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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2 19:23

오체불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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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인 ‘오토다케’는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이 태어났다. 산모가 충격을 받을까봐 낳은 뒤 한 달 후에야 어머니와 첫 만남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는 놀라지도 않고 “귀여운 우리 아기”라고 말하며 아가를 끌어안는다. 그는 스스로를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통 사람과 다른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누구보다 밝게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오토다케에게 다가온 장벽은 학업이었다. 초등학교 입학할 나이에 다다르면서 각 학교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받아줄 수 없다”고 통지한다. 하지만 오토다케와 가족들은 포기를 몰랐다. 그가 학교 공부에 정진할 수 있었던 것은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그의 마음이 큰 원동력이었다. ‘자신은 결코 불행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남들이 자신을 유심히 보아주는 것에 대해 희열을 느낄 정도가 되었으니 얼마나 대단한가? 그러한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이 결국 장애라는 험난한 장애물을 넘어 당당한 삶을 살게 한 것 같다.

 

 “장애가 있긴 하지만 나는 인생이 즐거워요.” 건강한 몸으로 태어났지만 울적하고 어두운 인생살이를 보내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팔다리가 없는데도 매일 활짝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장애유무를 놓고 행· 불행을 논하는 것은 유치한 것이다.

 

 오토다케는 각고의 노력 끝에 드디어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다. 메세이(明星)대 인문학부 통신과정에 입학하여 다음해 10월 초등학교에서 교원 실습을 무사히 마치고 교원면허를 취득한 것이다. 그리고 도쿄도 스기나미구의 초등학교 교원으로 채용돼 학생들을 지도하게 되었다. 사지절단의 몸으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오토다케는 지난 교원 실습에서는 턱과 왼팔에 분필을 끼워 칠판에 글자를 쓰거나, 휴대용 컴퓨터에 입력한 문자가 나타나는 프로젝터를 사용하고, 미리 준비한 프린트물을 이용하여 능숙하게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는 귀한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고 아빠가 되는 감격을 누린다. 도쿄의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 중인 부인 히토미가 3.11㎏의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한 것이다. 이제 그는 훌륭한 사회인으로, 한 아내의 남편에서 이제는 아들을 거느린 신실한 가장으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어쩌면 오토다케는 태어날 때부터 행복한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그의 장애명은 “선천성 사지 절단증”이다. 비록 사지가 각각 10㎝에 불과하지만 그는 자신의 신체를 “초개성적”이라고 표현했다. 얼마나 멋진가?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장애나 비장애, 불경기나 호경기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의 전환이다. 생각의 전환과 함께 그의 긍정적인 삶의 방식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오토다케 히로타다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책 표지에 등장하는 그의 인상은 매우 밝은 표정이었다. 그런 중증장애를 가지고 있다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그의 미소는 청아하다. 대개의 장애인들은 의기소침하거나 어둡거나 아니면 겉으로만 밝은 척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토다케 그는 자신을 조금도 불쌍하다거나 동정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왜 책 이름이 “오체불만족”일까? 책명 위에 작은 글씨가 쓰여져 있다. ‘신체는 불만족, 그러나 인생은 대만족’ 기가 막힌 말이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신체적 결함이 불편함을 줄 수는 있지만 정신적 풍요는 누구든지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긍정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참여로 장애를 넘은 오토다케에게 같은 장애인으로써 깊은 감동을 받는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모신 크리스천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자기 의지와 집념만으로 진취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인생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은 영적인 삶을 살아가는 그가 되기를 기도한다. 장애가 있지만 전혀 개의치 아니하고 밝게 살아가는 오토다케의 모습이 자랑스럽다.

 

 지금처럼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싶다. 다음에는 신앙의 사람이 되어 간증하는 책이 나오기를 기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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