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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펼쳐질 미지의 세계에 대해 기대감을 가진다. 더 나아지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연초에 쏟아지는 예측은 사람들의 희망을 앗아간다. 무엇보다 예민한 것은 경제전망이다. 꼭 맞아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그것에 흔들린다. 언제는 기름값이 떨어진다는 예보가 있었던가? 언제는 전쟁이 끝날것이라는 희소식도 없었는데 말이다. 따라서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입술로 선포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지나가고 다가오며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자그마한 희망들이 살포시 고개를 내어밀고 나오는 날이 오고야만다.

 

  나에게는 특이한 습성이 있다. 차를 운전하며 다닐 때 한길로만 다니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기대 없이 낯선 길로 들어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비경(秘境)을 보고 환희에 찬 탄성을 지르기도 한다. 낯선 곳을 두려워하지 않는 습성은 성장 배경에서 주어진 삶의 보너스이다. 순경 아버지의 잦은 전근은 이사를 자주 다녀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고, 정든 친구들과 헤어지는 일은 어린 가슴을 멍들게 했고, 새로운 동네와 학교에 신속하게 적응해 내는 것은 실로 버거운 과정이었다. 힘은 들었지만 돌아보니 그런 과정들을 통해 삶의 다양성을 습득하게 되었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무한 도전을 할 수 있는 내성이 생겨났다.

 

  종달새를 다른 말로 희망을 주는 새라고 한다. 그 유래는 종달새는 봄에 나와 처음부터 높이 날지 않는다고 한다. 처음에는 땅에 닿을 듯이 낮게 나른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높이를 더해가며 날아오른다. 급기야 초여름이 되면 저 하늘에 작은 점이 될 만큼 높이 날아오른다. 의미가 있다. 희망은 처음부터 커다란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시작은 미미하다. 그러나 그 희망은 갈수록 커지고 아름다워져 상상 할 수 없을 기쁨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사람들은 욕망과 희망을 혼동한다. 희망은 인간이 원하는 밝고 아름답고 진실하고 선한 것이다. 욕망은 탐욕과 이기적인 요소가 들어 있고 이를 이루기 위하여 타인의 피해를 필요로 한다. 사람들은 희망을 가지는 데 인색하다. 희망은 끝이 없어도 좋은데 말이다. 반면에 욕망은 그 속성이 위험하다. 하나를 채우면 둘을 원하게 된다. 이것이 결국 나를 슬프게, 불행하게, 고통스럽게 만든다. 그러므로 욕망이 아니라 희망에 사로잡혀 살아야 한다. 희망은 삶의 의욕을 날마다 공급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희망이 없는 것은 생활이 진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꿈을 이루게 하는 원동력은 진실의 힘이다. 이 진실의 힘보다 더 강하고 아름다운 힘은 없다. 바르고 진실하게 살면 강하고 담대해질 수 있다. 담대하다는 것은 거침없이 살 수 있다는 말과도 통한다. 그런 사람을 용감하다고 한다. 용감한 사람의 특징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어떤 것을 간절히 바라고 그 하고 싶은 것이 바로 꿈이 되고 희망이 된다. 중요한 것은 그런 희망은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내 손에 펜이 한 자루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다. 그 펜으로 글을 쓸 수 있고 그림을 그릴 수 있고 편지도 쓸 수 있으니까. 내 입에 따뜻한 말 한마디 담겨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다. 그 말로 남을 위로할 뿐 아니라 격려하며 기쁘게 할 수 있으니까. 내 눈에 눈물이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다. 그 눈물로 가난과 슬픔으로 지친 이들의 아픔을 씻어 낼 수 있으니까. 내 곁에 좋은 친구 한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다. 그 친구에게 내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지칠 때는 기댈 수 있고 따뜻한 위로도 받을 수 있으니까. 내 가슴에 사랑하나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다. 그 사랑으로 나를 사랑하고 남을 사랑하며 세상을 사랑할 수 있으니까.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은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새해를 희망으로 출발 할 수 있을 것이다.

 2024, 이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희망을 노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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