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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장애인사역에 전념하느라 가정 사역은 한켠으로 밀어놓은 상태이지만 가정을 살리는 일처럼 소중한 우선순위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내적치유를 인도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 가정의 달에 갑자기 뇌리를 스친 사람은 2번이나 자연 유산을 한 30대 초반의 여인이다. ‘남편과 시부모님에게 너무나 미안하다.’고 했다. 남편도 그렇지만 시부모님이 손주를 그렇게 기다렸는데 이렇게 또 실망을 시켜드려 얼굴을 들고 볼 수가 없다고 했다. 첫 번째는 2달 만에 자연 유산이 되어서 잘 몰랐다. 두번째 아이는 5개월이나 되어 자연 유산이 되어서 그런지 아이에게도 미안하고 자기가 잘못해서 죽인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혔다. 이내 죄책감이 들기 시작하였고 잠을 못 이루는 날이 겹치더니 결국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중에 친정 엄마 소개로 내적치유에 들어오게 된다.

‘태어나 보지도 못하고 엄마 배속에서 그냥 죽은 두 아이가 너무 불쌍하다.’며 울기 시작했다. 부인의 말을 들으며 둘러앉은 이들과 인도하는 나에게까지 그 슬픔이 전이되어 왔다. 먼저, 죽은 아이에 대한 충분한 애도를 가지도록 기다렸다. 눈물이 흐를때는 마음껏 흘리도록 해야 한다. 진정이 되는 듯 했을때에 조심스럽게 아이의 죽음에 대해 애도를 못한 미안함이 가시게 했다. 죄책감을 덜어주며 눈을 감게 했다. 아이의 눈을 보면서 고백하게 했다. ‘아이가 보인다.’고 한다.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그 아이의 이름을 나지막하게 불러보라고 했다. “너는 영원히 내 자식이다. 너는 우리 가족 모두의 가슴에 이렇게 사랑으로 영원히 살아 있단다.” 그러면서 그 아이를 떠나보내게 했다.

이제 현실로 돌아오게 한다. 여인에게 조용히 말을 한다. 아이의 운명이 거기까지라고. 아이가 튼튼하지 못해서 거기까지 산 것이라고. 영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세상에 나와 100년을 사는 것이나 어머니 뱃속에서 2,3달을 사는 것이나 다 같다고 하였다. ‘오래 살았다 조금 밖에 못 살았다.’는 다 사람들의 생각에 불과한 것이라고. 다정하게 권한다. “다시 애기를 가지려면 1년 정도 지나서 가지세요. 더 튼튼한 자궁을 만들어서 신이 임하게 하세요. 운동도 하시구요, 된장 김치, 채소도 많이 먹고. 기도도 많이 하세요.”

수심에 꽉 차있던 여인의 얼굴이 밝아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고백한다. “저 이렇게 가벼울 수가 없어요. 늘 죄책감과 미안함이 저를 눌렀었거든요. 특히 애기의 운명이 거기까지라는 말이 위로가 됩니다. 맞아요, 지가 튼튼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지요. 뭐 나만 잘못한 것이 아니네요.” 마주 앉은 여인에게 물었다. “그래 지금은 뭐하고 싶으세요?” “예, 제 아가와 춤을 추고 싶어요.” “예, 추세요.” 아가를 안고 춤을 추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삶은 이렇게 아름답고 신비로운 것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만나지만 결혼생활은 생각처럼 녹록지 않다. 남들은 너무도 쉽게 가지는 아이가 생기지 않아 아파하는 가정이 의외로 많다. ‘무자식이 상팔자’라지만 그것은 아이를 키워본 사람들의 넋두리인지도 모른다. 지나가는 어린아이를 보며 ‘나에게도 저런 예쁜 아이가 생겼으면 얼마나 좋을까?’ 탄식하는 부부가 있다. 그런 면에서 나를 닮은 아이들과 뒹굴며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은 축복 중에 축복이다. 문제는 ‘나에게 맡겨진 아이를 행복하게 양육하고 있는가?’이다. 한 자매를 만났다. “하나님은 친근감이 가지만 아버지로는 느낄 수가 없다”고 했다. 얼마나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많으면 신이신 하나님을 향해 ‘아버지’라는 고백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성경 시편 128:3은 말한다. “네 집 내실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상에 둘린 자식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 자녀는 선물이다. 부부에게 주신 하나님의 최고의 선물이다.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힘은 들지만 자녀들을 통해 부모는 가치를 측량할 수 없을만큼 행복을 경험하지 않는가? 자녀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 소중하게 키워야 한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랑을 먹고 아이들이 자라도록 해야 한다.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장성한 아이들이 “제가 엄마 아빠의 아들딸이라는 것이 너무 자랑스러워요.”라고 외친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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