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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0 10:30

홀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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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들어가는 청년들을 만났을 때 언제 결혼하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상꼰대이다. 시대가 변했다. 결혼을 목표로 공부를 하고 스팩을 쌓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말이다. 우리가 어릴 때는 대가족 시대였다. 식사 때가 되면 3대가 온 상에 둘러앉아 이야기 꽃을 피웠다. 돌아보면 참으로 정겹고 행복한 시절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런 줄 알았고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세상은 급변했다. 사람들은 바빠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웰빙에 관심을 가지는 세상이 되었다. 가족? 친구? 동료? 그보다 나를 더 소중히 여기는 흐름이 지배하게 된 것이다.

 

  행정안전부 보도 자료에 따르면 20219월 기준 1인 세대가 40.1%로 나타났다. 한국의 인구를 5천만이라고 하면 2천만 명이 홀로 산다는 것이다. 전에는 홀로 사는 사람이 안쓰럽고 희한해 보였다. 주변에 그런 경우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흔해지며 이제는 유별나거나 이상할 것도 없다. 그럼 왜 홀로 살게 된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배우자 한쪽을 먼저 떠난 분들이 있다. 이보다 가슴이 아픈 것은 소위 ‘N포 세대라 하여 어쩔 수 없이 홀로 사는 것을 택한 젊은이 들이다.

 

  사회적 배경도 있을 수 있지만 혼자 사는 것을 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나보다 일찍 결혼한 친구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으련만, 곁에서 보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힘들게 사는 부부를 보며 지레 결혼에 대한 겁을 먹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도 깔려있지만 말이다. 배우자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 좋고, 그 누구의 간섭도 없는 삶이 좋아 홀로 사는 사람들도 있다. 따라서 결혼을 서두르지 않는다. 일찌감치 독립을 하여 홀로 사는 젊은이들이 늘어간다. 황혼 이혼의 경우도 상대에 얽매어 살다가 자식들 모두 출가시키고 홀가분하게 자유를 누리고 싶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젊든 늙든, 남자든 여자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자기 뜻대로 맘껏 활용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1인 가족이라고 한다. 말이 안된다. ‘가족이란 2인 이상이어야 어법이 맞는다. 따라서 ‘1인 가구가 맞는 말이다. 구성원이 한 명이라는 뜻이다. 이런 흐름을 좋고 나쁘다로 판단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세태가 그렇고 각자의 기호와 경우가 다르기 때문이다. 부득이한 사정도 감안해야 한다. 나란히 침대에 누워 잠을 자는 아내를 바라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러다가 누군가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면 어떨까?’ 아내가 없는 집안분위기는 상상이 안간다. 무척이나 삭막할 것 같다. 지인 중에 나보다 연배되는 분이 3년 전 상처(喪妻)를 하였다. 가끔 만나 식사를 하며 안부를 물으면 캄캄하게 불이 꺼진 집에 들어 갈 때가 가장 힘이 들어요라고 말한다.

 

  결국 남자가 먼저 가는 것이 이상적(?)일 것 같다. 평생을 살다가 배우자를 먼저 보내야 하는 것이 인생임을 나이가 들어가며 절감한다. 영화 이야기이다. 엄마와 살다가 바람났던 아버지가 돌아오자 딸은 집을 나와 아파트에서 홀로 산다. 엄마가 병이 나서 집안에 CCTV를 설치하고 어디서든 시시때때로 들여다본다결국 병세가 깊어지며 엄마는 떠나고 그 집을 아버지가 차지하였다. 착한 딸이 전적으로 양보한 것이다. 아버지의 모습을 CCTV로 지켜보며 딸은 만감이 교차한다. 전보다 더 즐겁게 사는, 엄마에게 미안한 감정은 없어 보이는 모습에 화가 난다.

 

 딸은 누구나 그렇듯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루하루를 지낸다. 사무실 근무 외에는 스마트폰과 이어폰을 달고 산다. 다른 사람들의 일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 사무실과 집, 그게 전부이다. 우리는 과연 혼자서 살 수 있는 것일까? 볼 사람 없이, 말 걸 사람 없이 그냥 오로지 홀로 살 수 있을까? 자유를 외치며 혼자를 고집한다 해도 혼자일 수는 없다. 연결과 사회가 아니면 내 존재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인간은 사람 사이에서 살아야 인간(人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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