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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순.jpg

 

 

<도전, 골든벨!>(KBS-1TV)은 사람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무려 50개항에 퀴즈를 풀어가는 동안 벼라별 해프닝이 속출한다. 학생들의 교복과 모자에는 응원자들과 탈락한 친구들의 명찰이 ‘치렁치렁’ 매어달리고 서서히 생존자(?)들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긴박감은 점점 더해간다. 2004년 방영된 “문산여자 고등학교”(파주) 편에서는 놀라운 드라마가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학생은 고3 “지관순”양이었다. 마지막으로 “드레퓌스 사건”에 관한 문제가 사회자의 입을 통해 출제된다. 모두가 긴장하고 바라보는 상황에서 “지관순”은 정답을 확신한 듯 벌써 눈가에서 굵은 눈물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다른 카메라로 잡은 담임 김진희 선생님의 얼굴도 이미 붉게 상기된 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2004년 현재. 전국 248개 고교에서 매회 100명씩, 총 2만4천800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지만 골든벨을 울린 학생은 43명에 불과할 정도이다. 지관순은 정답을 적은 칠판을 높이 들어 올렸고 한참이나 뜸을 들인 후 “정답입니다.”라는 사회자 멘트와 동시에 학생들이 몰려나와 골든벨을 울린 장한 친구를 눈물로 감싸 안는다.

왜 당사자인 지양과 담임선생님은 그리도 진한 눈물을 흘려야 했을까? 골든벨을 울린 “지관순”양. 그녀는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 초등학교도 제때 다니지 못했다. 검정고시로 초등학교 과정을 마친 뒤 중학교 입학이후엔 ‘오리사육,’ ‘우유배달’ 등을 통해 스스로 학비를 조달해야 했다.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해 문산여중에 입학했지만 기초가 부족해 전교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후 수업에 충실하고 방과 후 학교 독서실에 남아 밤늦도록 책과 씨름한 끝에 중학교 3학년 때 상위권에 오를 수 있었다.

고교 진학이후 아침엔 학교 근로 장학생으로 방과 후엔 초등학생 과외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지양의 아버지는 오랜 병환으로 경제적 능력을 상실했고, 어머니 역시 교통사고를 당해 한손을 쓰지 못하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지양이 직접 생계를 꾸려 나가야만 했다. 책살 돈이 없어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고 동네에서 버리는 책도 주워 독서량을 늘렸다고 한다.

김진희 선생은 이날 눈물을 흘린데 대해 “관순이와 언젠가 진학상담을 하면서 ‘대학학자금이 없으니 산업체에서 돈을 벌어 대학에 가면 어떠냐?’고 권유하자 관순이가 눈물을 펑펑 흘렸어요. 관순이가 “선생님, 너무 서운해요. 제 주변에서도 다들 대학가지 말고 산업체로 가라는데 선생님마저 저한테 그러시면 제가 누굴 믿고 공부를 해요”라고 하더군요.” 두 사람은 상담실에서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관순 양이 골든벨을 울리는 순간 “그때 일이 생각나 눈물이 쏟아졌다.”고 털어 놓았다.

그녀가 골든벨을 울린 후 그의 인생에 햇빛이 비추이기 시작했다. 딱한 사정이야기를 듣고 각계에서 격려금과 함께 네티즌들의 격려글이 잇따르기 시작한 것이다. 대학등록금 전액을 지원해 주겠다는 대기업도 나타났다. 지관순은 결국 “덕성여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이제는 의젓한 사회인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는 인물로 성장하였다. 연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진흙탕 속에서 자라나면서도 모든 것을 품고 사랑하기 때문이 아닐까?

환경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이왕이면 부유하고 반듯한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 삶을 보다 윤택하고 성공하게 하는 터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을 탓하고 가난을 원망하기 시작하면 이 땅을 살아갈 인생은 어디에도 없다. 극한 가난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 끝에 골든벨을 울리고야 만 여고생처럼 어려운 그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붙잡고 오늘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기회는 오고야 말 것이다. 지관순은 이런 말을 남겼다. “나라가 위급해졌을 때는 현실에 저항하는 사람, 현실과 타협하는 사람, 순응하며 방관하는 사람의 3가지 부류가 있다.”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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