있었다.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대화와 상담은 자정까지 이어졌다.

독일로 회귀하는 노정에 들렀던 “퀠른 대성당”의 위용에 놀랐고 중세 시대에 얼마나 로만 카톨릭이 창대했었는가는 짐작할 수 있었다. 독일 카셀에서 찾아간 곳은 “바르트부르크 成.” 1521년 프로테스탄트 종교 개혁가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는 교황에게 파문당한 후 작센 선제후인 프리드리히(Friedrich)의 보호 아래 비밀리에 바르트부르크성에 머물게 된다. 이곳에서 그는 융커 외르크라는 이름으로 신분을 숨기고 라틴어로 된 신약성경을 최초로 독일어로 번역하는 대역사를 이루어 낸다.

루터방(Lutherstube)이란 이름으로 여행자들에게 공개 되어 있는 공간은 소박한 나무 책상과 의자가 전부인 한 평 남짓의 작고 낡은 방이다. 요새 형태로 지어진 성 곳곳을 누비며 긴박한 상황에서도 성경을 번역하던 루터의 모습을 애써 상상해 보았다. 루터의 그런 헌신이 오늘날 누구나 성경을 쉽게 읽을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했다. 성을 벗어나 “바흐”(Johann Sebastian Bach)의 생가를 찾았다. 바흐가 다니던 교회에 들어가 기도를 드리고 바흐의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가 어린 시절에 이곳에서 뛰어 놀았을 모습을 떠올리며 미소가 피어 놀랐다. 그러고 보니 연대는 다르지만 ‘마르틴루터’와 ‘바흐’는 한 동네 사람이라는 것이 신기했다.

독일에서의 첫 설교는 “카셀 아름다운교회”에서였다. 독일 중소도시인 카셀지방에 한인교회가 있음이 경이로웠고 100여명이 모이는 교회에 음대유학생들이 주를 이룬 성가대의 찬양은 수준급이었다. 장애를 가진 홍성훈 목사님이 유학을 온 학생들을 12년간 보듬으며 목회해 온 따스함이 예배당에 가득 차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른땅에 단비가 스며들 듯 모여온 성도들은 하나님의 만져주심을 느끼며 은혜를 받고 있었다.

이제 독일에 온지 4일째. 월요일이면 프랑스 파리로 이동을 하게 된다. 이어지는 여행과 설교할 교회에서 일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낯선 곳에서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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