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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목적을 성공에 두는 사람들이 있다. 솔직히 그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성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성공의 척도가 무엇인가를 깨닫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기에 어느 정도 성취를 하고나면 “곤고함”에 허덕인다. 즉 ‘내가 이것을 위해 오늘까지 달려왔던가?’하는 회한이다. 나이가 들며 깨닫는 것은 “사람은 그릇이라.”는 것이다. 단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사람을 만나보면 그릇의 모양과 크기가 드러난다. 그릇의 분수를 알고 그 그릇만큼만 살다 가면 된다. 그런데 도를 넘어서다가 화를 당하는 사람들을 본다.

신학의 길을 가려는 사람을 만나면 나는 일단 말리고 본다. 목회가 무엇인가? 사람의 영혼을 다루는 것이다. 의사도 실수하면 사람을 죽인다. 하물며 목회는 어떠랴! 결코 경솔히 가서는 안 될 길이다. 그런데 그릇이 안 되는 사람이 야망을 가지고 목회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심심찮게 일반매스컴에서 그들의 오만한 태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안타깝다. 나도 목사가 된지 금년으로 26년차에 접어든다. 처음 목사안수를 받고 “와! 앞으로 40년을 목회해야하네.”라며 유유자적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36살에 꿈꿔왔던 담임목회의 길이 열렸다. 성도의 수는 적었지만 열정을 불사르며 달렸다. 힘쓰고 애를 쓰는 만큼 교회는 성장을 계속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교회는 커 가는데 마음 한켠은 점점 공허해갔다. 어느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기도원에 올라 금식을 하다가 나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했다. 목회가 아니라 야망이었다. 그런 번민을 거듭하는 시점에 미국길이 열렸다. 장애인선교로 목회의 대전환을 시도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평강이 찾아왔다. 장애인으로 장애인들을 만나는 것이 이렇게 편안할 줄이야! 이질감을 느꼈던 장애인들이 예뻐지기 시작했고 그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며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다.

그렇게 11년의 세월을 달려오면서 새삼 깨닫는 것은 사람이 먼저라는 것이다. 사람은 다 귀하다. 잘나고 똑똑한 사람만이 아니다. 볼품없고 어눌하고 아무 능력이 없는 사람도 귀하다. 성공이 아니다. 나 때문에 저 사람이 행복해야 한다. 약자 편에 서서 힘들어하는 한 영혼의 아픔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분이 진짜 목회자이다. 우연히 “글로벌 성공시대”라는 영상물을 보게 되었다. 놀랍게도 주인공은 필라델피아에 살고 있는 분이었다.

필라에 오자마자 몇 번 만나긴 했었지만 그렇게 귀한 분인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그는 한센병 환자촌에서 목회를 하시던 목사님의 아들로 성장한다. 초등시절. 학교로 통하던 길목에서 “문둥이 대장”이라고 놀리는 아이들의 돌멩이에 맞아 머리가 깨진 적도 있었다. 그는 그곳이 너무도 싫었지만 아버지의 등 뒤에서 무엇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소중한 사실을 깨닫는다. 한센병 환자들과 악수를 나누던 아버지의 모습을 되뇌이며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소통의 미학을 추구하는 미국 파킹(주차 복합빌딩) 디자인의 혁명가로 우뚝 섰다.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30대에 접어들며 그는 심장이 다 망가져 시한부생명의 긴박한 시간을 감내해야만 했다. 기적적인 두 번의 심장이식 수술을 통해 그는 새로운 인생을 선물로 받게 된다. 영상물에 나타난 따뜻한 가정 분위기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누구를 만나든 친절한 미소와 상대방을 배려하는 그의 세심한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파킹은 첫 인상이자 마지막 인상이다.” “꿈이나 성공을 먼 데서 찾지 말라. 가까운 사람에게 최선의 것을 주라.”고 말한다. “진정한 성공은 어려움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을때에 찾아오는 것이다.”라고 덧붙인다.

그런 분이 필라델피아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런 살아있는 가슴을 가진 분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사람이 먼저이다.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내가 투자해야 할 첫 번째 대상이다. 목회를 해도, 사업을 해도, 음식을 만들어도 사람을 우선으로 두는 사람이 진정한 성공자이다. 이런 분들이 필라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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