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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집회를 인도하며 분주하게 한국에서의 일정을 감당하고 있다. 8일(금) 그리운 한 가족을 향해 안동으로 길을 재촉했다. 한국 밀알 총단장 성경선 목사님은 나를 안동까지 친절하게 라이드 해 주었다. 내가 안동으로 향하는 이유는 “배영철 선생님”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배 선생님과의 인연은 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처음 만났다. 남가주(L.A.) 밀알선교단 사랑의 교실 디렉터와 지도 목사로 만난 우리는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금방 친숙해 졌다. 미국에 온 시기가 비슷했고 낯선 곳에서의 서먹함 때문이어서 더 가까워 질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미 장애인 사역에 관록을 가지고 있던 배 선생님에게서 나는 장애인에 대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전달 받을 수 있었고 나는 목사로서 그 가족에게 영성을 배양하는 일을 감당하며 끈끈한 인연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배 선생님은 안동의 아버지 유업을 잇기 위해 귀국을 했고 나는 필라델피아 밀알선교단 단장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떠나면서 이별을 하게 되었다.

안동으로 향하는 시종 나는 설레이는 마음을 조용히 억누르고 있었다. “배 선생님과 만나면 너무 반가워 먼저 눈물이 터져 나오지는 않을까?”하는 염려아닌 염려를 하며 배 선생님이 교장으로 재직 중인 <안동 영명학교>교정에 들어섰다. 단아한 교정에 배 선생님의 아버지 동상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부친의 함자는 “배연창”님이다. 이미 40년 전에 장애 아동 교육에 눈을 뜨고 장애인 학교를 세워 공헌한 대단한 인물이다. 교장실에 들어서자 배 선생님이 ‘화들짝’ 놀란 눈으로 다가와 나를 안았다. 편안했다. 미국에서의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아버지가 설립한 “안동영명학교”를 이끄는 모습이 너무도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장애 학생이 350명, 교사가 140명이 라는 말을 듣고 입이 벌어졌다. 이 깊은 골짜기 안동에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그렇게 많다는 사실과 결코 작지 않은 장애인 학교를 운영하는 배 선생님이 그렇게 커보일 수가 없었다.

다음날 배 선생님의 부친이 세우셨다는 “안동 애명복지촌”을 둘러보며 충격에 가까운 감동을 받았다. 어렵게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의 부친 배연창씨는 대구대학의 특수 교육과로 진학을 했다고 한다. 1964년 대학졸업과 함께 수원의 농아 고등공민학교 교사가 되었다가 28세에 고향인 안동에 600명이나 되는 농아가 있는 것을 알고는 고향으로 내려온다. 극구 반대하는 아버지를 설득하여 얼마 되지 않는 산과 밭을 팔아 국유지 산을 맨손으로 정리하고 흙벽돌을 손수 찍어 천신만고 끝에 학교를 세운 것이 오늘날의 “안동진명학교”와 “안동 영명학교” “안동 애명 복지촌”이 된 것이다. 배연창 선생님은 늘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도우신다”는 말을 쓰셨다고 한다.

오래토록 장애인들을 돌보셔야 할 배연창 선생님이 간암으로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게 되었다. 병중에도 자신의 마지막 소망을 이루기 위해 40여 년간의 교직생활 퇴직금(3억3000만원)을 장애인 결혼주택 건립 기금으로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배 교장의 마지막 소망은 장애인 부부들이 행복한 결혼가정을 꾸미는 것이었다. “장애인도 사람이다.”라는 신념과 의지로 특수학교와 장애인평생복지시설 등을 설립해 운영해 온 배연창 선생님의 일화를 들으며 가슴이 뜨거워왔다. 그가 세운 장애학교와 복지시설을 둘러보며 새로운 꿈을 꾸었다. 아버지의 유업을 이어 전혀 차질 없이 장애인 학교를 운영하는 아들 배 선생님과 친숙한 관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해 왔다. 그러면서 한마디 던졌다. “그렇게 훌륭한 아버지를 둔 것이 한편 힘들기도 했겠네.” “그럼요, 나는 아버지의 반의반도 못따라 간다 아임니껴.” 답해오는 안동 사투리가 정겹게 와 닿는다.

생애 처음으로 발을 디딘 안동 땅에서 나는 정말 기분 좋은 만남을 가졌다. 자신의 삶을 모두 장애인들에게 쏟아부으며 살았고 또 그렇게 살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을 만나며 ‘과연 나도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돌아볼 수 있었다. 나의 한가지 소원은 필라델피아
숲속에 복지홈을 만들고 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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